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불문 관통하는 글쓰기 : 기본 이론편
문수림 지음 / 마이티북스(15번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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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글쓰기 책들이 참 많이 쏟아져 나온다. 이 책은 또 어떤 이야기를 할까 궁금해서 펼쳐보았다. 글쓰기 책을 읽다 보면 마치 마라톤 준비 운동만 계속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뛰기는커녕 준비만 하는 느낌이랄까? 그런데도 자꾸 손이 간다. 이 책에서는 어떤 준비 운동을 말해줄까?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급하면 3장부터 보라고 마중물에서 이야기한다. 사실 1, 2장은 이미 여러 번 본 내용이 많아서, 글쓰기 책을 몇 권 읽어본 사람이라면 생략해도 될 것 같다. 저자가 제안한 대로 3장부터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AI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결론은 간단하다. 인간이 잘 써야 한다는 것. 얼마 전 AI로 논문 쓰는 강의를 유료로 들어봤는데, 역시나 결론은 "논문은 내가 써야 한다"였다. 이후 학교에서도 관련 강의가 무료로 열려서 듣게 되었는데, 결론은 같았다. 논문은 저자가 직접 써야 한다는 것. 등록금 값은 하는 느낌이랄까?

저작권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다루고 있다. 어떤 작가는 자신의 글과 유사한 글을 쓴 사람을 고소했다고 하고, 또 다른 작가는 자신의 연인 이야기를 글에 녹여내 주변인이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게 써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과연 글에 대한 저작권이란 무엇일까?

웹소설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주인공은 용감하고 눈치는 장롱에 두고 온 캐릭터다. 얼굴은 귀엽고 몸매도 귀여운(?), 그러나 가난하고 아픈 가족이 있거나 가족이 없다. 똑똑해서 혼자 대학을 가고, 아르바이트로 졸업까지 해낸다. 그런데 대출금 이야기는 안 나온다.

남주인공은 30대 초반의 까칠하지만 내 여자에게는 죽고 못 사는 재벌 2세. 키는 185cm가 넘고, 외모, 머리, 말빨, 체력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운동하는 장면은 없지만 여주인공을 언제나 가뿐하게 공주님 안기로 들어 올릴 수 있다. 이쯤 되면 이런 설정은 다 표절 아닌가 싶다. 캬캬캬.

3장에서는 어떤 글을 쓸 것인지에 대해 다룬다. 영상을 잘 만드는 사람이 글도 잘 쓴다고 누군가 말했다. 영상 제작 역시 대본을 쓰고 그걸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이 책도 그런 점을 강조한다. 모든 글은 결국 타인을 향해 있다. 글을 쓰는 분량에 대해 다른 책에서는 2000~2300자를 권했는데, 이 책에서는 3000자 이상을 권장한다. 사실 이 부분은 딱 정해진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고 작가의 판단에 따라 다른 것 같다.

글쓰기 팁을 깔끔하게 정리한 까만 상자 부분은 정말 딱 오려서 노트에 붙여두고 싶을 만큼 유용했다. 이 책은 글쓰기의 기본을 강조하며, 그 기본을 다지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글쓰기 책이 넘쳐나는 이 시점에,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메시지가 느껴졌다.

작가는 중간중간 위트를 섞어가며 글을 풀어나간다. 어떤 느낌이냐면, 웃기고 싶지만 엄청 참는 느낌? 군데군데 웃음을 터뜨리려다 드라이한 글로 꾹 눌러 담은 것 같아서, 작가가 은근히 개구쟁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기본 이론편인데, 그렇다면 실전편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담길지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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