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에게만 친절합니다 - 독일인에게 배운 까칠 퉁명 삶의 기술
구보타 유키 지음, 강수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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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내가 느낀 이미지는 뭔가 곧고 담백한, 그리고 엄청난 유머는 아니지만 정직하고 진솔한 미소였다.

아마도 방송인 중에 유명한 '다니엘 린데만'을 보고 느낀 이미지일지도 모르겠다. 그를 노잼이라고 주변에서 놀리지만, 노잼이라도 겸손과 예의와 정직한 미소를 장착한 그의 말투가 무척 좋았다.

이 책은 베를린에서 생활하는 일본인 '구보타 유키'님이 독일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서 적은 책이다.

저자는 초등학교 6학년 때 1년간 독일에서 생활했고, 그 후 일본에서 학교를 다니고 출판사 편집자로 근무했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 출근길 힘든 업무로 인한 짜증과 불만이 가득 쌓인 자신의 상태를 직시하고 베를린으로 건너갔다고 한다.

저자는 베를린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독일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1) 일하기 ,2)쉬기, 3)살기, 4)먹기, 5)입기 로 나누어 이야기한다.

책을 통해 느낀 독일은 확실히 여러 부분에서 우리나라와는 차이가 많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와 달라서인지 부러운 부분도 분명 많았다.

독일에서는 일을 할 때 근무 형태를 폭넓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확실히 부러웠다. 책에 의하면 정사원이라는 고용 형태를 유지하면서 업무 시간을 줄여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예를 들어 미취학 자녀를 키우는 여성은 출산 전까지는 풀타임으로 근무를 하고, 출산 후에 주 20시간 근무로 계약을 바꾸어 일하기 때문에 경력단절의 우려가 없다고 한다. 회사 입장에서도 경험있는 직원이 그대로 남기 때문에 이익이 된다라고 생각하고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출산 후 단축근무라도 할라치면 남은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된다라는 이유로 여성과 함께 일하기를 꺼려하는 풍조가 여전한 것 같다.

독일 사람들은 휴가를 중요시 여긴다고 한다. 그래서 미리 휴가 계획을 짜서 긴 휴가를 간다고 한다. 독일인은 일요일과 공휴일을 포함하지 않은 30일 정도의 유급 휴가가 주어지기 때문에, 1년에 몇 주씩 여러 차례 휴가를 다녀올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독일에는 공원도 호수도 숲도 많아 자연을 만끽하며 쉴 수 있는 장소도 많다고 한다. 그 곳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며 마음 구석구석까지 충만함을 느낀다고 한다.

뭔가 여유가 느껴져 내 마음도 편안해졌다. 평일이고 주말이고 너무 바쁘게(사실은 마음만 바쁘게) 지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쉬어야 제대로 일할 수 있는 당연한 사실을 왜 자꾸 잊고만 있는 건지, 내 마음을 다잡아야겠다라는 생각도 슬며시 들었다.

- p. 112

바람과 빛을 느끼며 그저 느긋하게 시간을 보냅니다. 소중한 사람과 마음껏 이야기해요.

그런 한순간 한순간이 얼마나 마음을 충만하게 하는지 몰라요. 생활의 질이라는 건 바로 이런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지금은 이순간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이 삶의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저자는 베를린의 공동주택(알트바우)에 사는데, 자그마치 지은 지 100년이 넘은 집이라고 한다. 하지만 건물 자체는 오래 되었어도 내부가 현대식으로 잘 리모델링되어 있어 사는 것에 큰 불편은 없다라고 한다. 우리식으로 풀옵션 개념이 거의 없어 이사를 가면 물건을 대부분 사야 하는데, 오히려 나만의 스타일에 맞게 꾸밀 수 있어 좋다라고 했다.

저자의 방 사진이 조금씩 나오는데, 심플하면서도 개성있고 예쁜 인테리어였다. 요즘 말하는 인스타갬성?^^

저자는 독일 사람들이 의식주 중에 가장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의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 역시 일본 사람들과 비슷하게 옷이나 화장에 많은 신경을 쓰는 편이다. 시즌마다 유행하는 아이템과 패션이 자주 소개되고, 보통 그 아이템을 사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독일 사람들은 옷이나 화장에 별로 신경을 안 쓴다고 한다.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이 독일인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좋은 점 위주로 적었지만, 분명 독일에서의 생활에 단점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독일인의 삶을 대하는 모습은 너무 매력적이었다. 남에게 과도한 서비스를 바라지 않고, 남에게 보이는 모습을 크게 중시하지 않는 모습들, 그리고 일과 휴식을 적정히 구분하고 나와 상대방을 동등하게 두는 모습 등은 내가 추구하고 싶은 모습이라 더 마음에 남았다.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외국에서 생활할 기회가 생긴다면 독일은 어떨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 보았다.

진짜 여유, 진짜 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자주 드는 요즘이라서 말이다.

- p. 222

유명 파티셰의 고급 케이크를 먹는 것과는 정반대의 방향성이, 다른 종류의 풍족함이 독일 생활에는 있습니다.

금전과는 전혀 관계없는 매일 매일의 여유.

제가 베를린에서 많은 사람과 접하면서 배운 가치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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