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귀를 너에게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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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31 --------------------------
코다, Children of Deaf Adult.
'들리지 않는 부모에게서 태어난 들리는 아이'.
아라이가 바로 그 코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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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서 '데프 보이스'를 언제 읽었는지 확인을 해 보니, 2017. 4.경이었다.
지금은 2년이 지난 2019. 4.경...
'데프 보이스'의 아라이 나오토가 어떤 문제에 직면해서 그들을 이해하며 돕게 될 지 책을 읽기 전부터 기대되었다.

아라이 나오토는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이다.
아라이는 연인인 미유키와 그의 딸 미와와 함께 살며 여전히 수화 통역사의 일을 하고 있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농인인 하야시베는 강도죄로 재판에 회부되고, 아라이가 그의 법정 통역을 맡게 된다.
공소장 내용에 의하면 하야시베가 피해자에게 "조용히 해, 돈 내놔."라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하야시베는 청각구화법을 배우기는 했지만 자신은 말을 할 수 없다며 법정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을 꺼린다.
강도죄로 재판을 받게 된 하야시베는 농인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과 나의 의사를 전달하는 '말하는 것'이 같은 것인지 묻는다.

p. 80~81 -----------------------
'말하다'를 어떻게 정의하는가 하는 사고방식의 차이 아닐까요.
확실히 저희들은 일본어의 모음도 자음도 발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발성을 붙이면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게 어느 정도 단어나 문장도 발화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말'일까요?
스스로 어떤 목소리를, 어떤 음을 내는지도 알지 못한 채 발성한 음의 연속을 '말'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니, 그 전에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의 언어가 상대에게 전해질 때야 비로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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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인들을 상대로 사기와 협박을 한 혐의로 체포된 신카이의 이야기도 나온다.
신카이는 어린 시절 마지막으로 들었던 바람소리를 가슴에 품고 있다.

그리고 아라이는 미와와 함께 미와의 학교 친구인 에이치에게 수화를 가르치기로 한다.
에이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나 말을 할 수는 없는 선택적 함묵증이 있어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만 있는 중이었다.
기호와 수학, 암기 등에 뛰어난 에이치는 수화를 적극적으로 배우고 수화로 말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에이치는 수화로 자신의 집 앞에서 있었던 살인사건에 대한 목격담을 이야기하고, 이후 에이치의 엄마인 마키코가 주요 용의자로 임의동행되는 등 사태가 심상치 않게 흘러간다.

전체 이야기를 아우르는 공통된 말이 있다면, '청각구화법'이다.
하야시베가 어린 시절 농인학교에 다니던 시절, 농인학교임에도 수화를 할 수 있는 교사가 몇 명 없었고 수업 역시 수화로 이루어지지 않아 학생들은 선생님이 칠판에 쓴 글자와 발성 언어를 독화해서 이해해야 했다.
현재에 다시 청각구화법 교육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그 인물들과도 사건이 연결된다.

책을 다 읽은 후 여전히 나는 이들의 세계에 무지하다는 걸 깨달았다.
책 속에 어린 아라이 나오토의 에피소드가 나온다.
농인인 부모님이 도시락을 깜빡 잊고 안 가져가셨고, 어머니는 집에 있을 나오토에게 전화를 한다.
듣지는 못하였지만 말을 할 수 있었던 어머니는 나오토에게 "나아아, 오오, 토오오"라고 말하며 도시락을 가져오라고 한다.
다른 청인들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오직 나오토만이 알 수 있는 말로 말이다.
이 부분을 읽을 때 분명 "아저씨가 정말 듣고 있는지 아닌지 알지도 못하면서 엄마는 말했어"라는 문장을 읽었음에도 제대로 이해를 못했다.
이 에피소드는 작가가 코다인 영화 '반짝이는 박수소리'의 이길보라 감독에게 들은 이야기라고 한다.
책 맨 뒤의 이길보라 감독이 작성한 코멘트를 보고 비로소 위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 어머니는 아이가 전화를 받았는지 어떤지조차 모르고, 아이가 제대로 듣고 있는지 아닌지 알지 못하는데도 말을 한 것이었구나라고 말이다.

책은 미스터리적 요소를 넣어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재미를 주면서, 나와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생각도 준다.
그리고 그 결과는 따뜻하다.
흔하지 않은 소재의 색다른, 그리고 따뜻한 미스터리를 원한다면 꼭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전작인 '데프 보이스'와 함께라면 더 좋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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