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삶을 훔친 여자

완벽한 삶을 훔친 여자 ㅣ 스토리콜렉터 75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8월

역시 마이클 로보텀이다.

두꺼운 책인데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여기 두 명의 여자가 있다.

'애거사'는 임신을 한 상태임에도 슈퍼마켓에서 일하며 슈퍼마켓 앞 카페에 오는 '메건'을 늘 지켜본다. 애거사에게 메건은 완벽한 삶을 가진 여자였다. 아름다운 외모, 잘생긴 남편, 귀여운 두 아이까지... 그런 메건은 지금 셋째 아이를 임신중이다. 애거사는 메건에게 말을 걸고 가까이 다가가려고 한다.

'메건'은 셋째 아이를 임신중이지만, 남편 잭은 이 임신을 그리 탐탁치 않게 여긴다. 그는 메건이 다시 일을 해서 돈을 벌어 더 큰 집과 차를 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그들은 자주 다툰다. 거기다 메건은 잭과 크게 다툰 어느날 잭의 친구이자 옛 연인인 사이먼에게 찾아갔다가 그와 관계를 맺게 되고, 혹여나 뱃 속의 아이가 잭의 아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을 느낀다.

이야기는 애거사와 매건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진행된다.

메건의 완벽한 삶이 부러운 애거사는 어쩌면 그 부부의 진짜 민낯은 알지 못했다.

그렇게 애거사가 바라보는 매건의 삶과 매건이 실제 겪고 있는 삶이 번갈아가며 보여지고, 그렇게 애거사가 매건의 완벽한 삶을 훔치기 위해 계획하는 것의 실상이 조금씩 드러난다.

책은 2 PART로 나누어져 있는데, 처음에는 애거사와 매건의 시선에서 각자의 이야기, 그리고 그 둘이 가까워지는 모습 등이 그려진다. 그리고 매건의 출산을 계기로 이야기는 아이를 잃은 엄마 메건과 아이를 훔쳐간 엄마 애거사의 시선에서 긴박하게 전개된다.

작가님은 어떻게 남자 입장인데도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가질 수 없는 엄마들의 마음을 저렇게 잘 알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역시 작가는 대단한 존재구나를 느꼈다.

범죄를 바라보는 관점으로, 그리고 엄마의 관점으로 보더라도 갓 태어난 아기를 훔친다는 것은 너무도 무섭고 끔찍한 일이다. 그런데도 어째서 애거사에게 무조건적인 비난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더 드는 걸까...

나름의 완벽한 계획과 준비로 아기를 데려왔지만, 점점 수사망이 좁혀오자 그녀는 불안해하고 초조해한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엄마임을 놓지 않았던 애거사... 그래서 그녀를 함부로 욕할 수는 없었다. 마지막까지 그녀는 자신의 '로리'를 위한 선택을 했으니까 말이다.

스릴러 소설인데, 사실 조금 울어버렸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지.

사실 완벽한 삶은 없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하루하루가 어떤 누군가에게는 완벽해 보일 수는 있다. 훔치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저 그 누군가는 보통 사람들처럼만 살고 싶었을 뿐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