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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에 네가 있어서 - 우리가 함께한 모든 날들
최정현 지음 / 넥서스BOOKS / 2019년 2월
평점 :

일상 속 행복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일러스트 에세이를 만났다.
표지를 보면, SPAM(스팸)캔 안에 곤히 잠든 남자와 그의 발 밑에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앉아있는 여자가 보인다.
작가의 이력을 보니, 19년 차 무명 일러스트레이터이지만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결혼을 하기 위해서 열심히 그림을 그린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작가의 소개처럼, 책 안에는 무명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어려움이나 열정,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으로 가득차 있다.
그런 작가의 마음을 문장과 개성있는 일러스트로 잘 표현하고 있었다.

"당신을 만나고 더 커져 버린 미래에 대한 불안은 미뤄 두고 우리가 함께할 순간들을 더 기억하려구요.
...
언제나 봄날같은 하루하루예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뒤에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불안은 더 커질지 모른다.
하지만 작가는 그 커져 버린 불안을 미루고, 현재에 충실하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현재의 매일매일을 더 기억하고, 순간순간을 더 즐기겠다고 한다.
그렇게 다짐을 해도 미래의 불안한 날들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을 수는 없겠지...
하지만 현재의 '봄'을 충분히 만끽하는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행복한 얼굴을 보면, 그런 불안한 날들도 서로에 대한 소중함과 사랑을 기억하고 느끼는 그런 날들로 변환되지 않을까, 라는 희망이 슬며시 내 가슴에 번진다.

"그녀는 늘 나를 앞질러 가지만
희망이 있어서 오늘도 힘차게 페달을 밟아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다보면 가끔 지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편하게 좋은 것을 누리는 누군가가 부럽기도 하다. 힘이 빠지기도 하며 말이다.
하지만, 저 앞에서 늘 '희망'이 우리를 향해 손짓한다.
조금만 더 힘을 내라고, 이제 거의 다 왔다고...
물론 내가 힘을 내서 앞으로 나아가면, 어느 새 그 희망은 다시 저만치 멀어져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면 또 어쪄랴.
힘을 내서 또 가면 된다.
내 옆에서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 걸어주고 있으니 말이다.
작가의 그림이 너무 개성적이라서 더 좋았다.
작가의 힘든 상황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으나 희망으로 대체하여 더 앞으로 나아가려는 모습도 좋았고, 재미있는 상상도 좋았다.
문득 옆에서 자고 있는 남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소파에서 옆으로 누워 자는 걸 정말 좋아하는 남편인데, 방으로 들어가 자라고 해도 늘 자신은 이 공간이 제일 좋단다.
지금 우리의 모습을 한 장의 그림으로 표현하면, 표지의 그림과 비슷하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나는 지금 핸드폰으로 이 글을 쓰고 있으니 정말 비슷한 장면일 것이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세상 가장 편한 꿀잠을 자는 남편과, 자연스럽고 당연한 듯 그의 발치에서 책을 읽고 블로그를 하는 나...
그래, 이런 게 행복이지 싶다.
우리만의 작은 공간에서 서로 행복한 미소를짓는 우리가 행복이지 무엇이겠는가, 말이다.
문장과 그림으로 나만의 소중한 행복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 준 책이라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작가의 다음 책도 무척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