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364일 블랙 로맨스 클럽
제시카 워먼 지음, 신혜연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금발머리 아름답고 부유하고 인기 많은 열일곱 소녀가 자기 생일에 자신의 시체를 발견한다. 기억을 잃은 채, 1년 전에 죽은 동급생 남학생과 함께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과거의 기억과 현재를 오가며 시공간 여행을 시작한다. 원제(Between)를 왜 [열일곱, 364]로 정했는지 알 수 없으나, 제목에 ‘17라는 나이가 들어간 건 꽤 적절한 것이었지 싶다. 추리, 로맨스, 청소년물의 요소가 적절히 버무려진 서사가 마치 한편의 미드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아마 조만간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10대를 소재로 한 내러티브의 핵심 정서 중 하나가 공포지만, 그 정서가 형성되는 메커니즘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듯. 미국의 경우, 성적이나 성적을 둘러싼 학교, 가족 관계에서의 갈등 보다는 계급적 문제가 더 큰 것 같다. 10대를 소재로 한 미국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클리쉐 중 하나인 미국 고등학교의 식당 풍경. 부유한 아이들끼리 무리지어 앉아, 전체 분위기를 압도하고 나머지 아이들은 그 헤게모니의 자장 안에서 최대한 자신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한다. 이너 써클의 무리와 주변 집단 간의 경계선, 계급 질서를 확인시켜주는 사소한 해프닝 중 하나, 왕따를 당하는 아이 중 하나를 골라 못 살게 구는 애가 있고, 그 누구도 그런 시비에 개입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학교 안의 계급 질서에서도, 여성성의 위계 안에서도 핵심 지위에 있었지만, 결국 그것은 비극의 요소가 된다.

 

재밌다.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첫 장면에서, 호기심이 마구 솟아올라 주인공이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에 적극 동일시하며 읽게 된다. 속도감도 좋고, 달달한 부분도 있어서 페이지가 잘 넘어간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caella20 2014-03-12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의 해외판?ㅎ

micaella20 2014-03-12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함 읽어 보고 싶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