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 모라
토머스 해리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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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의 침묵>의 작가 토머스 해리스가 신작 <카리 모라>로 돌아왔다. 한니발 렉터를 넘어서는 괴물이 탄생했다는 카피로 더욱 기대감을 주어 받자마자 책을 펼쳤다.

어릴 때 전쟁터로 끌려간 카리 모라는 현재 TPS(임시보호상태)라는 신분으로 미국에서 9년째 살고 있다. 이민국의 주시 속에 그녀는 여러 가지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있다. 어릴 적부터 수의사가 꿈이었던 그녀는 작은 동물들을 재활 치료하는 봉사활동도 하고, 보트 주방에서도 일한다. 그리고 콜롬비아 마약왕이었던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저택을 관리한다.

한편, 한스 피터 슈나이더는 바로 이 저택의 지하에 숨겨진 엄청난 금괴를 차지하기 위해 그녀와 이 저택을 노리고 있다.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 외에도 이 저택이 법적인 문제에 휘말리는 동안 집을 거쳐갔던 사람들로 인해 저택 안에는 이것저것 다양한 물건들(마네킹들, 영화 포스터들, 공포영화 소품들, 교도소에서 사용하던 전기의자 등)이 가득 차 있었고, 한스는 저택에서의 영화 촬영을 이유로 저택에 들어가 금괴를 찾는 작업을 시작한다.

책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또 죽어간다. 사실 초반에는 책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이야기가 진행된 후에는 다행히 책장이 잘 넘어갔지만, 완전 재미있다라는 생각까진 들지 않았다.

음... 다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과연 한스 피터가 한니발 렉터를 넘어섰는가?, 였다. 글쎄, 한스 피터는 그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는 아니었다. 그저 잔인한 괴물이라는 것, 그것뿐이었다. 희대의 식인 연쇄살인마였지만 뭔가 묘한 매력으로 아직도 인상적으로 남아있는 한니발 렉터에 비해서 한스 피터는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카리 모라'는 조금 매력적이었다. 아주 조금.... ^^;; 살아온 인생 전반에 안타까운 사연이 가득 담긴 카리는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임에는 분명해 보였다. 그 어려운 시기를 다 겪어내고 여전히 자신을 지키며 단단한 인생을 살고 있었다.

그럼에도, 음... 책의 제목이기까지 한만큼 카리에게 더 많은 역할과 활약을 기대했지만, 그에는 한참 못 미쳤다. 책의 이야기에서 카리가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틀림없지만, 더 중요한 역할들은 죽어간 다른 많은 이들이 해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어찌되었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사람이랄까? 한니발처럼 그 캐릭터로 계속 이야기가 이어진다면, 다음 이야기에서는 카리의 더 큰 활약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양들의 침묵'을 읽기 전에 이 책부터 읽었는데, 큰 매력을 느끼진 못했다. 아쉽게도 이야기의 매력으로도, 캐릭터의 매력으로도 '양들의 침묵'을 넘어서기는 조금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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