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후회병동
가키야 미우 지음, 송경원 옮김 / 왼쪽주머니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죽음을 앞에 두고 평온을 유지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일 것이다.
우리는 쉽게 연세가 든 분들은 오랜 세월 살아오셨으니 죽음에 의연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아마도 젊은 사람이든 연세가 있는 분이든 죽음을 눈 앞에 두고 온전히 평온히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또 누구든 인생을 살면서 후회되는 일이 있기 마련인데, 죽음이 다가오는 이 순간에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후회하고 당시 다른 선택을 하면 삶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여기 죽음을 목전에 둔 암 말기 환자 4명이 있다.
(dream)
유명한 여배우를 어머니로 둔 지기라 사토코는 배우가 되고 싶었으나 어머니의 반대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지 못했다.
(family)
휴가 게이치는 평일이고 주말이고 일에 쫓기느라 가정을 소홀히 했고, 암 말기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가족들이 자신을 서먹하게 대해 속상해한다.
(marriage)
유키무라 지토세는 마흔 중반의 딸 마이코가 현재까지도 독신으로 살고 있는 것에 대해 자신이 과거 마이코의 결혼을 반대해서라며 죽음을 목전에 두고 후회한다.
(friend)
야에가시 고지는 중학교 시절 친구인 스미오가 누명을 쓰고 미래가 엉망이 되어버린 것을 미안해하며 오히려 자신이 누명을 썼으면 좋았을 거라며 후회한다.
간다가와병원 내과에서 근무하는 의사 루미코는 평소 다른 사람들에게 '둔감하다', '사람 마음을 모른다', '눈치가 없다'는 평을 듣는다.
자신의 마음과 의도가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많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병원 화단에서 청진기를 줍게 된다.
놀랍게도 그 청진기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해 주고, 상대방을 과거로 데리고 가 과거의 후회되는 일을 되돌려 다른 방향으로의 경험을 하게 해 준다.
물론 현재가 바뀌는 건 없다. 그저 그 안에서 현재 후회하는 일을 후회하지 않을 선택으로 바꾸어 경험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위 4명의 환자들은 루미코의 청진기를 통해 과거의 후회되는 일을 다른 방향으로 경험해 본다.
누구나 살면서 후회되는 일이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고 말이다.
책 속의 내용 중에 의사인 이와시미즈와 그의 엄마와의 에피소드가 잠깐 나온다.
엄마의 잔소리에 소리를 지르고 화를 냈는데, 그게 마지막 대화가 되어 버렸다고 말이다.
아무 사고도 없었다면 먼 훗날 전혀 기억에도 남지 않을 흔한 모자간의 사소한 다툼 정도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마지막 대화여서 이와시미즈의 가슴에는 늘 그 날이 재생된다.
뭐랄까, 다행스럽달까...
과거로 돌아가 후회됐던 일을 다른 방향으로 돌려봐도 다행히 지금보다 엄청나게 행복한 인생이 펼쳐지지는 않는다.
후회되는 일을 곱씹고 되돌려 계속 생각해봐야 현재의 내가 더 행복해지거나 즐거워지진 않을 것이다.
후회란 그런 것이니까...
다만, 앞으로 남은 생에는 후회할 만한 일들을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지... 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생각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