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드뷔시 전주곡 - 휠체어 탐정의 사건 파일, <안녕, 드뷔시> 외전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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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으면 인자한 할아버지로 보이지만, 입을 열면 무섭고 괴팍한 말들만 쏟아내는 겐타로 할아버지. 하지만 그의 말이 듣기는 좀 꼬장꼬장하고 거북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일견 틀린 말은 없다.

그리고 겐타로 할아버지는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하반신이 마비되어 휠체어를 타고 있지만, 그러한 장애에 굴복하지 않고 늘 당당하고 열정적인 건강하고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다.

- p. 168

하긴 불편하기야 하지. 하지만 말이야. 이게 없으면 생활할 수 없다는 논리라면 안경과 같지 않을까. 안경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안경 없이는 일상생활이 몹시 곤란할 걸게. 하지만 안경이 필요한 자신을 그렇게 비관하지는 않지 않나.

장애, 장애라고 하지만 뭐를 장애라고 하는 걸까. 그건 의외로 본인 마음먹기에 달린 것 아닐까. 장애는 겉모습보다도 내면의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아닐까.

이 책에는 겐타로 할아버지가 해결한 5개의 사건이 담겨 있다.

case 1) 휠체어 탐정의 모험

건축가 가스모리가 준공 직전의 주택 안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된다. 집의 모든 문이 잠겨 있고 누군가 열쇠를 사용해 외부에서 문을 잠근 흔적도 없는, 누구도 드나들 수 없는 밀실 상태에서 가스모리는 누군가에게 목을 졸려 사망했다.

경찰은 피해자에게 원한을 가진 사람을 찾는 한편 바람을 핀 아내 쪽을 의심하지만 이렇다할 증거가 없어 수사는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겐타로 할아버지는 이 수수께끼를 풀 수 있을까?

- p. 47~48

안락의자 탐정이라는 것이 있다지. 현장에는 한걸음도 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 그렇지, 휠체어 탐정이라고 부르는 게 좋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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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 탐정은 어떠세요?

case 2) 휠체어 탐정의 생환

이야기는 겐타로 할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진 시점으로 돌아간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수술을 하였지만 하반신, 양손, 언어중추에 후유증이 온 겐타로 할아버지를 요양보호사 미치코가 담당하게 된다. 미치코는 재활치료의 일환으로 겐타로 할아버지가 좋아했던 프라모델 만들기를 시작하고, 케어센터에서 정교한 프라모델 작업을 하는 겐타로 할아버지는 그 센터의 명물이 된다. 케어센터에 또 한 사람 주목받는 이가 있었는데, 같은 뇌경색으로 치료중인 료게 소헤이였다. 겐타로 할아버지만이 알아 챈 소헤이의 진실은 무엇일까?

case 3) 휠체어 탐정의 추격

겐타로 할아버지가 사는 저택 마을에 고령자만 노려 습격하는 일명 묻지마 습격 사건이 연속적으로 발생한다. 특히 습격 당한 마을의 고령자는 전쟁 전부터 이 마을에서 살고 있던 토박이파였는데 이 노인들을 무차별 습격하는 범인은 누구이며, 무슨 이유로 이런 짓을 벌이는 걸까?

case 4) 휠체어 탐정의 네 개의 서명

겐타로 할아버지와 미치코는 귀가하던 중 현금 인출을 위해 은행에 잠시 들른다. 그러나 그 날은 계획 정전이 실시되는 첫 날로 은행 업무가 평소보다 일찍 마감되었는데, 마감되기 직전(은행 셔터가 내려가고 있는 도중) 네 명의 은행 강도가 침입한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특유의 성격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겐타로 할아버지는 은행 강도 건을 어떻게 해결할까?

case 5) 휠체어 탐정의 마지막 인사

겐타로 할아버지와 어린 시절부터의 친구(혹은 라이벌)였던 국회의원 가네마루 긴모치가 자신의 집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된다. 사망의 원인은 청산화합물 흡입인데, 문제는 어떤 경로로 그것을 흡입했는지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가네마루 긴모치의 취미는 아날로그 레코드판으로 클래식을 듣는 것이었는데, 그 날도 베토벤 교향곡 7번을 듣고 있던 중 사망했다. 겐타로 할아버지는 소유 주택 중의 하나에 세입자로 들어오기로 한 미사키 요스케의 도움으로 사건의 진실을 밝혀낸다.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 p. 381

노인도 젊은이도, 누구든 가르침이 필요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는 음악밖에 모르는 식견이 좁은 사람이지만, 그래도 위인이라고 칭송받는 선구자들이 성공하고 명성을 얻은 뒤에도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청했던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쓸데없는 가르침이란 없습니다. 만약 틀렸다고 해도 그때마다 다시 배우면 되지요.

그렇다. 마지막 이야기에서 <안녕, 드뷔시>의 미사키 요스케가 등장하고, <안녕, 드뷔시>를 읽은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할아버지의 마지막을 예상할 수 밖에 없다. 할아버지의 마지막을 알기에, 미사키에게 손녀 하루카와 루시아의 피아노 선생님이 되어 달라고 부탁하는 그 모습이 괜시리 슬프다.

겐타로 할아버지는 진짜 매력적인 캐릭터다.

내가 시치리월드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미코시바 레이지'인데, 겐타로 할아버지도 그에 못지 않게 매력이 터진다. 꼿꼿하고 올곧게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는 할아버지의 그 강단 어린 독설은 사이다를 원샷한 쾌감을 준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대놓고 사탕 발린 말을 하진 않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지녔다.

이 책 <안녕, 드뷔시 전주곡>에서 할아버지의 마지막이 예고되고, 또 <안녕, 드뷔시>에서 할아버지의 마지막이 기정사실이 되어 버리지만, 정말로 다행스럽게도 겐타로 할아버지를 다시 만날 수 있다.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 2번째 이야기에서, 시즈카 할머니와 겐타로 할아버지의 콤비 플레이를 볼 수 있으니 말이다.

할아버지를 다시 만나는 그 날을 기다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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