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나오키 3 -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만히 있지 않아. 이 빚은 반드시 갚아줄 거야.

... 당하면 두 배로 갚아줘야지.

- <한자와 나오키 3> 55쪽 -

 

 

일본에서 경이적 시청률을 자랑하며 최고의 인기를 끈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 드라마는 보지 못했지만 한자와의 역할을 맡은 배우 '사카이 마사토'의 연기를 좋아했던 터라 드라마의 인기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이번 3편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은 2020년 4월경 방영 예정인 <한자와 나오키 시즌2>의 원작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한자와가 어떤 통쾌한 한 방을 선사해줄 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은행에서 좌천된 한자와 나오키는 '도쿄센트럴증권'에서 부장으로 근무중이다. 어느날 유망한 IT벤처기업은 '전뇌잡기집단'의 히라야마 부부가 도쿄센트럴증권을 찾아온다. 그들은 전뇌잡기집단과 쌍벽을 이루는 IT벤처기업의 대표주자인 '도쿄스파이럴'을 인수하고 싶다라고 말한다.

업계 경력이 짧아 M&A 실적이 별로 없는 도쿄센트럴증권의 모로타 쇼이치 차장은 이런 대형 프로젝트일수록 고액의 자문료를 받고 입지를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그러나 한자와는 쉽지 않은 현실을 알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를 선뜻 결정하지 못한다.

모로타 차장의 강행으로 한자와도 마지못해 허락하게 되고, 모로타 차장은 인수합병 프로젝트를 위해 팀을 꾸린다. 그런데 원래 전뇌잡기집단을 담당했던 모리야마는 모로타 차장의 눈 밖에 나서 이 프로젝트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2주 후 전뇌잡기집단으로 인수합병 프로젝트를 설명하러 간 도쿄센트럴증권은 모회사인 도쿄중앙은행 증권영업부에게 자문회사 자리를 빼앗기고 만다.

눈 앞에서 프로젝트를 뺏긴 한자와는 이 빚을 반드시 갚겠다라고 결심한다.

한자와와 모리야마는 도쿄중앙은행이 이 프로젝트를 알게 된 경위, 전뇌잡기집단이 실적이 약간 도쿄센트럴증권에 맨 처음 일을 맡기려고 한 경위 등에 의문을 품고 조사를 해 나가고 진실에 조금씩 접근해 간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잃어버린 세대', 즉 로스트 제너레이션(Lost Generation)는 1994년부터 2004년에 걸친 취업 빙하기에 세상에 나온 젊은이들을 가르킨다. 이전 세대가 '거품'이라고 할 만큼의 기이한 시대를 만들어내고 붕괴시켰음에도 취업도 제대로 못하고 손해를 보는 건 현재 젊은 세대들이었다.

책에서도 능력있는 모리야마 등의 젊은이들은 능력이 없어보이는 거품 세대인 모로타 차장이나 미키에 의해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제외된다.

 

- P. 34

거품이 붕괴한 뒤, 세상 전체가 불경기라는 이름의 터널로 들어가 출구를 발견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괴로워했던 지난 10년, 1994년부터 2004년에 걸친 취업 빙하기에 세상에 나온 젊은이들. 그런 그들은 나중에 모 신문에서 사용한 명칭에 따라 로스트 제너레이션(Lost Generation), 즉 '잃어버린 세대'라고 부르게 되었다.

 

 

거품 세대를 밥벌레 세대라고 부정적으로 봐 온 모리야마였지만, 한자와와 함께 도쿄중앙은행과 전뇌잡기집단의 실체를 접하고 진실을 캐 나갈수록 다른 시선을 갖게 된다.

은행의 증권부 사람들은 끊임없이 한자와를 궁지로 몰기 위한 계략을 꾸미지만, 실력과 정정당당한 정면승부로 한자와는 그들에게 당당히 대응하며 그들의 부당한 방법들을 막아선다. 조직의 힘을 내세워 한자와를 압박해도 한자와는 자신이 생각하고 추구하는 길을 간다.

정말 한자와같은 저런 상사가 있을까?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보신을 위해 부하 직원들을 압박하고, 부하의 공을 가로채고, 일의 책임에선 한 발 물러서는 '답 없는 꼰대' 상사들은 분명히 여기저기 많이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이번에도 역시 나쁜 놈들에게 통쾌한 한 방을 먹였다. 책을 읽다 너무 속 시원해서 웃어버렸다. 비록 소설이지만, 이런 사람도 있다는 건 큰 위안과 용기를 준다.

한자와처럼 세상의 부당함에 당당히 맞서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부당함을 인지하고 그것에 쉽게 물러서거나 고개 숙이지 않는 것... 눈 앞의 이익에 취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눈이 흐려지지 않는 것... 그렇게라도 조금은 살만한 세상에 한 발 내딛을 수 있도록 한자와와 모리야마의 앞길을 응원한다. 그들 앞에 꽃길이 펼쳐지길...

(4편에서도 한자와는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겠지만~~ ^^)

 

 

- p. 257

그럴지도 모르지. 조직에도 휘둘리고 세상에도 휘둘리고.

하지만 때로는 그런 것과 정면으로 싸워야 할 때도 있어. 힘 앞에 굴복하기만 하는 건 시시하지 않나? 조직의 논리쯤이야 얼마든지 덤비라고 해!

이 세상에는 압력이 없는 일은 없어. 일뿐만 아니라 뭐든지 마찬가지지. 폭풍우가 있으면 가뭄도 있어. 일을 제대로 하려면 그런 걸 극복하는 힘이 있어야 해.

모리야마, 세상의 모순이나 부조리에 물러서지 말고 철저하게 싸워. 나도 그렇게 해왔으니까.

- p. 449

자네들은 달라. 자네들에게는 사회에 대한 의문이나 반감이라는, 우리 세대에는 없던 필터가 있고 뿌리 깊은 문제의식이 있으니까.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자네들일 거야. 잃어버린 10년 사이에 세상에 나온 자만이, 또는 그 밑에 있는 세대만이 앞으로 10년 사이에 세상을 바꿀 자격이 있을지도 모르지.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은 지금부터 시작될 거야. 하지만 세상이 받아들이게 하려면 비판만 해서는 안 돼.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대답이 필요해.

-

비판은 이제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해. 그러니까 앞으론 자네들의 비전을 보여주게.

왜 단카이 세대가 잘못되었는지, 왜 거품 세대가 틀렸는지. 세상을 어떻게 만들면 모두 받아들이고 행복해질 수 있는지. 회사 조직을 포함해, 자네들은 그런 틀을 만들 수 있을 거야.

-

모리야마, 싸워. 나도 싸울 테니. 그런 식으로 누군가가 싸우고 있는 한, 그래도 세상은 살아갈 만하니까. 그렇게 믿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