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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정치적인 시골살이 - 망해가는 세계에서 더 나은 삶을 지어내기 위하여
양미 지음 / 동녘 / 2024년 9월
평점 :
책은 총 6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부 시골로 가게 된 이유
2부 시골의 이동권
3부 시골의 건강권
4부 시골의 생존권
5부 시골의 기여와 정치
6부 시골의 민주주의
7부 시골의 군의원
초록색 표지를 가진 이 책은 한 장을 딱 넘기는 순간, 기존의 책들과 다르구나. 라는 생각이든다.
글자만 가득한 표지에 이렇게 설명을 자세히 하는 구나. 그 글을 읽고 있으면 첨에는 당황스럽고, 그 다음은 이걸 왜 쓸까? 싶고, 그 다음은 읽고 머릿속으로 그리고 싶고, 그 다음은 이렇게 하는 방법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 말은 긍정적인 자극을 주기에 충분했다는 뜻이다. 표지부터 신경쓴 책이다.
그 다음이 더욱 놀랍다. 보통 표지가 어떤 색을 띄던지 간에 내용은 흰종이(또는 미색)에 검은 글씨를 기본으로 한다. 이 책은 속지가 초록색이다. 글씨도 초록색이다. 뒤로 가면 흰 종이(약간 흰색을 가장한 미색?) 위에 초록색 글씨가 있다. 이건 마치, 나는 겉과 속이 같은 사람입니다. 라고 말하는 듯하다.
이렇게 책을 읽지 않았는데,
향기가 나는 것도 아닌데,
표지와 내용을 왔다갔다 거리면서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뛰게 가는 이 책 뭐니???
너 이름이 뭐니???(양희은 버전)
종 6부로 이뤄진 이 책은.
겉과 속이 같은 색을 가진 이 책은.
목욕탕 사우나를 연상케 하는 이 책은,
단언컨대 내게 오지 말았어야 했다.
리뷰를 쓰기 싫기때문이다.😂🌊
⭐️아무에게도 알려지않기를 바라면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게 되는 책.
1부에서 ‘삶에 필요한 기술’에 대한 부분에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만들기’ 였다.
삶에 필요한 기술에는 다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만든다....
똘똘이 스머프, 애디(뽀로로 친구), 그리고 유해진 배우가 생각났다. 궁리해서 필요한 물건을 뚝딱.
그렇게 치면 나는 굶어죽기 딱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책에서 제시한 12개의 방법 중(피드참조)
책과 관련된 것만 부분만 가지고 있었다. 진짜 자본주의가 낳은 바보다.
(중략)
자본주의 노예가 아닌 삶의 주체로 노예를 벗어나는 방법을 알려주는 기술은 대부분 자급자족이다. 이 모든 것을 예전에는 엄마가 다했다. 어린시절 엄마가 떠준 조끼 한번쯤 다 입어보지 않았나???
(중략)
작가는 도시에서의 삶, 자본주의의 삶, 자본주의가 낳은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에서의 삶에 저항하기 위해 시골행을 택한다.
그리고 2부부터 본격적인 시골생활이 시작되는데 ' 좌충우돌' 이라는 순둥한 표현을 쓰고 싶지 않다.
시골생활 역시 자본주의의 또 다른 형태를 낱낱이 밝히며 씁쓸한 시골생활의 민낯을 보여준다.
(중략)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문제점을 경험하고, 시정으로 요구하고 시정되지 않는 이유와 시정방향까지 제시한다. 그 이유를 찾는 과정에서 다시 자본주의가,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이 나온다. 그러니 돌고돌아 자본주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주의를 만나는건 당연한데, 그 자본주의가 ‘빈익빈 부익부’를 당연한 듯이 받아들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책장이 순십간에 넘어간다. 재미있는 소설도 아닌데, 너무 잘 넘어가서 탈이다.
그럼에도 가슴속 어딘가 끓어오르는 저항과 이 글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또 다른 저항을 받았을지도 생각한다.
작가의 글은 마치 물 위에 습자지를 올려놓은 것처럼 인간의 본연의 모습을느낄수 있다. 이기적이고, 욕망적이고, 성찰하지 않는, 주어진 대로 하루하루 사는 그런 모습.
또 그것과 대조적으로 작가가 6월 항쟁 시위대를 쫓아다니던 열정이 고스란히 보여주기도 한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제도는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익숙한 방식을 고수하려는 마음 때문에 조금이라도 다른 시도가 나오면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불편함을 숨기지 않고, 때론 무례하게 드러내곤 한다. 그리고 결국은 말과 행동이 따로 논다.
하지만 세상은 변해야 한다. 이 책이 그런 변화를 조금이라도 더 쉽게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새로운 페이지를 보여주는데 작은 불씨가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작가의 다음 행보가 무얼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