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의 방 - 성을 넘어 자기가 되는 삶 이다의 이유 1
버지니아 울프 지음, 지소강 옮김 / 이다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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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과 '500파운드'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1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온전하게 가질 수 없는 우리의 삶을 상징하는 이 두 가지가 가진 의미는 참으로 크다.




버지니아 울프의 강연을 엮은 '자기만의 방'을 이다북스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방'으로 새롭게 출간했다. 수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에 제목이 주는 매력을 감안한다면 시대의 흐름을 읽은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




'여성과 픽션'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부탁받은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과 연간 '500파운드'의 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것은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일까?



500파운드의 돈을 지금의 가치로 환산하면 2,500파운드 원화로 약 4,000만 원이 된다. 세금을 제외하고 생각하더라도 월 300만 원이 넘는 돈은 1인 가구 생활비론 꽤나 안정적이고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동명의 숙모의 유언으로 안정된 수입을 얻게 되면서 깨닫게 된 것을 버지니아 울프는 강연에 참석한 모든 여성들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어 했다.




지적 자유는 물질적인 것에 달려 있습니다.

P.211




경제력 그리고 창조의 공간



경제력은 자유를 의미한다.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 독립된 개체로 인정받는다. 결정에 책임을 지고 폭넓은 사고를 보장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고 선택할 수 있다. 글을 읽고자 선택할 수 있고, 어떤 글을 읽을지 그리고 글을 쓰고자 선택할 수 있다. 누군가의 허락 없이.


버지니아 울프가 살았던 시대는 여성이 적게나마 돈벌이가 가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유를 맛보기 시작한 시대이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지만 희망이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버지니아 울프는 숙모의 유산으로 생계를 위해 일하지 않고 온전히 글쓰기에 전념할 자유를, 그것도 충분한 자유를 얻었다.



그렇게 번 돈으로 생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이미 경험했을 테니까요. 그러나 아직도 내게 남아 있는, 이것들보다 더 지독한 형벌은 지난날 내 안에 새끼를 친 두려움과 비통함이라는 독입니다.

P. 80



지난날의 비통함을 떠올리면 고정된 수입이 가져다주는 기분의 변화가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이 세상 어떤 힘도 내가 가진 500파운드를 빼앗을 수 없습니다. 그로 인해 멈춘 것은 노력과 노동만이 아닙니다. 비통함과 증오도 멈추었습니다. 나는 누구도 증오할 필요가 없습니다. 나는 누구에게도 아첨할 필요가 없습니다.

P. 81






창조의 공간은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고 독립된 존재로 인정받는 공간이다.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기회와 여유 있는 시간은 굉장히 중요하다.


독립된 공간이 가지는 의미는 꽤 중요하고 필수적이다. 방해받지 않는 독립적인 방을 갖는 것은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구성원 간의 존중이 있어야 가능하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오랜 시간 앉아 사유하거나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은 기존 사회에서 여성에게 요구하는 역할을 모두 내려놓아야 가능하다는 것을 버지니아 울프는 말하고 싶은 것이다.



자유롭게 말하고 웃고 생각하고 울 수 있는 공간

나만의 창작에 몰두할 수 있고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는 공간이 주어져야 가능하다.



외부와의 접촉을 선택할 수 있고, 나를 온전히 내려둘 수 있으며, 내가 선택하고 통제권을 가짐으로써 예측할 수 있는 여유와 안정감을 준다.


아마도 이러한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현대의 사람들은 시간 단위 임대가 가능한 카페를 찾는 것일지도 모른다. 스스로의 공간인 ‘자기만의 방’을 소유하고 싶어서



위에 나열한 조건이 갖추어져야 비로소 좋은 글쓰기를 할 수 있다. 온전히 시간을 투자하고 자신이 가진 모든 재능을 쏟아부어 가장 좋은 문장을 뱉어 낼 수 있다.




셰익스피어에게 누이가 있었어도 그처럼 성공할 수 있었을까? 버지니아 울프는 가상의 인물을 예로 들어 말한다. 주변의 응원을 얻고, 가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학교에서 글쓰기 관련 교육을 듣고, 극단 문전에서 박대를 당하지 않고, 아직은 부족한 글을 읽어주고 이야기 나눌 사람을 만날 수 있었을까 질문을 쏟아내지만 결론은 여성 셰익스피어는 애초에 만들어질 수 없다에 다다른다.



그동안 비범한 재능을 지닌 그의 누이는 집에 남아 있었을 것입니다. 그녀는 이따금 남동생이나 오빠의 책장에서 책 한 권을 꺼내 몇 페이지를 읽었습니다. 그러나 그때 부모님이 들어와 그녀에게 멍하니 책이나 신문 따위를 보고 있지 말고 스타킹을 꿰매거나 스튜가 끓는지 살피라고 말합니다.

오빠와 마찬가지로 그녀도 연극에 취미가 있었습니다. 그녀도 무대 입구에 섰습니다.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으나 극단 남자들은 대놓고 그녀를 비웃었습니다.

P. 100



버지니아 울프가 강연 초기에 설정한 가상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은유와 비유를 드문드문 알아들을 수 있어 조금은 답답하지만, 그가 강연에서조차 직설적으로 말하지 못했던 현실을 탓해야 할 것이다.




깨어있는 여성으로 자신이 깨달은 것을 청중에게 전달하기 위해 고심한 모습이 역력하다. 이틀 동안 다양한 생각을 정리하고 전달 방식을 고민했을 것이다. 가상의 지역과 상황을 상상하고 의식의 흐름대로 흐르는 그 이야기 속에 숨은 뜻을 찾아가는 여정은 단시간에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여러 번 곱씹는 가운데 나보다 먼저 깨닫고 변화를 위해 노력한 이들의 발자취를 하나하나 따라가보고 싶다.




인간은 주어진 상황에 만족하며 평온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은 공허할 뿐이다. 인간은 행동을 취해야 한다.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없다면 새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여성도 남자 형제와 마찬가지로 능력을 키우기 위해 훈련해야 하고, 노력을 쏟을 분야가 필요하다. 여성은 지나치게 엄격한 구속과 완전히 정체된 환경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P. 139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버지니아울프의방 #자기만의방 #버지니아울프 #여성을위한글 #페미니즘 #이다북스 #이다의이유 #지소강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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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로스트 키친 - 어떤 마음은 부서지지 않는다
에린 프렌치 지음, 임슬애 옮김 / 윌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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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로스트 키친>을 읽다 참지 못하고 프렌치토스트를 만들어 먹었다. 눈앞에 펼쳐지는 다이너의 모습과 먹어본 적도 없는 음식이 눈앞에 펼쳐지는듯했다. 코끝에선 버터 향이 진하게 풍기는 듯한 착각도 들었다. 밤중에 갓 튀긴 도넛을 구하진 못하지만, 녹진하게 계란물을 머금은 프렌치토스트를 먹으며 에린이 일하는 다이너를 상상해 보고 싶었다.



기다란 조리대 끝에서는 할아버지가 무언가를 만지작거리다가 커다란 튀김기에 넣었다. 글리에서 시작해 튀김기로, 튀김기에서 시작해 그릴로 음악이 이어졌다. 할아버지가 뜨거운 기름에서 뜨끈뜨끈한 도넛을 둘, 넷, 여섯 개 꺼내서, 옆에서 진득하게 기다리던, 할머니의 손에 들린 기름종이 깔린 접시 위에 내려놓았다.

P.21




영화에서 본 기억들을 그러모아 에린 아버지의 다이너를 상상하며 주방에서 일하는 에린과 함께 요리를 해볼 수 있었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에린의 어깨너머로 프리덤의 풍경과 다이너의 일상이 눈앞에 그려진다.




낯선 이에게 내 두 손으로 정성을 다해 만든 요리 한 접시를 대접하며 친밀감과 연결감을 느끼고, 처음 한 입을 맛본 그가 혀에 닿은 음식의 맛과 질감을 즐기며 표정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일. 그것은 순진하고 커다란 만족감을 주었다.

P.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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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에서 '세상에 가장 멋진 공간들' 중 하나로 꼽히고, <블룸버그>에서는 '바다를 건너갈 만한 가치가 있는 음식점 12곳' 중 하나로 꼽힌 <<더 로스트 키친>>

이곳을 만들기까지 에린 프렌치의 삶은 길 잃은 식당(더 로스트 키친)처럼 삶의 방향을 잃은 듯 보였다.






다소 냉랭한 아버지의 태도와 성인이 될 때까지 벗어날 수 없는 가정환경에 답답함을 마주하며 에린의 대학 합격 소식에 같이 기뻐하고 고민했다. 큰 도시로 나가면, 대학을 졸업하면 희망이 있지 않을까? 자유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복선이 깔린 글을 보면서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했던 것이 어떻게 에린을 옥죄고 그의 발목을 붙잡을지 몰라 불안했다.




프리덤은 밝은 미래를 약속하는 곳이 아니었다. 우리는 성장기 동안 반복해서 '무언의 알림'을 받았다.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인생을 보람차게 살고 싶다면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고. 프리덤은 꿈을 실현하는 곳이 아니라고.

P.26





애써 참아낸 눈물이 도르륵 굴러떨어졌다. 집에서, 카페에서, 도서관에서

한 장 한 장 읽다 잠시 책을 덮었다. 와락 울어버릴까 바서




다들 낙태해야 한다고 난리였지만, 나는 아기를 낳았다. 그리고 나 같은 벽지 출신 여자아이들에게는 두 번째 기회는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2년의 대학 경험을 뒤로하고 중퇴했다.

P.92




책 막바지에 다달아선 참지 못하고 왈칵 눈물을 쏟았다. 다행이라서, 희망이 있어서, 행복해서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찾고 자신을 구속하는 것에서 해방되어 당당해진 에린과 그의 가족을 보면서 안도의 눈물이 또 났다. 오늘도 울보가 되었다.



로스트 키친이 개업하고 5년이 지났을 때, 디에나, 나의 어머니는 35년 넘게 이어졌던 아버지와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이혼했다. 아버지를 떠나면서 그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을 가둬두었던 껍데기를 찢고 다시 태어났다. 새로 태어난 어머니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었다.

P. 367



7월의 어느 따듯한 아침, 제임은 더는 앳된 티가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나, 돌아가고 싶지 않아."

나는 제임을 막지 않았고, 톰은 그 애를 막을 수 없었다.

P. 377





에세이라기엔 소설 같은 에린 프렌치의 삶은 굳이 애써 말하지 않은 우리 주변 누군가의 삶이라 생각했다. 태평양 건너 그 먼 곳도 비슷한 삶이라니... 아들이 아니라서 가시 같은 말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고, 사랑처럼 보이는 속박과 구속에 순응해야 했던 삶도 살아야 했다. 나도 아들로 태어났어야 했다는 말을 무척이나 많이 들었다.



내 평생의 소망은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자랑스러운 딸이 되는 것이었다. 착한 맏딸에게는 그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했다.

P.90




주어진 삶에 순응할 수밖에 없지만 순응하면 할수록 더 깊은 악순환의 굴레에 빠져드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많이 봐왔다. 적나라하고 슬퍼서 본인조차 마주하기 힘들었던 과거를 대중에게 그것도 사라지지 않는 글로 남기는 것은 방금 난 상처에 소금을 뿌리듯 굉장히 고통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에린 프렌치는 아픈 상처를 덮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곪고 아픈 부분을 과감히 드러내고 아픔을 참아가며 치료했다. 그 치료는 <더 로스트 키친>을 보는 나에게도 스며들고 있다.




에린의 힘든 나날을 보면서 느낀 그 마음을 같이 느끼고, 용기 내 일어서는 그 마음을 나누어 받았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을 같이 느끼고, 나 스스로 나를 다독이고 있는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그 마음을 나누어 받았다. 제임이 엄마와 함께 하고픈 그 마음에 어떤지, 디에나가 오랜 세월 견뎌낸 마음이 어떤지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 책을 쓰는 작업은 지금껏 했던 일 중에 가장 힘들었다. 글쓰기는 나를 고통스러웠던 시절로 데려가 그때를 다시 경험하게 했고, 세세한 정보와 찰나의 순간들까지 종이 위해 쏟아놓게 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느라 괴로웠지만, 나의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과 힘을 불어 넣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써내려 갔다.

감사의 말 중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으려 애쓰는 에린의 모습은 나의 한쪽 구석과도 닿아있었다. 가족에게서, 남자친구에게서, 아이에게서, 남편에게서, 직장에서 완벽하려고 애쓰고 인정받으려는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아님을 알지만 불안한 마음은 계속해서 스스로를 옥죈다. 아픈 경험이지만 스스로가 안정적으로 설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깨닫는다. 약물의존에서 벗어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굳건하고 안정적인 상태로 지내는 것. 그리고 한 발짝 더 나아가 서로를 믿고 위하고 협업하는 직장 동료들까지 안정적이게 서로를 맡길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어머니의 독립을 지지하고 새로운 동반자를 만나 성숙한 지지를 감사하는 에린 프렌치의 모습이 내가 배우고 추구해야 할 모습이라 생각했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함께 삶의 이유를 찾았다. 이곳에서, 외딴 시골 마을에 있는 작은 식당에서 우리는 함께 성장했다. 작은 공동체를 형성해 서로를 안아 일으키고, 응원하고, 사랑했다. 함께 이혼, 화해, 이별, 불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임신, 유산을 견대냈다. 함께 출산, 결혼, 중요한 순간들, 심지어 새로운 사랑도 축하했다.

P. 388




/



자신을 아픔을 통해 희망과 용기를 싹트게 해준 에린 프렌치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언젠간 나도 나의 이야기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전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그리고 '더 로스트 키친'에 방문해 따뜻한 에린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흔들리는 촛불 사이로 잔을 부딪히고 잔잔하게 깔린 음악 위로 웃음소리가 가득 차면서 다 지나왔다고 이제는 행복하기만 하면 된다고 서로에게 도닥 이면 좋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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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365일 2
블란카 리핀스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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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히고 짜릿한 그 두 번째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른을 위한 빨간 맛 소설

결혼으로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순진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출처 : 리서치페이퍼


2020년 환불원정대 실비(마마무 화사)가 남주와 상상 연애 중이라 언급해 더욱더 화제가 된 넷플릭스 드라마 <365일(365 dni)>은 전 세계 최고의 화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넷플릭스 가장 많이 본 영화 1위에 오르는 인기에 힘입어 속편을 제작 중이다. 그리고 원작 소설 365일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인 <오늘(Ten dzien)>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됐다.






<오늘>은 50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강렬하고 짜릿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넷플릭스 드라마와 첫 번째 시리즈 <365일>로 상상력의 기반이 아주 튼튼하게 다져졌다. 그 위로 무궁 무진한 이야기가 펼쳐지니 거침없이 책장이 넘어간다.




365일 시리즈 <오늘>의 매력은

보통의 소설과는 다르게 빠른 전개와 소설다운 설정에 있다.

마치 우리네 아침 드라마처럼 '이래도 되는 거야?!' 중얼거리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더욱더 거침없고 자극적인 묘사와 화려한 마피아의 삶


<오늘>은 라우라와 마시모의 사랑을 굉장히 자세히 그리고 거침없이 표현한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사랑 표현도 첫 번째 시리즈에 비해 자주 등장한다. 사랑에 빠지기 전 조심스러운 관계에서 이제는 결혼을 한 엄연한 부부이기에 거침없어졌다고 해야 할까.



또한 화려한 시칠리아 마피아 수장의 부인이 즐기는 삶은 가히 사치스럽다. 전편에 등장한 요트 타이탄은 물론이고, 집 한 채보다 비싼 명품 차들도 계속해서 등장한다. 이름만 들어도 화려한 런웨이가 그려지는 명품 패션 브랜드의 옷과 가방, 출장 메이크업과 헤어디자이너, 세계 유명 경기의 VIP석까지 최고가 아니면 등장조차 하지 않기에 라우라의 입장에서 서술하는 소설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위층으로 올라가서 곧바로 베르사체 매장으로 향했다. 마침내 멋진 스커트와 크림색 셔츠 세트를 찾아냈다. 거기에 검은 가죽 재킷과 검은색 펌프스도 골랐다. 나는 계산대 위에 옷을 올려놓고 신용카드를 내밀며, 직원의 놀라는 눈초리를 즐겼다. 금전등록기 화면에 표시된 어마어마한 숫자를 봐도 그다지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다.

P. 150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 오해와 음모, 예상하지 못한 위협들 

그리고 매력적인 남조연들


스피커 너머로 올가의 지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무것도 묻지 말고 잠자코 들어. 우리 이 섬을 당장 떠나야 해. 한 시간 있다가 호텔로 갈 테니까 아무도 못 보게 몰래 빠져나와. 알았지?"

눈물이 멈추지 않았지만 굳이 참지도 않았다.

그가 고통받는 걸 보고 싶어. 내가 느끼는 절망을 똑같이 느끼게 해주고 싶어....

P. 143



아슬아슬한 라우라와 마시모의 관계에 복잡하고 위험한 마피아의 세계까지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등장하는 남조연마다 어찌 그리 귀엽고 섹시하고 매력적인지. 미청년에서부터 젠틀한 중년까지 라우라와 친구 올가 주위로 향기로운 꽃을 탐닉하는 벌처럼 모여든다.




앞에 선 젊은이를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아틸라는 운동을 무척 좋아하는 게 틀림없었다. 몸에 꼭 달라붙는 얇은 셔츠 아래로 울퉁불퉁하게 도드라진 근육에서 시선을 떼기가 어려웠다. 구릿빛 피부에 초록색 눈동자, 완벽한 치열을 자랑하는 새하얀 치아까지, 근사한 남자였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이네.

p.163




시칠리아와 폴란드를 넘어 헝가리, 카나리아 제도까지 아름다운 유럽여행


지중해를 넘어 대서양까지 눈부시게 아름다운 섬과 바다를 배경으로 개인 제트기와 요트를 타고 종횡무진하며 유럽을 맛볼 수 있어 설렌다.



특히 시칠리아 메시나에 있는 아름다운 저택과 테네리페의 바닷가를 묘사할 때는 더없이 여행 가고 싶은 욕구가 치솟았다. 코로나로 2년이 넘게 해외여행을 못하니 글로 보는 아름다운 풍경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산책로를 통해 해변에 도착했다. 해안을 따라 펼쳐진 바다는 대부분 고요하게 물결쳤지만, 그중 몇십 미터 구간에서는 파도가 2층 높이만큼 어마어마하게 밀려왔다. 한쪽은 고용하고 다른 한쪽은 파도가 엄청나다니, 차므로 신비로운 광경이었다. 마치 한쪽 산등성이에는 햇볕이 쨍쨍한데 반대편엔 눈이 덮여 있는 테이데 활화산을 보는 것 같달까.

P. 475





호기심으로 시작된 첫 번째 <365일>에 이어 

상상력을 자극하며 엄청난 스케일로 전개되는 두 번째 <오늘>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해외 원서 표지를 보면서 표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누굴까 궁금했었는데 한 권 한 권 읽어보니 마지막 편에 어떤 내용이 나올지 어렴풋이 예상해 볼 수 있다.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소설이라는 것이다. 

"성인은 현실과 소설을 분리해서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인터뷰한 저자 블란카 리핀스카의 말처럼, 성인은 올바른 성관념과 주체적인 판단력을 갖고 이 소설을 읽으면 좋겠다.






365일 두 번째 시리즈인 <오늘>도 크리스마스 시즌이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연말엔 집에서 와인 한 잔에 <오늘>을 읽는 것은 어떨까



숨이 턱 막히고 말았다. 거대하고 아늑한 거실에 들어서자 이제껏 본 것 중 단연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트리가 한눈에 들어왔다. 온통 금색과 붉은색으로 장식된 트리였다.

"이게 다 뭐예요, 마시모?"

"너에게 주는 선물이야."

P.236






<365일> 첫 번째 편 리뷰

https://blog.naver.com/bangouli/222288833252







다산북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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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영어회화 : 루카 (스크립트북 + 워크북 + MP3 무료 다운로드) - 30장면으로 끝내는 스크린 영어회화 시리즈
라이언 박 해설 / 길벗이지톡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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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해변을 배경으로 귀여운 루카와 친구들의 모험을 그린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을 놓칠 수 없어 극장을 찾았다. 부드럽고 따스한 색감으로 아이들의 순수한 도전을 그린 루카를 무척이나 재밌게 보고 오랜 여운을 느꼈다.


올해 여름에 봤던 이 영화로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 <스크린 영어회화 루카>가 나왔다니.

이건 못 참지!!!



<루카>는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으로 영화로 이탈리아의 멋진 리비에라 해변을 배경으로 한다. 바닷속에서 사는 루카와 친구 알베르토가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올라와 친구 줄리아를 만나고 여행을 위한 작은 오토바이 베스파를 얻기 위해 3종 경기에 참여하는 도전과 모험을 그린 귀엽고 재미난 영화이다.




<스크린 영어회화 루카>를 고른 이유


재밌다.

실생활 영어 표현이 많다.

간단한 이탈리아어도 배울 수 있다.



아름다운 이탈리아 해변 마을을 보는 재미가 있어 눈이 즐겁고 루카의 가족들이 일상에 쓰는 표현이 많이 나와서 실용적이다. 그리고 배경이 이탈리아다 보니 다양한 발음을 들을 수 있고 상황에 맞는 간단한 이탈리아어 표현도 배울 수 있어 일석이조!




스크린 영어회화 시리즈가 좋은 이유

동일한 시리즈인 주토피아를 먼저 공부한 나에겐 이 시리즈 책에 대한 신뢰가 엄청나게 쌓여 있다.

영화 대사 전문이 책에 다 실려있고 음성파일로 계속해서 들을 수 있다. 대사와 지문 번역본이 나란히 있어 바로 찾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숙어 표현과 문화적 배경이 되는 표현도 설명해 주어 원어민이 이해할 수 있는 정도로 영화와 대사의 이해도를 높였다. 진짜는 워크북인데 주요 장면에 나오는 영어 표현과 문법을 설명해 주고 반복 연습해서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 준다. 30장면으로 나뉘어 있어 한 달 기간 동안 공부하기 적절하다.



바로 이장면!*

매 챕터마다 주요한 표현이 나오는 장면은 '바로 이장면!*'이라고 노란 점선으로 표시되어 있다. 실생활에 많이 쓰이고 중요한 표현 위주로 더 공부할 수 있게 해준다.

친절하게도 어려운 단어도 밑에 모두 있어 따로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줄였다.



활용도 높은 워크북


오늘 배울 표현

스크린 영어회화에서 워크북은 정말 정말 강추다!

'Warm Up! 오늘 배울 표현'에서 워크북에서 다룰 표현을 맛보기로 보여준다. 기억이 안 난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여러 번 반복해서 내 것으로 만들어줄 연습이 줄줄이 있으니까.




장면 파헤치기

스크립트 북에서 '바로 이장면!*'에 나온 표현 중에 주요 표현과 문법을 쉽고 간결하게 설명해 준다. 영화 속 장면의 흐름으로 영어 표현을 사용하는 상황과 문맥을 파악하고, 워크북에서는 좀 더 명확하게 짚어준다. 패턴의 의미를 알려주고 구체적으로 표현을 사용하는 법을 알려준다. 더불어 추가 예문으로 이해도도 높여주니 한 번만 읽어봐도 단번에 이해할 수 있다.




영화 속 패턴 익히기

장면 파헤치기에서 배운 표현 중에 가장 중요한 표현은 '영화 속 패턴 익히'기로 연습하고 응용하는 연습을 한다. 여기에 나오는 예문들이 정말 좋은데 매우 원어민스럽다고 해야 할까. 여기서 나만의 팁을 방출하자면 예문 한글을 보고 영작해 본 다음에 패턴 연습 문장과 비교해 보면 나의 문장이 얼마나 한국적인지 알 수 있다. 나와 다른 표현의 문장을 음원을 들으며 여러 번 반복하면 원어민 표현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나만의 꿀팁*

한글 문장을 보고 먼저 영작을 해서 비교해보기!



확인학습

앞에서 배운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페이지다. 스크립트와 워크북을 통해 5-6번을 반복하면 영어 표현이 자연스레 입에 붙고 대화를 보면 장면이 떠오른다. MP3 음원을 반복해서 듣다 보면 어느새 한 챕터를 내 것으로 만들었다는 게 느껴진다.




그동안 언어를 글과 책 위주로만 공부했었기에 적합한 상황과 뉘앙스를 알기는 어려웠다. 그리고 언어는 반복적으로 사용해야 하지만 재미가 없으니 쉽게 지치고 포기하기 일쑤였다.


<스크린 영어회화 루카>로 아는 것도 다시 보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반복하다 보면 이젠 대본만 봐도 어떤 장면인지 어떤 뉘앙스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자연스레 머릿속에 그려져서 재밌게 영어 공부를 할 수 있게 됐다 :)


포기하지 않고 꿈을 좇는 루카처럼 나도 영어 공부 계속할게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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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가 일 잘하는 법 - 선배도, 상사도, 회사도 알려주지 않은
피터(Peter) 지음 / 와이즈베리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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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업무 전체를 아우르는 '기획자의 시각'으로 말해주는 '일 잘 하는 법'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좋게 말하면 결정권만 뺀 사장님 마인드로 빡세게 일하는 법을 말하고 있고, 시쳇말로 일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 뼈 때리는 가혹한 책이다.



10년 넘게 소비재 기업에서 전략기획을 담당해온 저자 Peter는 자신의 노하우를 카카오 브런치에 올려 250만 조회 수 기록했다. 도대체 어떻게 일하시는 분이길래 그리 빡빡하게 일하면서 경영과 마케팅 공부를 동시에 하신 걸까. 책에 가득한 경영, 마케팅 용어만 봐도 저자의 수준이 꽤 전문적인 수준인 걸 알 수 있다.




어리바리했던 신입시절 이 책을 읽었다면 조금 더 넓게 그리고 멀리 보는 시간으로 조금 덜(?) 혼났을 수 있었을 거 같다는 즐거운 상상을 해봤다. 회사의 핵심 역량은 고사하고, 내 일이 타부서와 어떻게 연계됐는지도 모르고 일했던 그 시절에 필요했던 건 바로 '기획자의 시각'이다. 회사는 혼자만 일하는 것이 아닌 팀과 부서가 유기적으로 협업하기 때문이다.




기본, 실무, 공부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일 잘하는 방법을 조목조목 짚어준다.


항상 회사가 상대하는 고객 혹은 업체와 내 상사와 임원 사이의 괴리감을 고민했었다. 상사와 임원을 설득해야 비로소 내가 계획한 것이 고객에게 닿을 기회가 생기는데 각각의 다른 요구사항을 동시에 맞추는 것은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것과도 같았다. 그러나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은 상사와 회사에 포커스를 맞추라고 말하고 있다. 일의 순서를 이해하고 판을 읽을라는 것은 내 생각의 전환점을 가져다줬다.




가설 검증의 훈련으로 피드백 하는 것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일 잘하는 사람은 수많은 가설을 세우고 실패와 성공을 검증하는 프레임을 만들어 하나씩 하나씩 시도해 보는 것이다. 자신만의 데이터를 쌓아가다 보면 어느새 복잡한 과정이 짧게 줄어들고 예측 정확도가 올라가는 노하우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성공사례를 공부하여 나의 일에 적용할 수 있게 하고, 피드백의 정확성을 높이게 수치화하는 것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정말 스트레스 받는 것이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이다. 업무마다 특성이 달라 평가하는 방식이 다 달라야 하지만, 모든 일을 무조건 수치로 변환해야 하는 것은 막막하고 골치 아픈 일이기 때문이다. 동기부여가 되는 KPI 설정과 동시에 나의 성과를 수치로 나타내게끔 하는 것은 추후 연봉 협상에서도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기획자는 마치 예술가처럼 어느 순간 떠오른 새로운 영감으로 기존에 없던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99%는 지속적인 연습으로 탄탄한 기본기를 쌓은 뒤에 나머지 1%를 뉴스와 시장 트렌드 공부로 장식하는 것이다. 과거와 다르게 빠르게 변해가는 시장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변하지 않는 핵심이 있다. 게리 해멀의 혁신 이론과 조너선 번즈의 수익 관리, 맥킨지의 가치 창출에 따른 매출 성장법을 공부하고, 좋은 성공사례를 공부하고, 의미 있는 데이터를 뽑아내는 법과 보고서 잘 쓰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 기본인 것이다. 과연 나는 내가 하는 일의 기본을 잘 닦아 놨는지 다시 생각해 봤다.




이 책이 조금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회사에서 바라는 실질적인 인재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누구나 원하고 있지만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사실인 것이다. 오늘부터 나를 '기획자'로 두고 일해보려 한다. 객관적으로, 논리적으로, 수치에 근거해 결정을 내리고 전체를 조망하며 내 일을 찾아 만드는 '기획자'가 되어보자.








이 책은 와이즈베리로부터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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