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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들의 조용한 맹세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4월
평점 :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풀꽃들의 조용한 맹세>
겐야 오바타는 갑작스러운 고모 기쿠에의 부고를 듣게 되고, 고모의 화장이나 시신처리 절차 등을 처리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다.
그 곳에서 겐야는 고모의 변호사로부터 자신이 막대한 유산의 상속자라는 것을 듣게 된다.
유언장의 초고(삭제된 문장)에는 유산의 70%는 고모의 딸인 레일라를 찾아 그녀에게 주거나, 찾지 못한다면 유괴된 아이를 찾아주는 사회운동 단체에 기부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있었다.
겐야는 고모의 딸 레일라가 여섯 살에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걸로 알고 있었지만, 사실은 유괴되었고 현재까지 생사를 알 수 없다라는 것을 듣게 된다.
겐야는 고모의 유지를 받들어 사립탐정을 고용해 레일라를 찾기로 한다.
고모는 왜 레일라가 백혈병에 걸려 죽었다라고 말한 걸까?
레일라는 아직까지 살아있는 것일까?
겐야가 레일라를 찾는 과정은 마치 추리소설 같은 면이 어느 정도 있지만,
이 소설은 추리소설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일본 서정문학의 거장'이라 불리는 작가의 소설답게, 소설의 문체는 잔잔하고 가끔은 애잔한 느낌마저 든다.
거기다가 '유괴'되었던 레일라를 찾아가는 과정이긴 하지만, 잔인한 장면조차 없다.
p. 158
꽃에도, 풀에도, 나무에도 마음이 있단다.
거짓말 같으면 진심으로 말을 걸어보렴. 식물들은 칭찬받고 싶어 한단다.
그러니 마음을 담아 칭찬해주는 거야. 그러면 반드시 응해올 거야...
겐야는 기쿠에 고모의 저택 화단의 풀꽃들에게 조용히 말을 건다.
꼭 레일라를 찾게 해 달라고.
마치 자신의 말을 알아듣는 듯한 풀꽃들의 모습은 신비하고 아름다운 느낌이다.
오래 전 레일라의 유괴에 얽힌 비밀은 슬프지만, 강인한 모성을 느끼게 한다.
쉽지 않은 선택임에도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그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
다행이야, 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던
잔잔하게 따뜻한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