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혁신
이석준.이혁 지음 / 어문학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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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만났다. 한 명은 경영전략 컨설턴트, 다른 한 명은 록밴드 싱어이다. 서로 다른 능력으로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두 사람이 만나 쾌락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들려준다. 물론 쾌락이라고 육체적인 쾌락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말하는 쾌락은 아이데이션, 표현, 창의성, 소통, 공감, 진정성 등의 독립 변수를 잘 조작해서 이루어지는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다.

 

이들은 철학, 인지과학, 인공지능, 비즈니스, 예술, 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떤 이야기들에는 고개가 갸웃거렸지만 어떤 이야기에는 나도 모르게 손뼉을 치며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둘 만의 이야기에 어느새 나도 빠져들었던 것이다.

 

이들의 이야기에 특히 더 깊이 빠져들게 된 이유는 내가 하는 일이 이 둘이 하는 일을 섞어놓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현재 내가 하는 일은 엔터테인먼트 관련 경영 컨설팅이다. 예전에는 공연이나 음반 제작 일을 직접 했지만 지금은 직접 하는 대신 좋은 공연, 음반 등에 투자 유치, 마케팅, 전략 기획 등을 일을 한다.

 

이들이 말하는 얘기 중에는 현실에서 내가 직접 느끼는 일이 적지 않았다. 컨설팅 업계나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뿌리를 깊이 내린 학벌의 문제라든가 알맹이는 없는 전략 기획의 허상에 대한 이야기 등 비판적인 이야기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많이 공감했던 부분 중에 하나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이들이 느끼는 행복이다.

 

이 둘과 마찬가지로 나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을 한다. 문제는 좋아하는 일을 하지만 현실적으로 부딪치는 난제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문제도 그 중의 하나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 하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내가 쏟는 열정과 진정성을 결국 다른 사람들도 이해하고 격려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쾌락의 독립변수 진정성과 소통과 공감이 이루어지고 다시 창의적 산물로 이어져 결국 사회적 쾌락이 완성되는 과정이다.

 

쉬운 책은 아니다. 하지만 한 번은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시대의 우리 주변의 이야기들을 담아 서로 다른 이들이 생각을 나누며 우리의 생각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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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0 16: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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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0 16: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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