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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프랑스
경선 지음 / 문학테라피 / 2019년 4월
평점 :
내게 '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건, 베르사유 궁전, 상젤리제 거리, 개선문, 에펠탑, 루○○○ 정도이다.
몇년 전에 출장의 끄트머리에 이틀의 시간을 내어 아쉽게 파리를 둘러봐서인지, 프랑스는 다시 가고픈 아름답고 자유로운 에펠탑의 나라,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사실 책을 넘겨 보기 전에는, '리얼 프랑스 이야기'라는 것에 대해 직접 만나 겪은 프랑스 사람이나 프랑스 생활 정도로 생각했다. 물론, 세련되고 아름답고 어느 정도 개인적인 성향의 프랑스 사람들로 생각했다.
('개인적인' 사람들이란 건 얼마 전에 읽은 조승연 작가의 '시크하다'의 영향이다ㅋ)
그런데 이 책, 책의 제목에서 '프랑스'라는 단어만 보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세련되고 감각적인 멋진 프랑스나 파리를 기대하면 안 된다.
이 책에 '파리' 이야기가 잠시 나오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작가가 프랑스의 어느 도시에서 학교를 다니고 주변 사람들을 만나면서 직접 겪은 이야기들이 등장하고,
작가가 직접 겪은 리얼 생활 이야기에는 아름답고 세련된 프랑스보다는, 오히려 인종차별, 여성을 다른 시선으로 보는 현실적인 프랑스가 있을 뿐이었다.
"프랑스의 멋진 거리를 걸으며 노천카페에서 크루와상을 먹는 그런 상큼한 데일리 프랑스를 상상한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이건 나의 이야기고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며, 그건 나의 프랑스가 아니다."
프랑스로 유학을 온 작가는 여성, 특히 동양의 여성을 대하는 프랑스 사람들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작가는 창문 보수를 위해 사람을 불렀다. 그런데 보수 후에 비용을 지불하려고 하니 그 사람은 다른 걸로 달라고 한다.
그 방에는 작가와 남자뿐... 위험한 상황이다.
또 작가는 길을 걷는 중에 누군가가 길을 묻길래 친절히 대답해준다.
그런데 이 사람, 또 다른 건 없냐며 이상한 소릴 한다.
단지 친절을 베풀었을 뿐인데, 그들에게는 다른 목적이 있었다.
프랑스에서 작가가 여성으로서 겪은 일들을 볼 때는 사실 조금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작가는 더 행복하기 위해서 어머니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강행한 유학길이었는데, 유학 생활을 하면서 행복하지 않다는 느낌을 가진다.
그 때 같은 유학생이던 중국의 페이 언니로부터 위로를 받는다.
작가의 그림에 있는 것처럼 우리는 더 행복하고 더 멋진 미래를 위해서 현재 열심히 공부하고 하루하루 열심히 산다.
지금 이렇게 하면, 몇년 후에는 더 행복할거야... 몇년 후에는 더 좋은 일이 있을거야..., 라고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말이다, 그런 다짐과 결심들이 나중의 행복 때문에 지금은 행복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말하는 건 아닐 거다.
리얼 프랑스 생활기라서, 현실적이고 혹독한 실제 유학생활을 알 수 있으므로 유학을 결심하거나 계획하는 이들에게도 좀 더 현실적이고 필요한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 본다.
작가는 힘든 일도 많았지만 결국은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는 사이 유학생활에 만족했고 행복을 느꼈다.
만화여서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절대 가벼운 내용이 아니라 좋았고,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기대하는 프랑스 이야기가 아니라서 좋았다.
근거없는 낙관보다는 현실적인 조언으로 현실 프랑스를 느끼게 해 준 책,
그래서, 그럼에도,
다시 프랑스 여행을 꿈꾸게 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