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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ㅣ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정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6월
평점 :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두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드뷔시'에 이어 이번에는 '라흐마니노프'이다.
주인공 기도 아키라는 바이올린은 전공하는 아이치 음대의 학생이다. 가을 정기 연주회를 앞두고 그는 콘서트마스터를 맡게 되었고, 연주회를 위해 연습에 매진한다.
그러던 어느날, 악기 보관실에 보관된 시가 2억엔의 첼로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사라진다. 전날 마지막 연습자인 쓰게 하쓰네가 반납한 후 다음날 아침에 하쓰네가 다시 빌리기 위해 온 시점까지 악기 보관실에 들어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악기 보관실은 창문 하나 없고 출입문 하나만 있는 밀실 상태였다. CCTV를 확인해도 아무도 접근한 흔적이 없었고, 시스템 문제 또한 없었다.
완벽한 밀실 상태인 곳에서 어린아이 크기만한 첼로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어떻게 된 일일까?
완전한 밀실 상태에서 사라진 2억엔의 첼로에 이어 학장의 피아노가 망가지고, 그 후에는 정기 연주회를 개최하면 피아노를 학장의 피로 물들이겠다는 협박 예고장까지 날아온다.
범인은 누구이고, 왜 이런 일들을 벌이는 걸까?
나는 사실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처럼 조금 센(살인까지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극한의 상황..?)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긴 하다.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는 센 이야기가 있는 건 아니지만, 믿고 읽는 작가님의 책이기에 놓칠 수는 없었다.
그런데, 나는 클래식에 참 문외한인 사람인데, 이 책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문장으로 음악을 들려주는 듯 해서 나도 모르게 넋을 놓고 책에 집중하고 있었다.
태풍으로 인한 수해로 주민들에게 대피 권고가 내려졌고, 아키라도 대피소로 간다. 마침 근처 친구집에 들렀던 미사키 요스케도 같은 대피소에 있었다.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태풍으로 인한 침수 피해를 걱정하며 대피소를 벗어나 가게로 가려고 하고, 그들을 막는 사람들로 대피소는 아수라장이 된다. 그 때 미사키와 아키라는 함께 차이코프스피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처음에는 이 상황에서 왠 음악이라며 야유하던 사람들도 그들의 음악에 흥분을 가라앉히고 안정을 찾아간다. 약 15페이지에 걸친 문장으로 그들의 연주와 아키라의 감정이 펼쳐지고, 내 귀에 마치 음악이 들리는 것만 같았다.
음악이 보여주는 마법같은 순간을 나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가을 정기 연주회에서 펼쳐지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책 속에는 문장뿐인데, 어찌된 일인지 온 힘을 다해 연주하는 아키라를 비롯한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음악이 마치 귀에 들리는 듯 했다. 그들의 음악이 클라이맥스로 향할수록 내 심장도 뛰고, 내 숨도 차올랐다. 이 연주가 계속되길, 끝나지 않기를 아키라만큼 나도 바랬다.
당신의 가슴에 가닿을까.
이것이 내 목소리다.
내 마지막 바이올린이다. (p. 329)
역시 나카야마 시치리, 믿고 읽을 수 있는 그의 작품이었다. 음악이 보여주는 마법같은 순간을, 마법같은 문장으로 들려주었다.
그리고 놓칠 수 없는 반전의 재미까지~~~
미사키 요스케와 함께 하는 음악 여정, 음악 미스터리, 그리고 음악의 마법같은 순간을 계속해서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