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여, 오라 - 아룬다티 로이 정치평론
아룬다티 로이 지음, 박혜영 옮김 / 녹색평론사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http://video.google.com/videoplay?docid=945405493000735497

"내가 나르마다 프로젝트의 재앙에 대한 글 <더 큰 공공선>을 쓸 때, 무엇보다 내게 충격적이었던 것은 주어진 통계가 아니라 당연히 있어야 할 통계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인도정부는 댐 건설로 쫒겨나야 했던 사람들의 수에 대한 기록을 갖고 있지 않다. 이것은 가장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 인도 국가도 용서받을 수 없지만, 인도의 지식인 공동체도 용서받을 수 없다" -<9월이여, 오라> p11.

다른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서 (이번에는 이라크를 상대로) 사람들의 슬픔을 냉소적으로 조작하고, 세재와 조깅화를 파는 기업들이 후원하는 텔레비전 특집 프로를 위해 슬픔을 포장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슬픔을 싸구려로 만들고, 무의미한 것으로 만드는 짓입니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으 슬픔의 상품화,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인간의 가장 사적인 감정까지도 가차없이 약탈하는 야만주의입니다." <9월이여, 오라> p69.

<작은 것들의 신>과 <9월이여, 오라>. 10년 전에 <작은 것들의 신>을 읽었을 때의 단상을 떠올려 보면, 다소 선동적이고 분노에 찬 듯한 어조로 쓰여진 <9월이여, 오라>는 아룬다티 로이에게 있어서는 '이유있는 변신'이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 '작은 것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존경, '작은 세계'의 언어에 귀 기울이고자 하는 태도...이것이 아룬다티 로이가 가진 저항적 힘의 원동력이다.

아룬다티 로이는 그러한 힘에서 나오는 필력으로 인종주의, 신자유주의의 본질이 제국주의적 질서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꿰뚫어본다. 놀라운 것은 단.지. '소설가'로만 알려진 이 사람이 이러한 질서에 기반하여 세상에서 일어났던 일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정확한 정보와 명료한 분석력으로 독자들을 설득해 내고 있다는 점이다. 로이의 글이 그 어느 학자의 글보다 더 명료하게 신자유주의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건...다름 아니라 지식과 정보를 분석해 내는 로이 만의 독해과 지식 가공 능력이 다름 아닌 '작은 것들'에 대한 상상력과 공감 능력과 접합되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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