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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할 지도
김성주 사진.글 / 카멜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이토록 감성적이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여행에세이는 참 오랜만에 만나는 것 같다.
작가는 지중해 어딘가에서 책의 시작을 알린다.
파티가 열리는 중에 갑판 위로 나간 작가는 아내와 함께 오기로 약속한 크루즈 여행을 혼자 오게 된 남자를 만난다.
"그녀와 함께 그린 그림을 완성하는 것이 내게 남겨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네."
남자의 말을 본 후, 직감했다.
아, 이 책은 그냥 단순한 여행에세이는 아니겠구나... 정말 자신만의 방법으로 여행을 하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겠구나... 라고 말이다.
작가는
'어쩌면 나는 아직 그곳에 머물러 있는지도'
'어쩌면 내가 그리워하는 이는 그대가 아닐지도'
'어쩌면 조금 더 휘청여야 할지도'
'어쩌면 더 이상 떠날 필요가 없을지도'
라는 4개의 장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은 작가의 여행이야기이자, 지나간 사랑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작가가 다녀왔던 여러 도시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도시에서 어느 장소를 갔고, 무엇을 했는지가 주가 아니라 도시에서 그 안에 사람들을 보며 느낀 마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보통의 여행에세이보다 더 깊이있는 그냥 에세이 같은 느낌어어서 더 좋았다.
나는 평소 여행을 가면 도시 자체나 그 속의 사람들에 대하여 느끼기보다는, 유명 관광지나 유명 맛집에 들리기 바빴다.
물론 직장인으로서 짧은 여행기간 동안 그 도시를 온전히 느끼기는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여행의 방법이지만, 작가가 도시와 사람들에 대하여 말하는 것, 여행을 하는 방법을 보면 부럽기도 했다.
분명 나도 다녀온 여행지인데, 왜 같은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리도 다른지...
역시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앞으로의 여행에서는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이 나도 조금은 달라질 수 있을까하는 기대도 살짝 들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 다음 여행부터는 작은 수첩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작가의 여행자로서의 첫 여행지인 '모스크바' 여행기를 담은 "인생이 쓸 때, 모스크바"라는 책도 꼭 읽어야겠다.
첫 책에서 작가의 첫 문장들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줄 지 무척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