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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의 침묵
토머스 해리스 지음, 공보경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 시간동안 최고의 스릴러로 평가받고 있는 "양들의 침묵"이 출간 3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으로 출간되었다.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이지만, 영화로 그 명성을 들었을 뿐 책으로는 처음 접하게 되어 무척 설레었다.
FBI 연수생 클라리스 스탈링은 표면적으로는 연쇄살인범 서른두 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미제 사건 해결을 위한 심리적 프로파일링용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실질적으로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버팔로 빌 사건의 정보를 얻기 위해 희대의 연쇄살인마 '한니발 렉터'를 만나러 그가 수감되어 있는 볼티모어 주립 정신질환 범죄자 수감소로 간다. 한니발 렉터는 아홉 명을 살해하고 그들의 인육을 먹는 등 식인종 한니발로 불리우는 정신과 의사였다.
스탈링은 한니발을 통해 '버팔로 빌' 사건의 단서를 조금씩 찾기 시작하고, 한니발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바탕으로 다른 계략을 세운다.
식인종 살인마 한니발 렉터가 저지른 범죄도 무척 잔학하지만, 버팔로 빌 사건 역시 잔인하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였는데, 이런 잔인한 범죄 형태가 1988년도의 책에 등장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 책이 발간되었을 때 사람들은 얼마나 놀랐을까. 미국 사람들은 별로 안 놀랐으려나.
아무래도 예전이라 수사의 세세한 방식은 현재와 사뭇 달랐지만, 범죄의 잔학성은 비슷해서 30년 전 소설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리고 1988년도에 발간된 책이라 그런지, 여자 수사관인 스탈링을 대하는 사람들의 편견, 불쾌한 시선이 조금씩 드러나서 혀를 차기도 했다.
희대의 캐릭터인 '한니발 렉터'가 일으킨 사건이 책의 주요 내용은 아니고, '버팔로 빌' 사건과 그 사건의 진실을 조금씩 흘리는 한니발과 진실을 밝히려는 스탈링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그래서 아무래도 스탈링의 활약이 주로 나타나는데, 그럼에도 한니발의 캐릭터는 가히 독보적이었다.
한때 유명한 정신과 의사였고, 자신의 환자로 찾아온 이들을 죽이고 그들의 인육을 먹는 무섭고 잔학한 연쇄살인마였던 한니발은 자신의 엄청나게 똑똑한 머리로 스탈링을 비롯한 FBI나 수감소 소장 등을 이용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살인 등에는 아무 신경도 쓰지 않는다.
물론 스탈링의 매력 또한 뒤지지는 않는다. 연수생의 신분이지만 대담함과 똑똑함은 엄청나다. 한니발이 슬쩍 주는 조그만 단서도 놓치지 않고 사건의 진실을 향해 한발짝씩 다가간다.
버팔로 빌 사건의 범인을 향해가는 과정은 무척 긴박하고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음... 범인의 단서를 쫓던 스탈링이 피해자와 관련된 누군가를 찾아가고 거기서 바로 이 사람이 범인임을 바로 알아채고 급작스럽게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것은 조금 아쉬웠다. 스탈링은 그가 범인이라는 걸 어떻게 바로 눈치챌 수 있었는지... 스탈링이 다치지 않고 무사히 사건해결을 한 것은 다행이지만, 너무 급작스럽게 스탈링 혼자 범인을 잡아버렸다. 범인의 집에 스탈링이 발을 들이던 순간에 느낀 그 긴장감이 너무도 쉽게 풀려버려서 잠시 어안이 벙벙했다. 당황했다.ㅋㅋㅋ
아주 약간의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최고의 스릴러 소설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캐릭터도, 내용도 모두 좋았다. 과연 그 긴 시간동안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는 이유는 분명히 있었다.
이후의 한니발 렉터의 이야기를 다룬 '한니발'과 '한니발 라이징'도 조만간 읽어봐야겠다.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