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아무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
조현 지음 / 민음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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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 안에 단숨에 먹어치워야 하는 정크푸드로만 생각했던 햄버거를 머리에 장식용 모자처럼 쓴 채,멋진 자켓을 입은 신사가 진지한 눈빛으로 독서중인 이책의 표지부터 내눈을 사로잡았다.

언뜻 보면 잘 어울리지 않을 듯한 낯선 풍경이지만,어떤 시인은 심지어 햄버거를 소재로 기막힌 시 한편을 창작하기도 했으니 어쩌면 시와 햄버거는 전생에 단짝쯤 되지 않았나 싶다.

이처럼 발상과 소재가 재치 넘치는 조합들이 세상에 넘쳐나기를 어쩌면,이책의 저자도 꿈꾸었는지 모르겠다.

모회사의 마케팅부 직원이었던 한 남자가,것도 맥도날드의 본고장 사람도 아닌 한국 남자가 어느 오후 점심으로 빅맥을 먹으며 서점의 책을 읽으며 번뜩이듯 생각해낸,시 한편과 햄버거 세트인 ‘마이클 버거’는 참으로 인간적인 햄버거의 진화가 아닐 수 없었다.

단순한 시 한편이 아닌,재능은 있으나 안타깝게 발견되지 못한 시인들에게는 희망을,더불어 햄버거를 먹는 고객들에게는 감성만점의 런치를 제공해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낳은 것이니 감격일 뿐이었으리라.

또한 맥도날드하면 빼놓을 수 없는 어린이을 위한 해피밀세트는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소장 가치를 둘만큼 로망이 되었으니,마치 어린왕자의 이야기처럼 어른을 위한 동화 역할도 해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누구에게나 아무 것도 아닌 햄버거의 역사 뿐 아니라,레스토랑 테이블 위의 냅킨에 대한 고찰도 꽤 흥미로웠다.

우리가 누군가를 만날 때 고급 레스토랑의 메뉴판을 뒤적이는 일만큼이나 각자 앞에 놓인 냅킨을 어떻게 접느냐에 따라 상대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견해도 섬세한 인문학을 체험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사랑스러운 생각의 전환이 간직한 매력에 잠시나마 빠져들 수 있었던 유쾌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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