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사회 - 사회를 만나는 철학 강의
장의관 지음 / 미지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어느 날 갑작스레 우리나라에 휘몰아친 정의의 열풍.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서점가를 휩쓸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현실에서 찾아보기 힘든 그저 우리들의 희망사항이었기에 그랬을까? 여기저기에서 정의에 대한 이야기들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200만부 넘게 팔린 이 책은 대한민국에 별다른 변화의 불씨도 던지지 못한 채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우리는 살면서 부조리한 모습들을 많이 접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불평등의 모습들을 본다. 때로는 정의가 승리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좌절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정의라는 말에 오히려 역정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정의로운 사회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내가 사는 지금은 아닐지라도 내 아이들만큼은 정의로운 사회에서 살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의로운 사회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저자의 말처럼 삶의 모든 모습들과 도덕적 가치들을 온 사회가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여 올바른 해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정의로운 사회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런 사회를 기대하며 저자는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치는 8가지 도덕적 문제(안락사, 낙태, 마약, 동성 결혼, 부유세, 사형, 매춘, 과시적 소비)를 정치철학의 눈으로 살펴본다.

 

8가지 문제들을 사람들에게 던졌을 때 어떤 반응이 나올까? 얼마 전에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중에 우연치 않게 동성애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친구들의 반응은 다양했지만 예상과는 달리 대부분의 친구들이 동성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적 취향의 문제라는 것이 주된 의견이었다. 그렇다면 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 의견이 옳은 것일까? 아니면 소수지만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옳을 수도 있는 것일까?

 

사실 어떤 논제에 대해 모든 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 누군가는 반대 의견을 말할 것이다. 그것도 나름대로 타당성 있는 이유를 제시하면서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대립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한 쪽의 승리를 선언하면 될까? 아니면 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면 되는 걸까?

 

우리는 무엇이 정의인지 성급하게 결론짓지 말아야 한다. 우리에게는 충분한 고민과 진중한 성찰이 필요하다. 모두가 함께 라는 질문을 던지며 함께 성숙해져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을 줄 아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런 자세를 갖춘 후에야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진정한 첫 걸음을 내디딜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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