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릴리언트 블루 (Brilliant Blue)
함지성 지음 / 잔(도서출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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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로렌입니다.

여름에 어울리는 소설 『브릴리언트 블루』 소개할게요.




푸르른 표지, 프랑스의 엑상프로방스, 여행지, 로맨스 이 모든 게 여름에 걸맞은 소설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골목은 곳곳이 여름이었다. 햇볕에 익어가고 있는 듯한 크림색의 건물들. 좁은 골목에 끼여 있는 잎도 크고 목도 두꺼운 커다란 나무들. 매일같이 열리는 시장에는 사랑으로 자란 과일과 채소들이 누워있고, 옆으로는 싱싱함으로 무장한 갖가지 꽃들이 자신이 빛깔을 뽐내며 태양을 향해 더욱더 높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 P. 104





주인공 수키는 친구 모나와 필립의 결혼식에 초대받습니다. 게으른 여름을 보내며 여유를 만끽한 엑상프로방스에 다시 가게 되죠. 곳곳에 추억이 묻은 버터 색 방에 누워 예전 이곳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전개됩니다. 리버와의 추억이 가득한 엑상프로방스에서 기억의 상자 속 깊은 곳에 있던 이 둘만의 간지럽고 은밀했던 이야기가 하나씩 하나씩 떠오릅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 엮인 이들의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지중해 유럽과 뉴욕을 넘나들며 기억의 조각이 연결됩니다.




『브릴리언트 블루』는 함지성 작가의 첫 번째 소설이자 두 번째 책입니다. 연극 영화를 전공한 작가는 에세이 <We All Sustain Ourselves in Different Ways : 우리를 살게 하는 저마다의 방법>을 2020년에 먼저 출간했어요. 뉴욕과 보라카이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첫 소설 『브릴리언트 블루』를 썼다고 합니다. 얼핏 보면 영문 번역본 같은 소설이라 흥미로웠어요. 한국 작가가 쓴 재미교포 2세 이야기라니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해졌죠.








여름과 여행. 가슴 설레게 하는 두 단어입니다. 반복되는 일상과는 확연히 다른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대감이 들기도 하고요. 저도 과감하게 떠난 곳에서 경험했던 여러 가지 일을 떠올리며 이 소설을 읽었어요. 도시의 고립된 삶과 대조되는 여유롭고 북적이는 프로방스와 보라카이의 삶 모두 수키는 즐기고 있는 것 같았아요. 단 한 가지, 소설이 끝날 때까지 풀리지 않은 궁금함을 끌고 가야 하는데 바로 리버와의 관계에요.





조금씩 아주 조금씩 수키의 기억에서 풀어 나오는 리버 이야기가 계속해서 종이를 넘기게 만들어요. 수키와 리버가 어떻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됐는지, 엑상프로방스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 둘의 관계는 그래서 어떻게 된 건지. 현재와 과거가 교차되면서 쌓여가는 궁금증이 이 책의 매력이에요.





웬만한 건 다 알 만했지만 우리는 그렇게 시시콜콜한 것이야말로 특별한 것이라 여겼다. 그와 난 남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어쩌다 만난 두 점에 불과했지만, 그 신비로운 정글과도 같던 끝없는 대화 속에서 나는, 운명과도 같은 사랑이 정말로 존재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P. 82






얼굴에 하는 마스크팩이 꽤 자주 소설에 나와요. 저도 얼굴에 하나 얹고 책을 읽을까 했지만 코를 파묻고 책을 읽는 게 버릇이라 마스크팩 에센스가 사방에 묻을 거 같아 그만뒀어요. 가보진 않았지만 눈에 그려지는 엑상프로방스의 모나와 필립의 집과 골목골목 그리고 뉴욕의 거리. 베일에 한 꺼풀 가려져 있는 것 같은 수키의 내면. 여름이면 번화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유학생들의 대화가 모두 『브릴리언트 블루』를 읽으며 떠올랐어요.





뉴욕의 토미 재즈를 찾아보고, 수키가 사랑하는 소설을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수키와 리버가 함께 들었던 카를라 브루니의 음악을 찾아보며 수키에게 그리고 이 소설에 천천히 녹아들었던 시간 덕분에 여운이 오래갑니다. 『브릴리언트 블루』를 읽으면서 얼마 남지 않은 페이지를 보고 심히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아직도 결말이 나지 않았단 말이야? 두근거림과 약간의 긴장감으로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나도 모르게 환하게 웃게 하는 결말을 맞을 거예요.








여름휴가 전에 이 소설을 꼭 읽어보길 바랄게요. 즐거운 기대감이 가득 일 테니까요.











#문장수집


우리는 영화를 보는 낸내 그렇게 귓속말을 주고받았다. 시선을 앞으로 고정한 채, 속닥속닥. 화면의 밝은 빛이 그의 이마와 눈썹 뼈와 광대뼈, 양쪽 뺨과 콧잔등, 그리고 입술에 하얗게 반사되는 것을, 나는 힐끔힐끔 곁눈질로 아껴 보았다. P. 77



Mon paradis, 수키는 나의 낙원이야. P.84



그렇게 이 한 번의 깜빡임으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고. 내가 살짝 들어 올린 눈썹 사이로 그를 들여다보고 있는 그 시간 동안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고 있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악의 없는 얼굴로 눈을 딱 한 번 깜빡인 뒤 시선을 피해버리는 바람에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잠시 잊었다가도 겨우 정신을 잡을 수 있었다고. P. 117



어쩌면 나는 그 순간 사랑에 빠졌는지도 모른다. 그 순간. 내가 그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진정으로 행복한지 돌아보던 그 순간. P. 141



나는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바람에 그것에 무력해지는 것이 두려웠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그가 없으면 단 1초도 살 수 없을 것 같은 나 자신이 싫었다. P. 165



산더미 같던 사랑은 결국 산사태 같은 그리움을 몰고 왔다. P. 214






잔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브릴리언트블루 #함지성 #잔 #잔출판사 #소설 #한국문학 #소설추천 #여름소설 #소설추천



골목은 곳곳이 여름이었다. 햇볕에 익어가고 있는 듯한 크림색의 건물들. 좁은 골목에 끼여 있는 잎도 크고 목도 두꺼운 커다란 나무들. 매일같이 열리는 시장에는 사랑으로 자란 과일과 채소들이 누워있고, 옆으로는 싱싱함으로 무장한 갖가지 꽃들이 자신이 빛깔을 뽐내며 태양을 향해 더욱더 높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 P. 104

- P104

웬만한 건 다 알 만했지만 우리는 그렇게 시시콜콜한 것이야말로 특별한 것이라 여겼다. 그와 난 남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어쩌다 만난 두 점에 불과했지만, 그 신비로운 정글과도 같던 끝없는 대화 속에서 나는, 운명과도 같은 사랑이 정말로 존재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P. 82 - P82

우리는 영화를 보는 낸내 그렇게 귓속말을 주고받았다. 시선을 앞으로 고정한 채, 속닥속닥. 화면의 밝은 빛이 그의 이마와 눈썹 뼈와 광대뼈, 양쪽 뺨과 콧잔등, 그리고 입술에 하얗게 반사되는 것을, 나는 힐끔힐끔 곁눈질로 아껴 보았다. P. 77
- P77

Mon paradis, 수키는 나의 낙원이야. P.84 - P84

그렇게 이 한 번의 깜빡임으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고. 내가 살짝 들어 올린 눈썹 사이로 그를 들여다보고 있는 그 시간 동안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고 있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악의 없는 얼굴로 눈을 딱 한 번 깜빡인 뒤 시선을 피해버리는 바람에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잠시 잊었다가도 겨우 정신을 잡을 수 있었다고. P. 117 - P117

어쩌면 나는 그 순간 사랑에 빠졌는지도 모른다. 그 순간. 내가 그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진정으로 행복한지 돌아보던 그 순간. P. 141 - P141

나는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바람에 그것에 무력해지는 것이 두려웠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그가 없으면 단 1초도 살 수 없을 것 같은 나 자신이 싫었다. P. 165 - P165

산더미 같던 사랑은 결국 산사태 같은 그리움을 몰고 왔다. P. 214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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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들 환상하는 여자들 2
브랜다 로사노 지음, 구유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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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로렌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브렌다 로사노의 『마녀들』입니다.




은행나무 환상독서단 두 번째 책이에요. 미국 젠지 작가의 <우주의 알>에 이어 흔히 접할 수 없는 멕시코 신세대 작가의 소설이라 매우 기대됐어요. 표지와 제목도 굉장히 강렬하죠. 아마도 멕시칸 전통 복장에 새의 머리를 한 사람을 보니 이집트 신도 떠오르고 여러 가지 질문이 머리를 가득 채웠습니다.




나는 샤먼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치유자라고들 하지요. 나더러 마녀라고 하는 이들도 있고요. P. 21





『마녀들』은 팔로마의 죽음으로 시작됩니다. 언어의 치유자이자 샤먼인 주인공 펠리시아나는 친척인 팔로마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기자 조에는 유명한 치유자인 펠리시아나를 취재하게 되죠. 펠리시아나가 어떻게 언어의 치유자가 됐는지, 팔로마가 남성이었던 가스파르에서 무셰 여성인 팔로마가 된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기자인 조에의 이야기가 펠리시아나의 이야기와 만나며 팔로마의 죽음에 다가가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소설은 처음부터 화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시작됩니다. 어투로만 구별지을 수 있는 화자가 교차되며 자신이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어린 시절의 이야기부터 시작하죠. 팔로마의 죽음과는 동떨어져 보이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전혀 다른 삶을 산 두 화자가 먼 길을 돌아 어느새 하나의 화자로 겹치지는 듯이 전개됩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주인공 펠리시아나는 '마녀'라고 불립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부당한 부탁을 거절했을 때 '마녀'라고 불린다는 거죠. 기자인 조에의 어머니는 남다른 예지력 비슷한 것이 있습니다. 이를 설명할 때 '마녀'같은 면이라고 하죠. 치유자와 마녀 사이의 균형을 잡는 저울이 마녀로 기우는 그 지점을 『마녀들』에서 잘 보여주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주인공 펠리시아나 측면에서 가장 두드러진 지점은 정치인 부인의 부탁을 거절했을 때 직접적으로 '마녀'라는 말을 듣는 것이죠. 조에의 경우에는 조에의 동생 레안드라의 행동이 과격해짐에 따라 사람들의 무의식에 깔린 '마녀 같은'이미지입니다. 팔로마의는 오히려 '마녀'적 프레임에 부합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동을 하죠. 우리 사회 전반에 깔린 여성차별, 불평등, 선입견을 잘 보여줍니다.






언어의 치유자 펠리시아나를 둘러싼 이들이 나타내는 모습도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펠리시아나의 유명세를 빌어 미래를 점치는 것으로 이득을 얻는 타데오는 사기꾼임에도 불구하고 '마녀'라 칭하지 않죠. 뒤에서 흉을 볼 뿐 어떠한 사회적 제약이나 제재를 받지 않아요. 펠리시아나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이들의 방식도 어딘가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의 고마움을 표현하는데 굉장히 일방적입니다. 멕시코 한 시골마을, 그것도 소위 깡촌에 사는 펠리시아나에게 도시인의 기준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나름 발전된 도시에 사는 사람으로서 언제나 베푸는 쪽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나 봅니다. 저 계발 국가 아이들에게는 태블릿 PC 한 대보다 우물 하나를 파주는 게 더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인터넷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태블릿 PC는 쓸모도 없을뿐더러 인터넷을 통해 배우는 접하는 게 현실과 너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우리가 다른 언어를 왜 배워야 합니까. 이곳에서는 아무도 공용어를 배우고 싶어 하지 않아요. 도시의 옷을 입고 싶어 하지도 않고요. 우리가 그들의 언어나 의복에 대하여 왈가왈부하지 않듯, 그들도 우리의 언어와 의복을 존중해 주면 좋겠군요. P. 251





두 화자의 삶을 따라오다 보면 인터뷰라기보단 일기 같은 혹은 시간 여행을 하듯 이들을 속속들이 알게 되죠. 어려서 혹은 삶을 살아내야 해서 스치듯이 덮어버리듯 지나친 사건들을 들춰보며 이 두 여성은 지나간 감정을 떠올리고 마주합니다. 슬퍼할 겨를도 없이 넘어내야만 했던 삶의 고비가 덤덤하게 다가와 뒤늦은 감정의 보따리를 풀어 놓게 되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우리를 발견합니다. 나의 이야기일 수도 너의 이야기일 수도 있는 이야기. 여자로 태어나 할 수 없다고 정해진 일들을 받아들어야만 했고, 자매간에 미묘한 카드 패 쟁탈권일 수도 있고, 부모님의 불화에 가슴 졸여야 했을 수도 있고, 임신의 불안을 혼자 떠안아야 했을 수도 있으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해야만 하는 그 모든 것들 말이죠.




조에 양의 이야기를 하십시오, 나의 이야기를 하십시오, 조에 양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는 두 개의 다른 이야기가 아닌 하나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P. 313










디즈니 픽사 영화 <코코>는 멕시코 망자의 날이 배경입니다. 죽어서도 다른 이들이 기억하지 못하면 망자의 세계에서 살아갈 수 없죠. 잊힌 자는 영원히 사라지는 두 번째 죽음을 맞이해야 합니다. 멕시코 인들에게 기억이란 자신의 전부이자 자신을 남기는 유일한 방법인가 봅니다. 나를 구성하는 기억을 하나하나 제대로 쌓지 못하면 내면의 상처와 고통으로 죽음이 알을 낳게 되지요. 이렇듯 중요한 기억을 치유하는 '마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저도 언어의 치료를 받았습니다. 잊었던 기억을 떠올리고 후회한 일들을 떠올리며, 그럴 수밖에 없었고 그랬어야 하며 미처 풀지 못한 채 쌓아둔 감정의 보따리를 조심스레 열어봤습니다.






우리의 이야기 『마녀들』을 읽으며 우리가 치료되죠. 여성이란 존재의 과거와 현실을 알게 되고, 자신을 여성으로 정의 내린 이가 마주하는 현실도 엿볼 수 있습니다. 지구 반대편의 언어가 이곳으로 건너와 치유가 되는 경험을 누리시길 바랄게요.










#문장수집


나는 사람들의 앞날을 봅니다. 사람들의 앞날을 분명하게 볼 수 있는 것은, 그것이 바로 언어인 까닭입니다. 때때로 과거와 미래가 현재 안에서, 언어 안에서 돌아다니는 까닭입니다. P. 29



딸아, 고개를 들거라, 어미처럼 일하거라, 세상 모든 여자처럼 열심히 일하거라, 세상 모든 여자처럼 앞으로 나아가거라. P. 32



남성우월주의적으로 굴러가는 체계 안의 문제도 똑같아. 너도, 레안드라도 한계에 부딪치는 벼룩이 아니야. 조에, 명심하거라. 너희는 원하는 만큼 높이 뛰어오를 수 있단다. 유리병에 뚜껑이 있다면, 너희가 직접 없애는 거야. P. 97



"너는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구나", 그 말은 곧, 나에 대한 엄마의 기대란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엄마의 방식이었다. P. 98



그러니까 이게 어디서 오냐면 말이지, 여자들은 모두 자기 안에 마녀 같은 면을 조금은 품은 채로 태어난단다.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지. P. 131



나는 여자고 내 이름은 펠리시아나입니다. 신께서 나를 아시므로, 온 하늘이 나를 압니다. 나는 여자이고 치유자입니다. 언어가 내 것이기 때문입니다. P. 158




나는 마녀가 아니란다, 나는 점쟁이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야, 나는 언어이고 언어의 단어들은 현재이며 책이 내게 주어졌으니, 나는 책-여자이자 언어란다. P. 289








은행나무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마녀들 #브랜다로사노 #구유옮김 #은행나무 #환상하는여자들 #환상독서단 #서평단 #해외문학 #시리즈 #소설추천 #멕시코문학 #멕시코소설

나는 샤먼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치유자라고들 하지요. 나더러 마녀라고 하는 이들도 있고요. P. 21 - P21

조에 양의 이야기를 하십시오, 나의 이야기를 하십시오, 조에 양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는 두 개의 다른 이야기가 아닌 하나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P. 313 - P313

나는 사람들의 앞날을 봅니다. 사람들의 앞날을 분명하게 볼 수 있는 것은, 그것이 바로 언어인 까닭입니다. 때때로 과거와 미래가 현재 안에서, 언어 안에서 돌아다니는 까닭입니다. P. 29 - P29

딸아, 고개를 들거라, 어미처럼 일하거라, 세상 모든 여자처럼 열심히 일하거라, 세상 모든 여자처럼 앞으로 나아가거라. P. 32 - P32

남성우월주의적으로 굴러가는 체계 안의 문제도 똑같아. 너도, 레안드라도 한계에 부딪치는 벼룩이 아니야. 조에, 명심하거라. 너희는 원하는 만큼 높이 뛰어오를 수 있단다. 유리병에 뚜껑이 있다면, 너희가 직접 없애는 거야. P. 97 - P97

나는 마녀가 아니란다, 나는 점쟁이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야, 나는 언어이고 언어의 단어들은 현재이며 책이 내게 주어졌으니, 나는 책-여자이자 언어란다. P. 289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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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지 않아도 빤짝이는 중 - 놀면서 일하는 두 남자 삐까뚱씨, 내일의 목표보단 오늘의 행복에 집중하는 인생로그
브로디.노아 지음 / 북폴리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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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로렌입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책은 『꿈꾸지 않아도 반짝이는 중』입니다.




여행 유튜버 브로디와 노아의 에세이입니다. 유튜브에서 담기 힘들었던 이들의 성장과정을 글과 귀여운 일러스트로 담아냈어요. 내지 첫 장에는 브로디와 노아의 사인도 담겨 있고 술술 읽히는 에세이라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읽어 내릴 수 있더라고요.









『꿈꾸지 않아도 반짝이는 중』으로 알게 된 유튜버이지만 이들의 경력은 제가 이미 알고 있는 게 많이 있더라고요. 대표적인 게 '원소주' 인스타그램 계정과 요즘 핫한 카페인 '테디뵈르하우스'예요. 특히 테디뵈르하우스의 곰돌이가 참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노아의 솜씨였네요.











'자신의 관심사와 열정을 탐구하기.'그리고 이것을 삶의 지침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 P. 203





'시대를 잘 타고났어.' 처음 소개를 보며 든 생각이 이들의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다 보니 바뀌었어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마어마한 노력을 쌓아왔기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브로디의 경우는 중학교 때부터 컴퓨터로 다룰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독학으로 배우고 나이를 속여(이것도 실력이 받쳐주니 가능한 일이다) 일해온 게 모두 경험과 경력으로 쌓였습니다.



오랜 시간과 정성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죠. 거기에 관심과 흥미까지 더해지면 이것이 불여락지자(不如樂之者 즐기는 자만 못하다) 이니까요. 타인의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쉽게 판단해버린 저의 모습을 돌아보았습니다. 요즘 너도 나도 유명세를 치르는 시대라고 저평가하는 게 아니라 수많은 이들의 노력을 드러내기 좋은 시대가 됐다고 기뻐하고 인정해야 하는데 말이죠.









저의 지속적인 노력을 생각해 봤습니다. 관심사는 많은데 한정된 열정을 이곳에 부었다 저곳에 쏟아버렸어요. 쌓이기보다는 흩뿌려진 게 대부분인 거 같네요. 그래도 하나, 딱 하나 잘 쌓아온 게 있다면 바로 독서와 서평 쓰기입니다. 한 권씩 읽고 조금씩 남기다 보니 7년 동안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두꺼운 책, 일명 벽돌 책이라고 하죠. 처음에는 '언제 다 읽어...'하며 한숨부터 나왔는데, 이제는 '얼마나 재밌길래 이렇게 두껍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꿈꾸지 않아도 반짝이는 중』를 통해서 로망대로 사는 청춘이야기를 엿볼 수 있었어요. 세계를 여행하며 돈도 버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도 신기했고 재밌었지만 그동안 쌓아온 이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거 같았어요.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중 하나기에 동질감도 느끼고 용기도 얻었습니다. 저도 저만의 색으로 반짝이길 바라며 꿈꾸는 이들이 이 책을 읽고 많이 느끼고 많이 배우면 좋겠네요.









#문장수집


일로써 나의 가치를 인정받고 그것이 곧 삶의 원동력인 나와 달리, 노아는 기본적으로 본인의 전문 분야에 '난 잘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일 뿐이야'라는 기조가 깔려 있다. P. 50



창작자로서 우리 본체의 캐릭터보다는 만들어낸 결과물과 실력이 더 중요했던 기존 디자인 업무에 비해, 많은 광고주들에게 우리 자신이 캐릭터로서 거론되는 일도 그동안 본업을 통해 느껴보지 못한 색다르고 재미있는 경험 중 하나다. P. 160









북폴리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삐까뚱씨 #디지털노마드 #노마드워커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여행 #유튜브 #북폴리오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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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판타스틱 잉글리시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82
신현수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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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포자가 영어천재가 되는 타임슬립에 독립운동을 하는 짜릿함을 곁들인 청소년 소설입니다.





안녕하세요, 로렌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조선 판타스틱 잉글리시』입니다.




한국인이라면 밀린 방학 일기처럼 마음 한편을 무겁게 만드는 게 영어일 텐데요. 21세기 대한민국에선 흔하디흔한 영포자인데 우연히 일제강점기로 돌아가 영어 천재가 된다면? 생각만 해도 짜릿하고 재밌을 거 같아요. 즐거운 영어천재의 삶만 누리고 싶지만 미션을 완수하지 못하면 21세기로 돌아올 수가 없기에 이리저리 일을 벌이게 되는 주인공 오로라를 따라 일제 강점기로 가 볼까요.











아무튼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받았는데 20세기에 와서까지 영어 얘기를 듣고 있자니 골치가 아팠다. 그런데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오자마자 여기서도 온통 영어 이야기라니. P. 18





주인공 오로라는 친구 임수지와 함께 드라마 세트장에 놀러 갑니다. 일제 강점기 경성을 재현한 세트장에서 전차를 타게 되는데 우연히 일제 강점기 경성 전차에서 내리게 되죠. 지나가는 사람들이 일본어를 하는데 신기하게 알아들을 수 있어 어리둥절해 있는데, 수지와 똑같은 얼굴을 한 친구가 다가와 아무렇지 않게 조선말을 합니다. 주머니에 들어 있는 스마트폰에서는 미션을 완료하지 못하면 21세기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하는데 도대체 미션은 무엇인지 알려주지도 않네요. 배꽃 학당으로 등교하니 외국에서 유학한 선생님 마저 영어를 잘한다고 오로라를 칭찬하고 영어 과외 자리를 소개해 줍니다. 독립운동하러 사라진 아버지, 몸져누운 어머니, 동생 학비까지 오로라가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데 영어 과외를 한다는 현지완은 영어의 E도 관심이 없네요. 미션을 완수해야 미래로 돌아갈 수 있는 오로라는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줄거리만 봐도 빨리 다음 내용을 읽고 싶어지지 않나요?

흥미진진한 줄거리도 좋지만 청소년 문학이 가진 매력 덕분에 이야기 속으로 깊이 빠져들 수 있었어요. 저는 세상살이가 팍팍하게 느껴질 때 청소년을 대상으로 쓰인 소설을 읽습니다. 잘 짜인 전개를 기본으로 사건의 복잡성이나 인물 간의 갈등이 상대적으로 단순해서 쉽고 빠르게 읽혀요. 이야기의 강렬함은 그대로이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순해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단순하게 바라보고 순수하게 생각할 때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잘 흡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로라와 스미레가 나눈 대화와 사과가 기억에 남습니다. 말해 무엇하랴하고 마음의 문을 닫거나 앞뒤 안 가리고 버럭 화를 쏟아 낼 수도 있지만 둘의 차분한 대화와 사과는 어른인 저를 돌아보게 만들었거든요. 자존심을 내세우고 상대방을 미워하는 말을 할 수도 있지만 온전히 사실과 서로의 존중에 근거해서 대화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게 좋았어요. 성숙한 어른으로 가는 단계를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작가님의 바람처럼 배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어요. 역사를 통틀어 그 어느 때보다 체계화된 지식을 많이 배우고 있지만 뜨거워야 할 열망은 무척이나 차가운 게 우리의 현실이지요. 케이팝과 케이 드라마의 영향력을 경험하는 시대에 살면서 문화의 힘이 국력임을 몸소 경험하면서 이 영향력에 더 깊이 있는 사상과 정신이 담기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려면 진정한 배움과 열정이 우리의 밑바탕이 되어야겠죠. 수박 겉 핥기 식 공부에 몸과 마음만 지치는 청소년이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역사를 잊은 자에게 미래가 있을 수 없죠. 치욕스러웠던 지난날을 기억하고 새로운 배움으로 무장하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영어를 공부하는 저에겐 이 책은 영어를 받아들이는 시각을 바꿔주었습니다. 수동적으로 영어를 배우기만 하면 타국 언어에 담긴 생각과 힘의 논리에 종속되지만, 언어를 도구 삼아 발전의 기회를 찾고 나와 우리 문화를 알린다면 더없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조선 판타스틱 잉글리시』 어지러운 정세와 맞물려 정말 딱 맞는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 눈물을 그렁거리며 감사한 마음과 결의를 다지게 됐거든요. 영어에 한 맺힌 분들이 읽어도 좋고 자녀와 함께 읽어도 좋을 소설이에요. 이 책을 쓰게 된 작가님의 계기도 참 재미있으니 작가의 말을 꼭 읽어보시기 바랄게요.





#문장수집


로라가 21세기 영포자이든 아니든 상관없어. 로라는 내게 희망을 준 사람이니까. 조선이 영영 독립 못 하고 일본 식민지로 살 거라고 생각했는데 1945년 8월 15일에 독립한다니까 너무 기뻐. 1945년이면 내 나이 스물아홉이겠네. 나, 그때까지 뭐든 열심히 할 테야. 조선이 해방되는 그날을 위해 조선에 힘이 되는 사람이 되겠어. P.71



로라한테 구경시켜 주려고 왔지만 혼마치 올 때마다 마음이 안 좋아.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거든. 그래서 나도 자주 오지는 않는데 독립에 대한 염원을 다지기엔 이만큼 좋은 장소도 없어. 분노 유발 거리라서. P. 84



사실 종로서 취조실에 들어설 때부터 무시무시한 공포에 몸이 움츠러든 상태였다. 취조실은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음습하고 흉측했다. 침침한 불빛 아래 가죽 채찍이며 쇠갈고리, 몽둥이 따위가 벽에 잔뜩 걸려 있고, 한구석에는 물이 가득 당신 물통과 전기의자, 못이 촘촘히 박힌 커다란 나무 상자가 보였다. 핏자국으로 얼룩덜룩한 바닥도 너무 섬뜩해 발을 디디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P. 142



일제 강점기의 삶을 몸소 체험해 보니 더는 머물 곳이 아니었다. 내가 역사 인식 없이 너무 편안하게 살아왔다는 것도 뼈저리게 와닿았다. P. 165



『조선 판타스틱 잉글리시』를 통해 나는 영어든 그 무엇이든 '배움에 대해 마음을 열면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라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소설 속 로맨스의 주인공인 로라와 지완이 그러했듯이...... P. 194 l 작가의 말







미래인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조선판타스틱잉글리시 #신현수 #미래인 #청소년문학 #소설추천 #책추천 #타임슬립 #로맨스

『조선 판타스틱 잉글리시』를 통해 나는 영어든 그 무엇이든 ‘배움에 대해 마음을 열면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라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소설 속 로맨스의 주인공인 로라와 지완이 그러했듯이...... P. 194 l 작가의 말 - P194

로라가 21세기 영포자이든 아니든 상관없어. 로라는 내게 희망을 준 사람이니까. 조선이 영영 독립 못 하고 일본 식민지로 살 거라고 생각했는데 1945년 8월 15일에 독립한다니까 너무 기뻐. 1945년이면 내 나이 스물아홉이겠네. 나, 그때까지 뭐든 열심히 할 테야. 조선이 해방되는 그날을 위해 조선에 힘이 되는 사람이 되겠어. P.71 - P71

로라한테 구경시켜 주려고 왔지만 혼마치 올 때마다 마음이 안 좋아.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거든. 그래서 나도 자주 오지는 않는데 독립에 대한 염원을 다지기엔 이만큼 좋은 장소도 없어. 분노 유발 거리라서. P. 84 - P84

사실 종로서 취조실에 들어설 때부터 무시무시한 공포에 몸이 움츠러든 상태였다. 취조실은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음습하고 흉측했다. 침침한 불빛 아래 가죽 채찍이며 쇠갈고리, 몽둥이 따위가 벽에 잔뜩 걸려 있고, 한구석에는 물이 가득 당신 물통과 전기의자, 못이 촘촘히 박힌 커다란 나무 상자가 보였다. 핏자국으로 얼룩덜룩한 바닥도 너무 섬뜩해 발을 디디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P. 142 - P142

일제 강점기의 삶을 몸소 체험해 보니 더는 머물 곳이 아니었다. 내가 역사 인식 없이 너무 편안하게 살아왔다는 것도 뼈저리게 와닿았다. P. 165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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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세탁소 - 나쁜 기억을 지워드립니다
하이디 지음, 박주선 옮김 / 북폴리오 / 2024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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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발견하는 뭉클하고 철학적인 이야기로 위로가 됩니다.






안녕하세요, 로렌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나쁜 기억을 지워드립니다 시간세탁소』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주변에 있는 가게들을 통해 부정적인 생각이나 상처를 치료받는 소설이 많이 등장했죠. 이 소설도 그런 유의 소설 중 하나라고 생각했어요. 대략의 내용도 전개도 예상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예상과는 반대로 이 얇은 책을 읽는 데 며칠이 걸렸습니다. 매주 한 번씩 상담을 받듯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뭉클하고 의미 깊었어요. 이야기와 비슷한 경험을 떠올리게 했고 감정이 솟구쳐 책장을 쉽게 넘길 수 없더라고요.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눈물을 글썽거리며 읽다 보니 꽤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이야기가 저를 사로잡는 이유는 짧은 시간 안에 인간사의 모든 아름다움을 응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P. 224 ㅣ 저자 후기






저자 하이디는 심리학 박사님입니다. 이야기의 힘을 믿는 박사님은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고요. 세탁소 사장님인 주인공의 알쏭달쏭 한 말은 시간을 들여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하는 철학적인 고민이 녹아 있었어요. 고등학생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에서부터 성공을 위해 달리는 현대 직장인까지 세탁소를 방문하는 이들은 각양각색이었습니다. 모두 우리의 이야기라 생각이 든 이유는 아마 심리학자이자 심리상담사인 저자가 현대인이 겪는 어려움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기 때문인 거 같아요.







나는 여기서 손님들이 가져오는 옷과 물건들을 만나요. 그것들을 깨끗하게 세탁해 말리고 나면 각각 주인이 와서 가져가죠. 잠시 만났다가 헤어지는 거예요. 인생의 모든 것들이 '헤어짐'을 위해서 만나는 건지도 몰라요. P. 22







이 책의 이야기가 좋은 이유는 세탁소를 찾는 손님들의 이야기만 모아 놓은 게 아니라 세탁소 주인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는 것이에요. 타인에게 조언을 해주는 인물은 성인군자처럼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만 인간이란 동물은 절대 완벽할 수 없거든요. 타인에게 쉽게 드러낼 수 없는 일을 겪었지만, 충분히 겪고 경험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잘 소화한 사람은 타인에게까지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내가 처한 현실에 매몰되면 좁은 시야와 생각에 갇히게 됩니다. 다른 이들의 말을 들어도 귀에 들어오지 않고 나의 문제점은 잘 보이지도 않게 되더라고요. 『나쁜 기억을 지워드립니다 시간세탁소』를 읽으면서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타인을 보면서 스스로 겪는 문제를 객관화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철학자 같은 세탁소 주인의 이야기를 곰곰이 곱씹어 보면서 가장 보통의 진리 안에 정말 큰 뜻이 담겨 있었구나 하고 깨닫게 됐어요.








심리학 책이나 심리 상담이 부담스럽다면 『나쁜 기억을 지워드립니다 시간세탁소』으로 나를 보듬어주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 문제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혹은 그저 따스한 위로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좋겠네요. 구석구석 곱씹어 볼 문구가 많으니까요. 현대를 살아가는 상처 받은 독자들에게 위로가 되는 책 『나쁜 기억을 지워드립니다 시간세탁소』 추천합니다.






#문장수집


시간은 계량화나 디지털화될 수 없는 개념이기 때문에 아무도 시간을 가질 수 없어요. 그래서 일을 안 하는 시간은 삶에서 '일을 안 한 부분'으로 남는 거예요. 이건'시간의 공백'이 아니라 단지 내 삶의 보조에 맞춰 걷고 있을 뿐인 거죠. P. 47



'비었다'라고 해서 꼭 빈 것만은 아니에요. 우리가 생각하는 '여백'도 어쩌면 보이지 않는 것으로 이미 가득 차 있을 수 있어요. P. 49



고통은 언제나 주관적이다. 모든 사람의 상처는 혼자만의 깨달음이다.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상대방의 상처를 온전히 이해한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 P. 69



자판을 치는 행위는 무형의 생각을 유형의 것으로 바꾸는 것과 같다. 글쓰기는 평온함을 가져오고 글쓴이의 생각을 더욱 뚜렷하게 한다. 그것은 마음의 물결을 가라앉히고 정리하는 과정이며, 뇌에서 손가락을 거쳐 스크린에 옮겨졌다가 눈을 통해 다시 뇌로 돌아간다. P. 117



의미가 있는지 알아보려면 그 의미가 나타날 때를 기다려야죠! 의미라는 건 실제로 결과가 나타나야 눈에 보이잖아요? 지금은 그저 과정일 뿐이에요. P. 120



지금은 그때처럼 활짝 핀 꽃은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그의 눈에는 마치 불꽃처럼 하얀 점, 파란 점, 보랏빛 점이 찬란하게 빛났다. 불꽃놀이는 쏘고 난 뒤 날아가는 시간이 6초가 채 되지 않고, 꽃도 꽃잎도 피어나는 시기가 며칠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공통점은 그것이 얼마나 오래 존재했는지가 아니라 인간의 마음속에 얼마나 많은 기억과 감정을 남겼는지를 깨닫게 한다. 감정이 존재하는 한 그 순간은 영원한 것이다. P. 202









북폴리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시간세탁소 #하이디 #박주선옮김 #북폴리오 #나쁜기억을지워드립니다 #기억 #인생 #세탁소 #기다림 #마음치유 #세탁소의철학자 #힐링소설 #소설 #판타지소설 #책추천


나는 여기서 손님들이 가져오는 옷과 물건들을 만나요. 그것들을 깨끗하게 세탁해 말리고 나면 각각 주인이 와서 가져가죠. 잠시 만났다가 헤어지는 거예요. 인생의 모든 것들이 ‘헤어짐‘을 위해서 만나는 건지도 몰라요. P. 22

- P22

저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이야기가 저를 사로잡는 이유는 짧은 시간 안에 인간사의 모든 아름다움을 응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P. 224 ㅣ 저자 후기 - P224

‘비었다‘라고 해서 꼭 빈 것만은 아니에요. 우리가 생각하는 ‘여백‘도 어쩌면 보이지 않는 것으로 이미 가득 차 있을 수 있어요. P. 49 - P49

고통은 언제나 주관적이다. 모든 사람의 상처는 혼자만의 깨달음이다.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상대방의 상처를 온전히 이해한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 P. 69 - P69

의미가 있는지 알아보려면 그 의미가 나타날 때를 기다려야죠! 의미라는 건 실제로 결과가 나타나야 눈에 보이잖아요? 지금은 그저 과정일 뿐이에요. P. 120 - P120

이런 공통점은 그것이 얼마나 오래 존재했는지가 아니라 인간의 마음속에 얼마나 많은 기억과 감정을 남겼는지를 깨닫게 한다. 감정이 존재하는 한 그 순간은 영원한 것이다. P. 202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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