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잔하려고 했을 뿐인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시가 아키라 지음, 임지인 옮김 / 아르누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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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하라바 FM 라디오의 인기 진행자인 '사이온지 사야카'가 살해당한 채로 자택에서 발견되고, 발견한 사람은 라디오 디렉터이자 남자친구인 야시마 나오야와 건물 관리인 모리 켄이치로였다.

경찰이 확인한 결과, 사망추정시간에 사이온지 사야카를 방문한 사람은 남자친구인 야시마 나오야뿐이었고, 더구나 사야카의 목에 감긴 채로 발견된 영국제 넥타이도 야시마의 것으로 밝혀진다.

이렇게 야시마가 중요 용의자로 지목되었지만, 정작 그는 사건발생시간에 만취 상태였고, 당일 사야카를 만난 일도 드문드문 기억할 뿐이다.

사야카가 사망한 채로 발견된 자택은, 현관문은 잠겨 있었고 창문은 대부분 닫혀 있거나 철장이 쳐져 있는 등 밀실상태였다.

담당 경찰은 야시마가 사망추정시간에 사야카를 방문한 점, 사야카가 야시마의 청혼을 거절한 점, 야시마 본인이 술에 취해 아무 기억이 없다라고 한 점 등으로 야시마를 범인이라며 추궁하며, 급기야는 야시마에게 "당신이 만든 밀실이니 포기하지 말고 밀실을 풀라"고 한다.

과연 이 밀실살인사건의 범인은 누구일까?

우선 이 책은 제목이 흥미로웠다.

야시마는 '딱 한잔하려고 했을 뿐인데' 술에 취해 기억을 잃어버렸고, 그 기억을 잃은 동안 여자친구가 살해당했다. 하필 또 그 시간에 자신이 기억도 나지 않지만 여자친구를 방문했다. 또 방문해서 대화를 한 것도 드문드문 기억이 난다.

아, 이런 용의자를 눈 앞에 맞닥뜨린다면 아마도 그의 진술을 쉽게 믿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또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안다. 술에 취해 말도 안되는 중범죄를 저지르는 이들도 많지만, 그들은 평상시 술버릇을 통해 충분히 범죄가 예상되는 사람들이고, 일반의 평범한 사람들은 말이 많아지거나 울거나 웃거나 하다가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희한하게도 술에 취해도 자기 집은 잘 찾아간다.(이건 나의 경험이다. 희한하게 아침에 일어나면 늘 내 방 침대였다.ㅋ)

즉, 야시마의 평상시 술버릇이 폭력적이거나 강압적이거나 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 그의 진술이 조금 못 미더워도 그를 범인으로 확정하기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물론 CCTV와 넥타이 등의 증거로 그를 용의자로 기소하기에는 부족하지는 않다.

아, 애매하고 복잡하다. 누가 범인인지 모르겠다.

이 책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에 비하여는 코믹 미스터리로도 보인다. 물론 살인이라는 소재는 충분히 무겁고, 술이라는 소재 역시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어 경각심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코믹'이라는 단어를 쓴 건, 이 책에 등장하는 경찰의 능력이 조금 모자라 보여서이다. 몇 개의 증거들로 야시마를 용의자로 특정했지만, 그가 계속 부인하자 진술조서 서명을 강요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니가 범인이니 밀실트릭도 스스로 풀어보라고 해 버린다. 이런....ㅋ

경찰과 야시마의 위 대화가 무슨 만담처럼 이어지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잠시 웃어버렸다.

다행히도 피해자의 변호사이자 친구라는 괴짜 변호사의 등장으로 야시마는 밀실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한 발짝을 내딛는다.

아무래도 전작들에 비해서 약간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내용이 지루하지 않게 이어졌고 그 내용도 재미있어 가독성이 좋았다.

술 깨보니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그것도 내 여자친구를 죽인 범인?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다면, 책 속으로 GO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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