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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신의 아이 1~2 세트 - 전2권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책을 처음 펼쳤을 때는 안타까움과 안쓰러움으로 가슴이 먹먹했다.
책을 다 덮은 지금은, 안도감과 고마움, 그리고 사람에 대한 희망으로 가슴이 따뜻해진다.
주인공인 마치다 히로시는 살인죄로 소년원에 입소하게 된다.
마치다는 소년원에 입소하기 전까지는 호적이 없었다. 그의 어머니라는 여자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고 그는 그렇게 호적없이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어머니와 어머니의 애인들에게 학대를 당하며 살았다.
그렇게 지내던 중 열 네살에 집을 나가 열 여덟살에 소년원에 입소하기 전까지 마치다가 어떻게 생활을 해 왔는지는 쉽사리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한편 교도관 나이토는 자신의 아들이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한 후 소년들의 갱생에도 약간 의지를 잃은 상태에 있었다.
나이토는 마치다의 담당 교도관이 되고, 마치다의 지능이 일반인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높은 지능에 비하여 일반적인 상식이나 인간의 감정 등이 결여된 마치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자신의 지능만을 믿고 그동안 세상을 살아왔다는 마치다는 도대체 어떤 생활을 했던 것일까?
p. 77 -----------------------
마치다를 체포한 경찰도,
그를 조사하여 소년원에 송치한 가정법원도,
그리고 자신들 법무교도관도 -
누구도 마치다가 지금까지 어떤 인생을 걸어왔는지 알지 못한다.
튤립이라는 꽃의 이름조차 모르는 소년.
그는 어떤 세계에서 살아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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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마치다가 소년원에 입소하여 나이토를 만나게 되고, 소년원 내에서 알게 된 다른 입소자인 이소가이 하야토, 아마미야 가즈마 등과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다.
또 마치다가 나이토의 도움으로 소년원 출소 후에 신원인수인인 마에하라 에쓰코와 그녀의 딸 가에데와 함께 지내고, 또 대학에서 동료들을 만나게 되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줄거리에 적지는 않았지만,
마치다에게는 애틋하게 생각하는 '미노루'라는 친구가 있었다.
호적이 없던 마치다는 덩치는 크지만 어린아이의 지능을 가진 미노루의 호적을 빌려,
범죄조직의 일원으로 사기 계획 등을 전파하면서 미노루와 함께 지내왔던 것이다.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지만 꿈 속에서 미노루에게 늘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며 죄책감을 가슴속에 지닌 채 살아가는 마치다의 모습에서,
인간적 감정이 결여되었다기 보다는 살아가기 위해서 과도하게 억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마치다를 누르고 있는 조직의 그늘이 너무 커서,
나는 그의 주변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 의심의 눈초리를 켰다.
그러다가 마치다에 대한 그의 진심이 드러나면 멋쩍게 '다행이다'라고 마음 속으로 안도하기도 했다.
이 책은 소설일 뿐이다.
하지만 소설일 뿐임에도, 나는 책을 통해서 사람에 대한 희망을 볼 수 있어 가슴이 뜨거워졌다.
세상에 버림받아 비참한 생활을 해 오던 마치다가 따뜻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
단지 살아가기 위해서(어쩌면 살아내기 위해서) 자신의 지능을 사용하여 사람들을 불행하게 했던 마치다가 자신의 지능으로 자신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일어서는 모습들이 따뜻했다.
그리고 편견없이 마치다에게 따뜻한 인정과 감정과 사랑과 마음을 베푼 사람들, 쉽게 마치다를 판단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너무도 고마웠다.
살인도 있고, 폭력도 있고, 범죄조직도 등장하지만,
이 소설 '신의 아이'는 사람과 사람에 관한 따뜻한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쉽게 선택하고 쉽게 결론지어 버릴 수 있는 편견과 판단을 하기 전에,
한 사람을 더 깊이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 되면 좋겠다는 큰 미래도 그려본다.
언제까지나 마치다가 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