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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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바티유는 소설가가 되길 원하는 젊은이이다. 《산마루의 수줍음》이라는 소설을 써서 10여 개의 출판사에 보냈지만 모든 곳에서 출간을 거절당했다.3 그는 자신이 존경하는 소설가인 네이선 파울스가 칩거한 보몽 섬의 유일한 서점 '라 로즈 에카르라트'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구인광고를 보게 되고 아르바이트에 지원해 섬으로 향한다.

유명한 소설가 네이선 파울스는 20년 전에 절필을 선언하고 보몽 섬에 칩거중이다.

라파엘은 보몽 섬에 있는 동안 네이선을 만나려고 그의 집 주변을 어슬렁거리다 그의 총알세례를 받게 되지만 그래도 얼마간 대화는 할 수 있었다. 자신의 소설을 한번 읽고 조언을 들려달라는 라파엘의 말을 거절하며 네이선은 말한다.

- p. 53

작가로 산다는 건 이 세상에서 가장 매력 없는 삶이니까.

작가는 허구한 날 좀비처럼 살아야 하거든. 다른 사람들로부터 유리된 삶이지. 고독한 삶.

하루 종일 잠옷 바람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식어빠진 피자 조각이나 씹으며 살길 바라나?

컴퓨터에서 흘러나오는 전자파에 눈이 상하고, 대화 상대라야 기껏 머릿속으로 상상해낸 가공인물들 뿐이야. 그 가공인물들이 자네를 미치게 만들지. 게다가 몇 날 며칠 밤을 새워가며 머리를 쥐어짜낸 끝에 겨우 한두 문장을 써냈는데 독자들은 단 일초도 거들떠보지 않고 시큰둥해하지. 작가의 삶이란 바로 그런 거야.

- p. 55

그런 그가 왜 저토록 돌변하게 되었을까?

그는 왜 영예의 정점에 있던 작가의 삶을 청산하고 하루아침에 갑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일, 그간 쌓아올린 업적, 생의 자양분이 되어 준 소설을 버리고 고독 속으로 침잠하게 되었을까? 도대체 그의 생에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그 모든 걸 포기하고 섬에서의 칩거를 시작하게 되었을까?

그러던 중 범죄청정지역이던 이 보몽 섬의 남서부에 위치한 유일한 해수욕장인 트리스타나 비치에서 여성의 시체 한 구가 발견된다. 시신의 상태는 매우 참혹했는데, 얼굴이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거대한 나무에 석궁으로 고정된 채 발견되었다.

피해자는 와인 관련 마케팅 전문가인 '아폴린 샤퓨이'로 알려졌고, 시간이 흐르자 피해자의 과거 범죄전력이 드러난다.

한편, 네이선은 키우던 개 브롱코를 찾아준 계기로 알게 된 마틸드 몽네로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2000년 대 초반에 하와이에서 분실된 카메라가 타이완의 어느 비치에서 발견되었지만 발견한 사람이 다시 비행기에 카메라를 놓고 내리는 바람에 분실문센터에서 보관되다 스코츠보로의 수화물센터로 옮겨지고 후에 어떤 부녀가 카메라를 구입하게 되고, 그들은 카메라 안의 사진을 살펴보다 심상치 않은 사진을 발견하고 이런 사실들을 스위스 일간지 기자인 '마틸드 몽네'에게 알린다.

카메라 안에 든 사진 중 생일파티를 즐기는 아이의 사진이 있었는데, 그 아이는 사진이 찍힌 세 시간 후에 총을 맞고 사망한다. 아이와 아이의 부모가 모두 사망한 이 사건은 베르뇌유 일가족 살인사건으로 알려졌지만 범인은 결국 잡히지 않고 미제로 남는다.

마틸드는 네이선에게 아폴린이 이 사건의 범인으로 보인다며 아폴린 사망을 계기로 베르뇌유 일가족 살인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사건의 전모를 글로 써주기를 요청한다.

네이선은 마틸드의 숨겨진 진의를 알기 위해 라파엘을 불러 마틸드에 대한 조사를 부탁한다. 그리고 라파엘은 마틸드의 방을 조사하던 중 네이선 관련 자료뿐 아니라 아폴린과 과거 함께 범죄를 저질렀던 카림 암라니에 관한 자료들도 발견하게 된다.

마틸다의 이야기는 네이선 파울스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또 과거 미제로 남겨진 베르뇌유 사건은 또 무슨 관련이 있을까?

유명하고 절필 선언을 한 지 20년이 지난 후까지도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인기 작가 네이선이 갑자기 글쓰기를 멈춘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제일 컸다. 그리고 조용하던 섬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20년 전 발생했지만 미제로 남아 있는 베르뇌유 사건까지 관련이 있는 듯 언급되자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했다.

마치 예상가능한듯이 이야기가 흘러갔지만, 역시나 내가 추측하던 것들은 모두 틀렸다.

예상하지 못하던 진실들이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긴장감이 흐르고 흥미진진해졌다.

그런데... 사실 마지막의 의미를 모르겠다. 그것도 반전인 건지...

책을 읽은 몇몇 분들이 마지막이 허무했다라고 하시는데, 내 느낌은 허무함 더하기 당황스러움이었다.

내가 이해한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

그럼에도 책을 읽는 내내 재미있게,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읽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또 유명 작가들의 명언들과 작가가 말하는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문장들도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기욤 뮈소의 스릴러 미스터리 소설은 <아가씨와 밤>에 이어 두번째로 읽었는데, 다음 작품이 나와도 믿고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p. 272)

삶은 실제로 살 때와 살아본 다음 하나씩 껍질을 벗겨볼 때 얼마나 다른가? - 조르주 심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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