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호숫가 별장에 '중학교 입시를 위한 합숙'을 명분으로 네 가족이 모인다.

어른들은 한 쪽 별장에서 생활하고, 아이들은 옆 별장에서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한다.

네 가족 중의 한 명인 나미키 슌스케는 이런 중학교 입시 공부 등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어 평소에는 방관했지만 이번 합숙에는 참석하기로 했고 다른 이들보다는 조금 늦게 별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나미키의 내연녀인 다카시나 에리코가 중요한 회사 서류를 전해주러 왔다며 별장에 왔고, 나미키가 이전에 조사를 부탁한 것에 대해 알려주겠다며 만날 시간을 정하고 돌아간다.

그러나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약속 시간이 지나도록 오지 않는 그녀를 기다리다 나미키는 다시 별장으로 돌아갔고, 부인인 미나코가 에리코를 죽였다는 끔찍한 말을 듣게 된다.

다른 부부들은 경찰에 신고하려는 나미키를 말리고, 함께 시체를 호숫가에 유기하자고 나미키를 설득한다.

나미키는 그들의 말대로 함께 시체를 유기하고 그들과 함께 범죄가 드러나지 않도록 여러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세운다.

그런데 나미키는 점차 의구심을 느낀다.

왜 이들은 다른 사람의 살인은폐를 이토록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걸까? 그들을 이토록 단단하게 결속시켜주는 근원은 무엇일까?

<호숫가 살인사건>은 일본에서 무려 2002년도에 출간되었던 작품이다. 명문 사립중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불과 초등학생인 아이들은 합숙까지 하며 입시공부를 하고, 부모들은 명문 중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자녀들을 위한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으로 그들을 과도한 입시 경쟁으로 내몬다.

약 17년 정도가 지난 2019년도에 읽어도 이런 소재가 전혀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씁쓸하기만 하다.

그리고 한 여자(에리코)가 살해된 것을 은폐하려는 이들의 은밀한 진짜 이유는 안타까웠다. 믿고 싶지만 한편으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믿을 수 없는 그 심정이 안타까웠다.

그들의 이유도, 나미키의 마지막 선택에도 쉽사리 옳고 그름의 잣대를 들이댈 수가 없었다.

살인사건의 동기와 방법을 파헤치는 주인공 나미키의 모습뿐만 아니라, 입시제도 등의 사회문제를 언급하기도 해서 다양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고, 역시나 가독성도 너무나 좋았던 책이었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생각이 들었고, 최근 계속 나오고 있는 그의 개정판과 신간으로 한동안은 다시 그의 세계에 빠져 지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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