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 저승편 세트 - 전3권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다소 심각해 보이는 제목과는 달리 가볍지 않은 감동과 재미,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만화. 마흔도 채 안된 나이에 술 접대 업무에 시달리다 과로사한 노총각(김자홍)을 포함해, 저승 재판에서 그를 변호하는 저승의 국선변호사(진기한), 그리고 죽은 영혼들이 저승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신화적 인물들 등 다수의 주인공이 풀어가는 이야기. 결국 ‘구원’에 관한 이야기인데, 여기서의 구원은 개인적 차원에 머물지 않고, 인간에 대한 연민에 기반하고 있다. 이승에서 크게 나쁜 일도 저지르지 않았고, 그렇다고 크게 좋은 일도 하지 않은 지극히 평범한 중년 남자 김자홍. 그가 저지른 나쁜 일이란 결국 거대한 부조리의 시스템 속에서 개인이 살아남기 위한 것이었는데, 그렇다고 이 책의 내러티브는 그가 저지른 나쁜 일에 면죄부를 주지는 않는다. 다만 그렇게 살아가는 평범한 인간에 대한 공감이 있을 뿐. 나는 거기서 구원의 에너지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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