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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슬슬 ㅣ 숨, 소리 1
은모든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19년 7월
평점 :

너무나 작고 예쁜, 내용마저 다정한 책을 만났다.
책표지의 술잔을 든 여성의 그림은, 마치 '술이 마냥 술술 넘어'가는 모습이라 책 제목과도 너무 잘 어울린다.
이 책은, 열 가지 술을 테마로 한 짧은 소설과 에세이, 그리고 작가의 테이스팅 노트가 담겨 있다.
소설과 에세이에 담긴 작가의 문장은 너무 위트있고 다정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술'이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모습이 아주 즐거웠다.
한번씩 가상의 다른 인물이 되어 다른 형태의 삶을 즐겨보는 인주의 모습을 그린 <단지, 복숭아만 조심한다면>, 2년간 사귄 찬혁과의 다툼으로 '엔드 데이', 즉 마감을 향해 달려가는 윤선의 이야기 <엔드 데이>, 누나를 여행보내고 조카와 하룻밤을 지내게 된 호선의 이야기 <누구나 곧바로 응용할 수 있는 5분 레시피>, 제주도로 내려가기 전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 칩거하는 동생을 만나러 간 민주의 이야기 <덕의 추천>, 템플 스테이에서 호정이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부활의 맛> 등 5편의 짧은 소설이 등장한다.
5편의 소설은 짧은 분량에도 등장인물을 이해할 수 있었고 그들의 이야기가 무리없이 마음에 스며들었고, 잘 마무리되었다.
평범하고 일상적으로 보이지만 결국은 우리의 이야기인 각 에피소드에서 이야기의 각각에 등장하는 술은 그야말로 화룡점정...ㅋ
그리고 지금은 금주중이지만 한때 술을 즐겼던 한 사람으로서 '기네스'를 제외한 9가지 술을 전혀 알지 못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나에게 술이란 그저 소주와 맥주 카0, 하00 정도밖에 몰랐으니...ㅋㅋ
술을 테마로 한 책이지만, 술이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본격 술 소설(& 에세이)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일상에서 있을 법한 에피소드와 술의 조합이 무척 좋았다.
'마냥 슬슬' 술을 넘기고픈 맘이 부쩍 들게 한 책, 하지만 난 금주중이니 시원하게 자몽쥬스를 들이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