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판타스틱 잉글리시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82
신현수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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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포자가 영어천재가 되는 타임슬립에 독립운동을 하는 짜릿함을 곁들인 청소년 소설입니다.





안녕하세요, 로렌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조선 판타스틱 잉글리시』입니다.




한국인이라면 밀린 방학 일기처럼 마음 한편을 무겁게 만드는 게 영어일 텐데요. 21세기 대한민국에선 흔하디흔한 영포자인데 우연히 일제강점기로 돌아가 영어 천재가 된다면? 생각만 해도 짜릿하고 재밌을 거 같아요. 즐거운 영어천재의 삶만 누리고 싶지만 미션을 완수하지 못하면 21세기로 돌아올 수가 없기에 이리저리 일을 벌이게 되는 주인공 오로라를 따라 일제 강점기로 가 볼까요.











아무튼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받았는데 20세기에 와서까지 영어 얘기를 듣고 있자니 골치가 아팠다. 그런데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오자마자 여기서도 온통 영어 이야기라니. P. 18





주인공 오로라는 친구 임수지와 함께 드라마 세트장에 놀러 갑니다. 일제 강점기 경성을 재현한 세트장에서 전차를 타게 되는데 우연히 일제 강점기 경성 전차에서 내리게 되죠. 지나가는 사람들이 일본어를 하는데 신기하게 알아들을 수 있어 어리둥절해 있는데, 수지와 똑같은 얼굴을 한 친구가 다가와 아무렇지 않게 조선말을 합니다. 주머니에 들어 있는 스마트폰에서는 미션을 완료하지 못하면 21세기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하는데 도대체 미션은 무엇인지 알려주지도 않네요. 배꽃 학당으로 등교하니 외국에서 유학한 선생님 마저 영어를 잘한다고 오로라를 칭찬하고 영어 과외 자리를 소개해 줍니다. 독립운동하러 사라진 아버지, 몸져누운 어머니, 동생 학비까지 오로라가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데 영어 과외를 한다는 현지완은 영어의 E도 관심이 없네요. 미션을 완수해야 미래로 돌아갈 수 있는 오로라는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줄거리만 봐도 빨리 다음 내용을 읽고 싶어지지 않나요?

흥미진진한 줄거리도 좋지만 청소년 문학이 가진 매력 덕분에 이야기 속으로 깊이 빠져들 수 있었어요. 저는 세상살이가 팍팍하게 느껴질 때 청소년을 대상으로 쓰인 소설을 읽습니다. 잘 짜인 전개를 기본으로 사건의 복잡성이나 인물 간의 갈등이 상대적으로 단순해서 쉽고 빠르게 읽혀요. 이야기의 강렬함은 그대로이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순해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단순하게 바라보고 순수하게 생각할 때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잘 흡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로라와 스미레가 나눈 대화와 사과가 기억에 남습니다. 말해 무엇하랴하고 마음의 문을 닫거나 앞뒤 안 가리고 버럭 화를 쏟아 낼 수도 있지만 둘의 차분한 대화와 사과는 어른인 저를 돌아보게 만들었거든요. 자존심을 내세우고 상대방을 미워하는 말을 할 수도 있지만 온전히 사실과 서로의 존중에 근거해서 대화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게 좋았어요. 성숙한 어른으로 가는 단계를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작가님의 바람처럼 배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어요. 역사를 통틀어 그 어느 때보다 체계화된 지식을 많이 배우고 있지만 뜨거워야 할 열망은 무척이나 차가운 게 우리의 현실이지요. 케이팝과 케이 드라마의 영향력을 경험하는 시대에 살면서 문화의 힘이 국력임을 몸소 경험하면서 이 영향력에 더 깊이 있는 사상과 정신이 담기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려면 진정한 배움과 열정이 우리의 밑바탕이 되어야겠죠. 수박 겉 핥기 식 공부에 몸과 마음만 지치는 청소년이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역사를 잊은 자에게 미래가 있을 수 없죠. 치욕스러웠던 지난날을 기억하고 새로운 배움으로 무장하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영어를 공부하는 저에겐 이 책은 영어를 받아들이는 시각을 바꿔주었습니다. 수동적으로 영어를 배우기만 하면 타국 언어에 담긴 생각과 힘의 논리에 종속되지만, 언어를 도구 삼아 발전의 기회를 찾고 나와 우리 문화를 알린다면 더없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조선 판타스틱 잉글리시』 어지러운 정세와 맞물려 정말 딱 맞는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 눈물을 그렁거리며 감사한 마음과 결의를 다지게 됐거든요. 영어에 한 맺힌 분들이 읽어도 좋고 자녀와 함께 읽어도 좋을 소설이에요. 이 책을 쓰게 된 작가님의 계기도 참 재미있으니 작가의 말을 꼭 읽어보시기 바랄게요.





#문장수집


로라가 21세기 영포자이든 아니든 상관없어. 로라는 내게 희망을 준 사람이니까. 조선이 영영 독립 못 하고 일본 식민지로 살 거라고 생각했는데 1945년 8월 15일에 독립한다니까 너무 기뻐. 1945년이면 내 나이 스물아홉이겠네. 나, 그때까지 뭐든 열심히 할 테야. 조선이 해방되는 그날을 위해 조선에 힘이 되는 사람이 되겠어. P.71



로라한테 구경시켜 주려고 왔지만 혼마치 올 때마다 마음이 안 좋아.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거든. 그래서 나도 자주 오지는 않는데 독립에 대한 염원을 다지기엔 이만큼 좋은 장소도 없어. 분노 유발 거리라서. P. 84



사실 종로서 취조실에 들어설 때부터 무시무시한 공포에 몸이 움츠러든 상태였다. 취조실은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음습하고 흉측했다. 침침한 불빛 아래 가죽 채찍이며 쇠갈고리, 몽둥이 따위가 벽에 잔뜩 걸려 있고, 한구석에는 물이 가득 당신 물통과 전기의자, 못이 촘촘히 박힌 커다란 나무 상자가 보였다. 핏자국으로 얼룩덜룩한 바닥도 너무 섬뜩해 발을 디디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P. 142



일제 강점기의 삶을 몸소 체험해 보니 더는 머물 곳이 아니었다. 내가 역사 인식 없이 너무 편안하게 살아왔다는 것도 뼈저리게 와닿았다. P. 165



『조선 판타스틱 잉글리시』를 통해 나는 영어든 그 무엇이든 '배움에 대해 마음을 열면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라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소설 속 로맨스의 주인공인 로라와 지완이 그러했듯이...... P. 194 l 작가의 말







미래인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조선판타스틱잉글리시 #신현수 #미래인 #청소년문학 #소설추천 #책추천 #타임슬립 #로맨스

『조선 판타스틱 잉글리시』를 통해 나는 영어든 그 무엇이든 ‘배움에 대해 마음을 열면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라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소설 속 로맨스의 주인공인 로라와 지완이 그러했듯이...... P. 194 l 작가의 말 - P194

로라가 21세기 영포자이든 아니든 상관없어. 로라는 내게 희망을 준 사람이니까. 조선이 영영 독립 못 하고 일본 식민지로 살 거라고 생각했는데 1945년 8월 15일에 독립한다니까 너무 기뻐. 1945년이면 내 나이 스물아홉이겠네. 나, 그때까지 뭐든 열심히 할 테야. 조선이 해방되는 그날을 위해 조선에 힘이 되는 사람이 되겠어. P.71 - P71

로라한테 구경시켜 주려고 왔지만 혼마치 올 때마다 마음이 안 좋아.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거든. 그래서 나도 자주 오지는 않는데 독립에 대한 염원을 다지기엔 이만큼 좋은 장소도 없어. 분노 유발 거리라서. P. 84 - P84

사실 종로서 취조실에 들어설 때부터 무시무시한 공포에 몸이 움츠러든 상태였다. 취조실은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음습하고 흉측했다. 침침한 불빛 아래 가죽 채찍이며 쇠갈고리, 몽둥이 따위가 벽에 잔뜩 걸려 있고, 한구석에는 물이 가득 당신 물통과 전기의자, 못이 촘촘히 박힌 커다란 나무 상자가 보였다. 핏자국으로 얼룩덜룩한 바닥도 너무 섬뜩해 발을 디디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P. 142 - P142

일제 강점기의 삶을 몸소 체험해 보니 더는 머물 곳이 아니었다. 내가 역사 인식 없이 너무 편안하게 살아왔다는 것도 뼈저리게 와닿았다. P. 165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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