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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호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가짜 뉴스는 당신을, 노리고 있다!"
책의 시작은 이렇다.
1992년 6월 6일 토요일, 아침 8시...
콜론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수도꼭지에서 물이 흐르지 않는 것을 발견한다.
수도꼭지가 저절로 잠길 리는 없고, 누군가 이 집을 다녀간 것만 같다.
그렇게 이야기는 두 달 전, 콜론나가 시메이를 처음 만난 날로 돌아가
현재 이 사단의 원인은 무엇인지, 현재 이 알 수 없는 누군가에 대한 공포는 무엇 때문인지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시메이는 콜론나에게 대필작가를 제안하고,
그 책의 내용으로는 '창간하기로 되어 있으나 끝내 창간은 되지 않을 신문 <도마니>'에 대한 창간준비 등의 이야기를 담는다고 말한다.
그렇게 신문 발간을 위하여(사실은 발간준비만 하는 것이지만) 콜론나 뿐만 아니라 기자들 6명이 충원된다.
"아무도 폭탄을 던진 적이 없다 해도,
우리는 마치 그런 일이 일어난 것처럼 제0호를 만들 수 있어요."
이야기는 신문 창간을 위한 준비과정이 계속하여 이어진다.
그런데 이것이 참 희한하다.
소위 신문 발간을 위해 자금을 제공하는 콤멘다토르 비메르카테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하게 적용될 내용은 어떻게든 취재를 하지 않게 하고,
자극적이고 심히 두루뭉실한 내용들로 신문을 채우라는 것 같다.
취재를 통해 확인하고 게재하는 내용이지만, 정확하고 사실만 전달하다가는 문제 발생의 소지가 있으니, 어떻게든 두루뭉실하게... 기사를 써 보라고 한다.
여튼, 저런 식으로라도 신문 창간을 위한 준비는 착착 진행이 되고 있었는데,
기자 중 한 명인 브라가도초가 무솔리니에 대한 취재를 하고 있다고 한다.
무솔리니가 1945년에 총살되었다라고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당시 총살당한 남자는 무솔리니가 아니었고 1970년경 진짜 무솔리니가 사망했다라며 사실을 증명할 자료들도 찾았다라고 말이다.
과연 무솔리니에 대한 브라가도초의 말이 맞을까?
현재 시점의 콜론나에게 닥친 위험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사실 나는 무솔리니에 대하여 아는 사항이 많이 없어 그 부분에 대하여는 큰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다만, 이탈리아 사람들은 이 소설을 읽으면 흥미와 재미가 상당하겠다라는 생각은 들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이탈리아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와서 이해하는 것에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 그리고 놀라웠던 점은, 소설 속에서 시메이가 기자들에게 거짓 기사를 만들라는 늬앙스의 말을 하곤 했는데,
이탈리아에서 그 당시에 실제 비슷한 일들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190쪽의 주석에 나와 있었던 내용을 보면,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한 판사에 대하여 자기 소유의 TV 방송에 지시하여
해당 판사를 미행하고, 그의 행동에 대하여 "기이하다", 담배를 피우는 장면에서는 "몇 개비째인지 모를" 담배를 피운다라고 하고,
터키옥 빛깔의 양말을 보여줄 때는 취향이 "이상하다"라고 표현하게 했다.
사실 TV나 신문을 접할 때 우리는 기본적으로는 그 기사가 맞다라고 생각을 한다. 물론 비판적으로 보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요즘은 가짜 뉴스도 많고, 너무나 정교하게 가짜 뉴스가 만들어지고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 거짓에 홀딱 속아넘어가는 경우도 좀 더 많지 않을까 싶다.
그런 요즘의 현실이 떠올라서일까, 이 소설을 더 재미있고 흥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