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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폭조항 ㅣ LL 시리즈
쓰키무라 료에 지음, 박춘상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처음 접한 작가님의 책이었고,
또 이 작품의 전작인 '기룡경찰'을 읽지는 않았지만, 평소에도 경찰소설을 좋아했던 지라 망설임없이 책을 선택할 수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경찰소설인데 왜 일본SF대상을 수상했다는 걸까..., 라는 생각에 조금 의아했다.
어느 오후, 요코하마항 다이코쿠 부두에서 하역 작업중인 이스턴리프 호의 작업자들에게 사복 경찰이 다가선다. 작업자 중 백인남자의 신분을 확인하려는 중 백인남자는 작업자와 경찰을 향해 총을 쏘고 배 안으로 도망가고 배 안에서도 무차별 총격을 가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한다.
추후 백인남자는 배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이스턴리프 호의 컨테이너 중 한 대 안에서 기갑병장 2기가 발견된다.
이 사건을 맡게 된 경시청 특수부 (Special Investigators, Police Dragoon)는 사건의 배후를 쫓던 중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이스턴리프 호의 기갑병장 2기 외에도 하카타, 니기타, 나고야, 고베, 오사카 등 다섯 군데의 도시에 동일한 수법으로 밀수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 사건의 배후에 북아일랜드 테러 조직이 연루되어 있음을 알게 되지만 조직 상부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수사중지 명령이 내려진다.
사건의 배후에 있는 조직은 무엇이며, 무슨 이유로 이런 일들을 벌이게 된 걸까?
이 책은 경시청 특수부에 소속된 외인용병 중 한 사람인 라이저 라드너가 주 인물로 등장한다.
외인용병의 역할은 기갑병장을 직접 착용하여 임무에 임하는 드래군 탑승 요원으로 라이저 라드너 외에도 스가타 도시유키, 유리 미하일로비치 오즈노프가 있다.
책은 경시청 특수부가 현재 밀수와 관련한 테러 조직을 뒤쫓는 상황을 그려내는 한편, '배신자의 혈통'으로 매도되어 살아온 라이저 라드너의 과거, 그리고 그녀와 북아일랜드 테러조직과의 관계 등에 관한 이야기를 교차하여 풀어낸다.
리이저 라드너 외에도 경시청 특수부 소속의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특색들이 다양하게 잘 나타나 있어 한 명도 불필요한 인물이 없는 것으로 생각될 만큼 흥미진진했다.
라이저 라드너와 같은 입장은 외인용병인 스가타, 유리는 물론, 드래군의 유지 및 보수, 관리와 연구를 담당하는 스즈이시 미도리, 오키쓰 부장, 미야치카 고지 이사관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스즈이시 미도리를 통해 테러로 가족을 잃은 피해자의 모습을 그리고, 오키쓰 부장과 미야치카 고지 등을 통해 경찰조직의 부당한 압력, 경찰 조직내의 알 수 없는 세력, 다른 부처와의 힘 겨루기 등도 보여준다.
기갑병장이라는 소재 때문에 SF소설로 분류된 듯 하지만, 이 책은 그냥 한 편의 훌륭한 경찰소설이었다.
주요 등장인물들 중 어느 하나 빼 놓을 사람이 없었고, 각자의 이야기가 없는 사람이 없었고, 독자의 마음에 자그마한 물결을 던지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밝혀지는, 제목 '자폭조항'의 의미 또한 내 마음의 자그마한 물결 위에 다시 파문을 일으켰다.
많은 시련과 고통을 이겨내고 한 발 성장하는 개인의 이야기이자, 사건을 해결하려는 경찰의 이야기이기도 한 멋진 소설이었다.
이제 미처 읽지 못한, 전작인 '기룡경찰'을 펼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