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같은 나의 연인
우야마 게이스케 지음, 김수지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기억을 떠올려보면, 내가 접했던 초기의 일본영화들은 맑고 순수한 사랑을 그린 작품들이었다. 각자의 사정들이나 중간중간 방해물이 있었을지언정 다 보고 난 후의 느낌은 "아, 정말 아름다운 사랑이야"라는 감상을 내뱉고야 말게 되는, 그리고 영화관을 나올 때 눈물 한 다스 흘리고야 마는 그런 사랑이야기였다. 나중에는 난해하거나 성인 취향의 영화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지만 말이다.

그런 처음 일본영화를 본 나의 감정을 저 가슴 깊은 곳에서 다시 끄집어 내 준 예쁜, 그러나 슬픈 소설을 만났다.
여자에게 한 눈에 반한 남자, 마음을 받아들이는 여자, 그리고 곧 맞게 되는 그녀의 불치병 선고 등 소재는 조금 빤하다 싶었지만, 애초에 이야기의 힘이란 건 있을법한 허구의 세계를 우리에게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가 아닌가...

미용사인 아리아케 미사키에게 한 눈에 반한 남자 아사쿠라 하루토가 있다. 하루토는 사진작가를 꿈꾸며 도쿄로 올라왔지만 현실은 비디오 대여점의 아르바이트생일 뿐이다.
하루토는 여느 날처럼 미사키의 미용실에 머리를 자르러 갔고, 미사키는 실수로 하루토의 귓볼을 자르고 만다. 사과하는 미사키에게 하루토는 자신도 모르게 벚꽃을 같이 보러 가자며 데이트를 신청하고, 그렇게 둘은 첫 데이트를 하게 된다.
하루토는 미사키에게 자신이 사진작가라는 거짓말을 하게 되었는데, 데이트 과정에서 사실은 아르바이트생이라는 것을 말하게 된다.
그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으로 하루토는 사진작가의 꿈을 다시 꾸며 유명한 사진작가의 조수로 일하게 되고, 그 후 미사키도 그의 마음을 받아들여 둘은 연인이 된다.
그렇게 행복한 일들만 계속될 듯한 날들이 이어질 줄 알았는데, 몸이 조금 불편해 검사를 받은 미사키는 자신이 다른 사람에 비해 몇십 배나 빨리늙어버리는 난치병에 걸린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하루토에게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의 곁을 떠난다.

소설은 벚꽃 피는 계절인 봄에 만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음 해의 봄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랑하는 미사키의 갑작스런 이별 통보에 힘들어하는 하루토의 모습과 자신의 병 때문에 하루토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미사키의 모습이 보여진다. 특히나 미사키는 하루하루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으로 인해 원래의 밝고 상냥한 성격마저 잃어버리고 극도로 예민해진다.
미사키를 바라보는 미사키의 오빠와 그의 약혼녀 또한 미사키의 병이 치료되기를 바라며 많은 노력을 한다.
헤어진 후에도 여전히 서로를 그리워하는 하루토와 미사키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벚꽃처럼 환하게 하루토를 비춰주던 미사키, 그리고 벚꽃처럼 한순간 피고 져 버린 벚꽃같은 연인 미사키가 하루토의 기억 안에 머무는 것처럼, 나도 한동안은 미사키와 하루키의 안타까운 사랑을 계속 기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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