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가?방가! 

코미디 | 한국 | 110 분 | 개봉 2010.09.30 육상효 김인권(방가), 김정태(용철), 신현빈(장미), 칸 모하마드 아사두즈만(알리), 나자루딘(라자)...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2648  

결론부터 말하면, 난 참 재미있게 봤다. 요즘처럼 불쾌하게 시리어스한 일들이 천지빼까리일 때, 특히 웃음 코드가 절실하다. 매사에 진지 모드로 임하면 번아웃되기 십상. 그러니, 웃으면서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재주꾼들이 그 재능을 발휘해주면 좋겠다는 생각.

육상효 감독의 영화는 처음인데, 참말로 재치있는 분일세! 누구 말대로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술자리를 함께 하고플 듯. 국문학 전공자답게 언어의 유희가 웃음을 자아내고, 그것이 영화를 끌고 가는 원동력이 된다. “이래봬도...얼굴로 먹고 살아요”라는 광고 문구도 그렇고, “방가? 방가!”라는 제목도 그렇고, 여기 저기 현실 패러디와 의미심장한 pun으로 가득하다. 현대의 한국판 인간 사냥, 역전된 추노라고 할 수 있는 ‘단속’이라는 기표마저 엉뚱하고도 발랄하게 비틀어버린다. 누군가 40자평에 ‘웃기긴 정말 웃기지만 맘 놓고 웃기에는 살짝 미안한 영화’라고 했던데, 그것이야말로 이 영화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웃으면서 미안할 수도, 속상할 수도, 씁쓸할 수도, 화가 날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재미’와 ‘웃음’이 모든 걸 압도한다. 그런데 그 웃음의 재료가 바로 인간을 비인간화하는 말도 안 되게 천박하고 폭력적인 현실이다. 그 억압적 권력을, 부조리한 현실을 웃음거리가 되면, 그 현장은 긍정적인 정치학의 분위기로 가득하게 된다. 그래서 좋았다. 극장을 나오면서도 웃을 수 있어서. 웃음 끝에 복잡한 뒷맛이 있어서 더 짜릿하다.

주연을 맡은 김인권의 연기도 좋았다. 해운대에서도 그랬지만 ‘이 한 몸 던져서 대중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캐릭터. 앞으로도 응원하고픈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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