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혼비의 노래(들) - 닉 혼비 에세이
닉 혼비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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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며 사는,일명 작가들에게 음악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이런 의문을 독자인 우리는 한번쯤은 하게 된다. 언젠가 여행을 좋아하는 시인을 만나는 자리에 간 적이 있다.자신의 내면을 더는 들여다 볼 용기가 생기지 않는 순간이면 시인은 어디론가 여행을 떠난다고 말했었다. 그 시인의 말처럼 작가에게 여행이 갖는 의미와 마찬가지로 음악 또한 숱한 작가들의 글쓰기 작업에 있어 기특한 친구이며 조수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에게 감성작가로 알려진 닉혼비에게 음악은 더욱 그러한 것 같았다.
청춘을 움직이게 하던 노래들은 굳이 단정하거나 지적일 필요가 없다고 그는 말한다.그저 그것을 듣는 순간의 그의 심장이 세차게 뛰고 온몸이 기분좋은 흥분으로 들썩이게 하면 최고의 음악인 셈이다.닉혼비가 청춘을 떠올리며 우리에게 소개한 노래들 중,산타나의 Samba Pa Ti라는 곡은 찬찬이 듣고 있노라면 청춘의 은밀한 느낌과 터질듯 조용한 감성이 배인 듯하다. 닉혼비는 젊은 시절 가사가 없는 곡들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고 했다.뭔지 진지하지 못한 느낌이 싫어서라고 얘기한다.자기만의 고집이 전부인 줄 믿었던 그 믿음을 벗어난 지금,규정짓기 보다는 수용하는,마음가는대로 듣는 음악을 듣고 좋아하게 되었다.

물론 살아감에 예외라는 모퉁이는 존재하기 마련이다.희망적이지도 않고 음울함과 기괴함이 내내 지속되는 노래도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다.그 대표곡으로 소개하는 곡이 수어사이드의 Frankie Teardrop이다.나 또한 이곡을 처음 들었을 때 평범을 거부하는 내 자신을 의심할만큼 견디기가 만만치 않았다.그럼에도 우리 삶에 때로는 자로 잰듯한 논리만 존재한다면 질식할지 모른다는 생각도 다시금 재확인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자극적이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공격처럼.

나이가 들고 얼굴에 주름들이 하나둘 늘어가는 진리처럼 우리가 듣고 또 듣게될 노래들도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도무지 들을 수 없을 것 같던 조용하고 시를 읊는 듯한 연주곡을 편안한 마음으로 귀기울여 듣게 된 닉혼비처럼 우리도 그렇게 시간과 함께 조금씩 너그러워지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에 인색해지지 않기를 바래본다. 책속에서 소개하는 곡들 중에 Beatles의 Rain이라는 노래를 들을 때의 기분처럼 적당히 기분좋고 적당히 멜랑꼴리한 우리의 하루들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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