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라는 남자 - 다가가면 갈수록 어려운 그 남자
마스다 미리 지음, 안소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마스다 미리, 이 작가의 공감 만화가 일본에서 누리는 대중적 인기는 3040대 여성들에게 갖는 서사적 호소력에서 비롯된다. 솔직히 말하면 그림은 살짝 조야하다 싶을 만큼 단순하고 소박하다. 주인공은 전문직 혹은 상류층 전업 주부의 화려한 삶과는 거리가 먼 싱글 ‘OL(Office Lady)’ 여성이거나 중산층 전업 주부다. 가족이라는 사회적 안전망 없이 맞이해야할 미래의 삶 혹은 젊음이라는 신체적 자원의 상실 앞에서 불안해하거나, 주어진 역할에 아무리 충실해도 자신의 삶에서 주인공이 아니라는 느낌 때문에,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좌절감, 분노를 안고 살아가며, 때로는 그러한 자신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는 보통사람들. 마스다 미리의 만화들은 그런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보여준다. 같은 하늘 아래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큰 위로를 받는 독자들이 많지 않을까 싶다.

 

다가가면 갈수록 어려운 그 남자, 아빠라는 남자

 

작가가 장성한 딸의 입장에서 자신의 아빠를 묘사한 수필 만화. 작가의 아빠 탐구 생활은 아빠의 개성, 가족들과 상호작용하는 방식, 그리고 작가 자신에게 미친 영향을 그리고 있다. 중년의 문턱에 들어선 딸에게 아빠는 여전히 어색하지만 연민과 애정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다. 집안의 유일한 남자인 아빠의 모습은 딸들과 아내에겐 다가가면 갈수록 어려운것이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을 담고 있다. 아마도 많은 아빠의 딸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

 

사족. 이 책에서 좀 특이하게 여겼던 지점은 작가가 아빠를 바라보는 시각이 철저히 가족 내 딸의 위치에서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직업을 가진 여성이라면 분명 직장 생활 속에서 이리저리 부딪히면서 생계 벌이자의 위치에서 아빠를 새롭게 이해하게 된 부분이 있을 터인데, 이 책에서는 그런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작가가 주로 프리랜서로 활동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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