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발견 - 문화인류학자 케이트 폭스의 영국.영국문화 읽기
케이트 폭스 지음, 권석하 옮김 / 학고재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블랙 북스’라는 영국 코믹 시트콤을 보다가 그만 둔 적이 있다. 친구가 엄청 재미있다고 추천해줘서 잔뜩 기대를 품고 보기 시작했으나, 당최 접수가 되지 않는 유머 코드 때문에 시들해져버렸던 것. 문화인류학자가 영국인의 일상을 관찰하고 분석한 「Watching the English」는 영미문화권에서, 특히 문화인류학자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게 된 건 영국식 문화 코드에 대한 호기심 때문.

읽을 때는 재미있었는데, 두꺼운 책을 덮고 나면 이상하게도 뭘 읽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왜 그럴까, 책을 뒤적이며 다시 꼼꼼히 읽어보니, 관찰 기록만 있고 분석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영국인들의 대화, 관계 맺는 방식, 계급 문화, 소비나 취향 등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게 해 준다. 진심을 알 수 없게 하는 의뭉스러운 태도, 프라이버시에 대한 강박적 집착, 예의와 규칙을 중시하는 태도 등은 같은 섬나라인 일본인의 성향과도 일견 닮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점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는다. 저자 스스로 영국인다움이라고 정의한 성향을 일상의 규칙이나 코드에 맞춰 세심하게 관찰할 뿐. 마치 일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저자는 “도대체 영국인들은 왜 그런 성향을 갖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분석이나 해석이 없으니 편하게 읽히는 장점이 있지만, 읽고 나면 어쩐지 허전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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