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남
슈노 마사유키 지음, 정경진 옮김 / 스핑크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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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76)

다루미야 유키코는 가위남에게 살해당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그렇게 생각한 것이니까 틀림없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나는 다루미야 유키코를 죽이지 않았다. 그러나 다루미야 유키코는 가위남에게 살해당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다루미야 유키코는 가위남의 세 번째 희생자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 가위남은 내가 아니었다. 가위남과 완전히 똑같은 수법으로 다루미야 유키코를 살해한 자가 있었다. 나는 선수를 빼앗겨버린 것이다.

가위남은 세 번째 희생자를 선택하고 그녀의 주변을 맴돌며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가위남 앞에 자신의 기존 방식 그대로 살해된 그녀가 나타난다.

가위남은 자신이고, 그녀를 선택한 것은 맞았다. 하지만 그녀를 죽인 건 자신이 아니다.

인기척이 나고, 가위남은 또다른 목격자에게 상황을 말하며 경찰을 불러 달라고 한다.

가위남은 하나의 인격을 더 가지고 있는데, 또 다른 인격인 '의사'는 수시로 나타나 가위남과 대화한다. 의사는 가위남에게 모방범을 찾아보라고 말하고 가위남은 내키지는 않지만 피해자의 주변 사람들을 만나며 피해자에 대한 정보를 확인해 간다.

경찰은 동일한 범죄수법을 보고 이 사건 역시 가위남의 범행으로 보고 일련의 사건에 대하여 범죄심리분석관이 투입되어 경찰과 함께 가위남을 찾기 위한 수사를 시작한다.

자신을 모방한 살인마를 찾는 살인귀 탐정 가위남, 이라는 설정도 매력적이고 가위남과 의사의 대화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범인의 정체는 완전 놀라웠다. 모방범의 정체도 놀랍긴 했지만, 역시 최고는 가위남의 정체... ^^

엎드려 책을 읽던 나는,

가위남의 정체가 밝혀지자 그야말로 벌떡 일어났다. 눈을 의심했고, 그동안 읽어 온 앞 내용에 혼란이 와서 책장을 앞으로 바쁘게 넘겼다.

아, 추리소설을 그렇게 읽으면서도 매번 속고 만다. 그것도 교묘하고 복잡한 수 때문에 속는 것이 아니라 나의 고정된 시선 때문에 말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선입견'은 정말 추리소설을 읽을 때는 잠시 넣어두어야 할 듯 하다.

계속해서 선입견에 사로잡하다면, 범인에게 그리고 작가에게 속고 속는 그 굴레를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속는 재미도 좋지만^^

안타깝게도 작가님은 2013년에 이미 타계하여 앞으로 새로운 작품을 볼 기회는 없을 듯 하다.

이런 기가 막힌 작품이 묻히는 것이 안타까워 출판사에도 복간을 했다고 하였는데, 그야말로 탁월한 혜안이라고 보인다.

"싹둑, 싹둑, 싹둑 가위남이 간다"

그야말로 걸작 미스터리 <가위남>!!!

놀라운 가위남의 정체를 확인할 마음이 생겼다면, 책 속으로 go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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