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메시스의 사자 와타세 경부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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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하나 못 하는 게 무슨 법치 국가냐"

연말을 앞둔 2003년 12월의 어느 오후, 하교하는 학생들과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가득한 지하철 역 근처에서

잔인한 묻지마 살인사건이 발생했고,

당시 19세의 여대생과 12세의 초등학생을 무참히 살해한 피의자는 사형이 타당함에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수감중이다.


2013년 어느 날, 한적한 마을에서 한 여성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채 발견된다.

피해자에 대한 조사를 하고 보니, 그녀는 위 묻지마 살인사건 피의자의 어머니였다는 것이 밝혀진다.

그리고 그녀의 시신 근처 벽엔 그녀의 손가락으로 쓰여진 듯한 피로 적힌 "네메시스"라는 글자가 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의분의 여신, 네메시스...


그리고 다음 달의 어느 오후, 또다시 잔인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피해자는 4년 전 발생한 스토커 살인사건 피의자의 아버지로 밝혀진다.

당시 여대생과 그녀의 친할머니는 잔인하게 머리를 구타당해 살해당했고, 그럼에도 피의자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수감중이다.

피해자는 예전 그녀들이 살해된 방법과 비슷하게 머리를 가격당했고, 그의 시신 옆 비닐봉지에는 피로 "네메시스"라고 글자가 적혀 있다.


도대체 의분의 여신 네메시스를 자처하며 죄수의 가족을 무참히 살해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와타세 경부는 범인을 찾아내어 또 다른 죽음을 막을 수 있을까?


"그가 피해자 유족의 복수를 대행한다면,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의 사자라고 해야 할까요?

법의 여신 테미스에게 도전하는 네메시스의 사자. 저는 이번 사건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p. 203)


이 책은, 와타세 경부 시리즈 2편이다.

1편에서 '원죄'에 대하여 다루었다면, 2편은 '사형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듯 하다.

​책에서 와타세 경부는 가족이 살해된 수감자들을 만나러 가지만, 그들은 피해자들에 대한 미안함이나 죄책감을 드러내지 않는다. 물론, 저런 상황이라도 하여도 죄수의 가족이 일반 국민들이나 피해자들의 분노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리고 네메시스의 범행이 세간에 알려지자, 사람들은 열광한다.

그래서 와타세 경부의 말은 더 가슴에 찌릿한 아픔을 준다.


"우리의 진짜 적은 '네메시스'가 아니다.

바로 우리의 사법 체계를 향한 일반 시민의 불신이다.

그 불신이 '네메시스'를 낳았고, 행동하게 하고, 감싸고 있다.

바꿔 말해 '네메시스'는 모두의 가슴 속에 존재하는 정의의 사도인 것이다.

국가가 내세우는 법치주의의 정당성을 비웃고 판례가 나타내는 거짓말 같은 법의 정의를 베어 넘어뜨리는 신의 대행자다." (p. 293)



​우리나라 역시 피해자가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야 하는 잔인한 범죄의 피의자들에게 국민의 법 감정이 전혀 담기지 않은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 내려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사형존치론자이든 사형폐지론자이든 그들의 논리가 틀리지는 않아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에 대한 판결을 납득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법에 대한 감정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책 역시 가독성이 무척 좋았고, 사형제도, 피해자와 피의자의 가족이 겪는 고통 등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 범인에 대한 반전도, 판결에 대한 반전도 모두 좋았다.

p. s.

그런데, 나는 와타세 경부가 좋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의 이야기들이 더 절절하고 가슴이 메인다. ㅋㅋㅋㅋ

p. s.

나카야마 시치리 월드가 흥미로운 점은,

와타세 경부의 이야기나 미코시바 레이지의 이야기나 어느 이야기를 읽더라도 조금씩 그들과 관련되고 연결된 이야기들이 등장한다는 것 같다.

이번 책에서도, '추억의 야상곡'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도 있고, 와타세 경부 1편인 '테미스의 검'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있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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