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방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3
다니자키 준이치로 외 지음, 김효순 옮김 / 이상미디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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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은, '세 가닥의 머리카락', '단발머리 소녀'에 이은 일본 근대 추리소설의 3번째 작품집인 '살인의 방'이다.
일본 추리문학사에서 다이쇼 시대(1912 ~ 1926)는 순문학 작가에 의해 예술적 경향의 탐정소설이 창작된 시기라고 한다.
이번 책에는 위 다이쇼 시대의 작가들인 다니자키 준이치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기쿠치 간, 히라바야시 하쓰노스케의 단편소설들이 수록되어 있다.
본격 추리소설이 창작되기 전의 예술적 경향의 탐정소설로 괴기, 환상 등이 포함된 작품들이었다.

먼저 표제작이기도 한 '살인의 방'을 살펴보면,
화자인 '나'에게는 '소노무라'라는 약간은 제멋대로이고 약간은 변덕이 심하고 약간은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하는 친구가 있다.
소노무라는 어느 날 나에게 전화를 해서 자신에게 급히 와 달라고 하며, 밤 1시경에 살인사건이 일어날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 살인사건이 일어날 장소를 미리 확인하여 그 곳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구경하고 싶다라고 하며 함께 가자고 말한다.
나는 소노무라의 말이 미친 소리 같았지만, 궁금하여 그와 함께 그 장소로 가기로 한다.
어찌어찌하여 살인사건이 발생하는 장소를 찾았으나, 조금 늦었던지 이미 누군가는 죽어있고 그를 죽인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방에 있었다.
과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정말로 살인이 일어난 것이고, '나'와 '소노무라'는 살인사건을 목격한 것일까?

소설은 소노무라가 살인사건이 발생하리라는 것, 어느 장소에서 발생하리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소노무라가 일부러 '살인의 방'에 있었던 여자를 찾기 시작하고, 결국 '살인의 방'에 있었던 여자, 남자와 가깝게 지내는 상황까지 간다.
그래서 이야기를 읽어갈수록 독자는 '나'의 입장에서 '소노무라'에 대한 걱정과 염려를 하게 된다.
그리고 최종적인 결론에 이르는 순간까지도 전체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고 짜임새 있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책의 단편소설 중 또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기쿠치 간의 '어떤 항의서'였다.
어떻게 생각하면 요즘의 사회주의 추리소설의 형태로 보이기도 하는데, 내용은 이렇다.
강도에게 누나 부부가 살해당하고, 그 충격으로 어머니마저 사망하게 된 한 남자가 법무부장관에게 편지를 쓴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위 강도는 결국 잡히게 되고 사형선고를 받게 되지만, 강도는 교도소에서 기독교에 귀의하고 사형에 대한 공포나 고통없이 편안하게 생을 마친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 '밀양'이 생각났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하지 않았는데, 가해자는 도대체 누구로부터 용서를 받는다는 건지...
정작 피해자 혹은 피해자의 가족들은 자신의 온 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죄를 지은 그들은 도대체 누구로부터 용서를 받고 구원을 받는다는 걸까...?

기존의 '세 가닥의 머리카락'과 '단발머리 소녀'도 무척 재미있었지만, 아무래도 초기 작품이다 보니 초기라는 느낌이 분명 있었다.
그러나 이번 단편소설들은 시대적 배경이나 문체 등은 분명 예전의 작품이 맞지만,
내용이나 드러내고자 하는 바를 보면 기존 2권의 책 속 작품들에 비하면 훨씬 현대에 가까웠고, 그래서 더 읽기 편하고 재미있었다.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4번째 책도 하루빨리 발간되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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