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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동력 1
주호민 글.그림 / 상상공방(동양문고) / 2009년 7월
평점 :
무한경쟁의 각박한 현실 속에서 젊은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만화. 세상에 젊은이들이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루는 이야기는 많고 많겠지만, 「무한동력」의 내러티브가 와 닿는 이유는 뭘까.
3장. 자네는 꿈이 뭔가? p164.
주인공: 그런데...꿈이 밥을 주진 않잖아요...
아저씨: 지금 자네에게 필요한 건 밥이 아니야. 죽기 직전에...못 먹은 밥이 생각나겠는가, 아니면 못 이룬 꿈이 생각나겠는가?
하숙집 주인아저씨는 벌써 20년 넘게 생업은 뒷전으로 한 채 무한동력 영구기관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세상의 시선으로 보자면 그는 불가능한 것에 집착하는 괴짜일 수 있지만, 주인공을 비롯하여 그의 집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젊은이들에겐 묘한 감동을 주는 존재이다. ‘불가능한’ 꿈에 대한 열정을 가진 중년 남자와 꿈에 대한 상상력을 상실한 채 현실에 안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젊은이들. 이 책에서는 언뜻 매우 이질적으로 보이는 이들이 하숙집이라는 한 공간에 모여 살면서 뭔가 ‘좋은 것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저자 특유의 솜씨로 그려져 있다. 특히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며 실은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던 하숙생 ‘진기한’이 인생의 화살표를 되돌리는 에피소드가 인상적이었다. 하숙집 강아지의 생명을 구해준 것이 계기가 되어, 그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중 하나를 얻게 된다. 무엇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지 알게 된 것.
재미있고, 짠하고, 유쾌하고, 서글프고, 감동적이다.
사족. 전작 「짬」을 읽고 나서, 저자의 작품들을 섭렵하고 있는 중. 아마 나 같은 사람 많을 듯하다. 이 작가의 매력은 사람을 사랑하게 만든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