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죄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은모 옮김 / 달다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저널리스트를 꿈꿨으나 현재는 인터넷 카페를 전전하며 일자리를 구하는 처지인 마스다는 집을 마련할 돈을 벌기 위해 기숙사가 딸린 스테인레스 공장에 취직하고, 같은 날 스즈키라는 동갑의 청년도 함께 입사한다.
기숙사에서 서로 옆 방에 살게 되었지만 다른 직원들과 살갑게 지내는 마스다와는 달리 스즈키는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하는 것도 꺼리고 혼자만의 생활을 한다. 또 옆방의 마스다는 스즈키가 밤마다 악몽으로 괴로워하는 소리를 듣는다.
스즈키는 어떤 비밀을 품고 있는 것일까?

어느 날의 마스다와 스즈키의 대화를 계기로 스즈키는 마스다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마스다의 충고를 받아들여 사람들과도 점차 어울리게 된다. 그러던 중 마스다는 공장에서 일하는 중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하고, 스즈키의 빠르고 정확한 응급처치로 봉합수술을 무사히 마치게 된다. 마스다 역시 사고 당시 스즈키의 행동에 고마움을 느끼고 스즈키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열게 된다.

한편 병원 입원 중인 마스다에게 대학 시절 연인이자 친구였던 아나운서 기요미가 소년범죄에 대한 특집기사를 다룬다고 하며 14년 전에 발생한 '고쿠쟈신 사건'애 대한 자문을 요청한다. 그렇게 마스다는 고쿠쟈신 사건의 범인 소년 A에 대한 다큐멘터리, 기사 등의 자료를 확인하던 중 소년 A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다가 묘한 위화감을 느낀다. 얼마 전 스즈키의 방에서 우연히 본 사진 속의 소년과 얼굴이 닮아있었던 것이다.
그 때부터 마스다는 스즈키가 그 사건의 소년 A가 아닐까라는 걱정을 하며, 그 걱정을 떨치기 위해 소년A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

요즘의 소년범죄는 날이 갈수록 범죄방법은 점점 잔혹해지고, 가해소년들이 반성하거나 피해자들에 대해 애도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소년범죄의 처벌가능 나이를 더 낮춰야한다는 주장이 심심찮게 나오는 이유도
아마 위와 같을 것이다.

너무나도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소년 A이기에 대중들의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 있다. 사람들은 소년 A가 과연 제대로 반성하고 교화가 되었는지, 보통의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에서 또 다시 재범을 저지를 위험은 없는지 걱정되고 무서운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사건의 피고인이 자신이 저지른 범죄의 피해자들에게 속죄하며 살아가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말이다. 이제 제대로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과거의 일을 계속해서 끄집어내고 헤집어 현재의 생활을 망가뜨리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과거의 행동으로 인해 현재에 고통을 받는 것은 소년 A뿐만 아니라, AV 배우였던 여성도 있다. 이제 제대로 과거를 잊고 성실한 삶을 살고 싶은데, 가십을 좋아하는 기자들이나 사람들은 그들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후 마음이 복잡했다. 그들의 모습을 알고 싶어하는 마음도 이해가 안 가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게 파헤치고 파헤쳐서 그들이 계속 고립되고 고통을 받게 하는 것은 안타까웠다.

우리도 TV를 보면 가끔 현재는 활동하지 않는 옛날 스타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취재하는 경우를 본다. 다행히 그 사람들은 취재에 동의하였는 것 같다. 직접 인터뷰하는 영상도 있는 걸 보면 말이다.
하지만 책 속에서 기자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눈쌀이 찌뿌려진다. 과거 AV여배우였던 사람이 현재 주위 사람들이 자신의 과거를 알면 안 된다고 기사로 내지 말아달라고 사정하는데도 그냥 밀어붙이고, 소년 A의 기사를 임의로 작성하여 처음 글을 쓴 취지를 변색시키기도 한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여전히 답을 알 수 없었다.
내 주변에 소년A가 있다면, 내 친구가 소년A라는 걸 알게 된다면 나의 행동이 어떨지 나조차도 확신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다만, 소년A가 어디에서 생활하든 이제는 조금 평범하게,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젠가는 마음이 서로 통하는 친구를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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