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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가 뒤집은 공부의 진실
나카무로 마키코 지음, 유윤한 옮김 / 로그인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책을 처음 봤을 땐 역시나 일본책이네 하면서 유치한 디자인을 떠올렸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아이를 가진, 아이를 교육하고 있는 부모라면 꼭 한번 읽어봐야 하는 책이란 걸 알 수 있었다. 간단히 요약해서 이 책은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교육에 대한 고정관념을 반박하는 책이 되겠다. 개인적으로 아이에게 금전적 보상을 주면서 공부를 시키는 내가 잘 하는 짓인지 항상 의구심이 들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그게 그리 나쁜 방법많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책에서 제시한 아래의 질문들은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한번쯤은 해봤을만한 생각이다.
명문대 진학한 아이의 사례가 내 아이에게도 통할까?
아이에게 돈을 보상으로 제공하는 건 괜찮을까?
티비 시청과 게임은 꼭 부정적인 영향만 있을까?
교사의 질을 높이는 교사 연수는 정말 교사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할까?
학급의 인원을 줄이면 교육이 질이 높아질까?
이 책이 좋은 점은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도출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예가 미국의 결과라 일본과도 차이가 있을 것이고 당연히 체계적인 데이터가 없는 한국과도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통계라는 것이 샘플의 수가 많아지면 유의미한 의미를 도출할 수 있기에 그 통계가 나오게 된 배경만 과학적으로 뒷바침되면 보편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가 항상 잘못 알고 있는 것 중에 인과관계와 상관관계에 대한 오해이다. 인과관계는 A 때문에 B가 발생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고 상관관계는 A 때문인지 B 때문인지는 몰라도 A와 B가 관계가 깊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수퍼볼과 주가의 관계를 볼 때 상관관계는 높게 나올 수 있겠지만 인과관계는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상관관계도 유의미하지 않지만 말이다.
이런 책을 보고 있자면 우리 교육 현실이 너무 암담한 것을 느낄 수가 있다. 과연 우리나라는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정책을 펴는가? 단순히 외국이 하니 우리도 해야 하는가? 일단 해보고 문제가 있으면 바꾸는게 좋을 것인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로 교육의 중요성과 한정된 자원으로 최상의 교육 시스템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우리가 항상 동경하는 핀란드식 교육이 효과가 없어진다고 하면 믿겠는가? 세상에 정답은 없지만 정확한 데이터로 꾸준히 분석과 연구를 거듭하면 좀 더 효율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한가지 아이가 있는 부모들에게 꼭 한마디 하고픈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강제로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책과 학업 성취도는 상관관계가 매우 높지만 인과관계가 높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 즉, 책을 많이 읽어서 공부를 잘 하는 것인지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책을 많이 읽는 것인지는 모른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데이터로 이야기하는 선진국이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