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야
마광수 지음 / 어문학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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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사라> 이후 마광수 교수는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게 좋은 의미이든 나쁜 의미이든지 간에. <즐거운 사라>는 그만큼 엄청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어찌하다 나도 읽어보았는데 정말 충격적이었다. 이런 표현을 쓴 책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 문학일까 그냥 포르노일까? 이런 책을 쓰는 것이 표현의 자유일까, 대책 없는 방종일까?

 

지금도 그에 대한 답은 모르겠다. 그만큼 그의 작품들은 논란의 중심에 서있을 만큼 보통 사람들의 시각에서는 벗어나 있다. <나는 너야>라는 이번 작품은 또 어떨까? 그의 전작들만큼 누군가에게는 충격적인,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주 솔직한 내면의 고백일까?

 

그런데 제목이 먼저 눈에 띈다. ‘나는 너야라니. 결국 저자의 생각이 별다른 것이 아니라는, 다시 말해, 그의 생각은 우리가 숨기고 있을 뿐이지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보편적인 것이라는 걸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일단 읽어보자.

 

25편의 단편이 수록된 <나는 너야>는 저자가 전작들에서 보여준 저자 본연의 색깔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짧게는 한 페이지로 된 작품에서 길게는 40-50페이지 분량에 이르는 작품들이지만 그 속에 저자의 색깔이 온전히 담겨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작품집을 읽으면서 저자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궁금증이 일었다. 작품들 속에서 찾아본 그의 모습은 철저한 허무주의자가 아닐까 싶다. <향락주의 만세>에 나온 김대수씨. 건강한 삶을 살기 원했던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건강을 생각하지만 그의 운명은 그의 바람과는 완전히 다르다. 결국 인간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래서 결국은 쾌락을 쫓는 향락주의에 빠져버린 나(저자)의 모습을 김대수씨에게 덧입혔던 것은 아닐까? 또한 그런 향락은 일과 사랑과 놀이가 하나로 어우러지기를 바랐던 <짝사랑>의 광서의 모습을 통해 드러났던 것은 아닐까?

 

여전히 그의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예술로 보기에는 내게 남는 느낌이 없고 외설로 보기에는 알게 모르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이 조금씩 묻어나오고. 분명한 것은 성에 관한 한 저자는 다른 사람보다 한 발 앞서 있다는 사실이다. 그가 서 있는 곳이 어떤 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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