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문학 선집
야마시로 세이츄 외 지음, 곽형덕 편역 / 소명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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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라는 일본의 한 지역을 토대로 그 지역에서 배출한 작가들의 작품을 엮은 <오키나와 문학 선집>. 일본이라는 나라가 주는 비호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선택한 건 굳이 한 지역의 작가들을 선별해 그들의 작품을 엮어 책으로 낼만큼 편역자를 뒤흔든 그 무언가가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 전에 인터넷으로 오키나와를 검색해보았다기본 지식이 너무 없었기에 오키나와라는 지역의 특색이 무엇인지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서였다위키백과에 나온 간략한 설명으로 오키나와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만 왠지 오키나와의 역사가 낯설지 않은 건 우리와 그렇게 달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을지 모르겠다편역자가 들어가는 글에서 말한 오키나와를 식민지 조선이나 타이완과 이어서 사유하고동아시아 냉전체제의 비극이 함축된 공간이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태한 장소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책에는 11명의 작가들인 쓴 12편의 소설과 16편의 시가 실려 있다. 11명의 작가들 중에 이전에 이름을 들어본 작가는 한 명도 없었다처음 만나는 이들이었기에 아무런 편견 없이(일본이라는 편견은 솔직히 버리지 못했지만바라볼 수 있어서 이들의 작품이 풍기는 느낌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며 읽어나갔다.

 

시간적 흐름에 따라 작품들을 수록했기에 오키나와 지역에서 어떤 문학적 흐름이 이어졌는지를 알 수 있고그 속에서 작가들이 오키나와의 삶역사문화를 어떻게 보여주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또한 각 작품 뒤에 실린 작품 가이드에서 작가와 작품을 설명하고 있어서 이들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여러 작가와 작품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좋았던 작가와 작품은 야마노구치 바쿠와 그의 시들이다애잔하게 다가오는 그의 시를 감상하면 오키나와인의 아픔이 하나씩 둘씩 가슴 곳곳에 스며든다오키나와인을 넘어서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들이 주는 매력도 상당하다.

 

문학은 이래서 좋은 것 같다멀리 있던 이가 어느새 바로 내 옆에 함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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