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요테의 놀라운 여행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3
댄 거마인하트 지음, 이나경 옮김 / 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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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버스로 대륙을 가로지르는 열두 살 소녀의 눈물 나는 귀향기


청소년 장편소설이지만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건 '열두 살'과 '대륙을 가로지르는'이었다. 어느 덧 커버린 난 천진난만했던 청소년의 모습을 잊고 있었고, 모험과 여행이 같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인터넷에 단어 하나만 검색해도 경험자의 사진과 글, 동영상까지 완벽하게 미리 알 수 있는 편리한 세상에 길들여져 어릴 적 꿈꾸던 모험은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버렸다.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이라면 그때 내가 가지 못한 여행을 대신 갈 수 있을거란 막연한 기대감이 생겨 첫페이지를 펼쳤다.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의 작가인 댄 거마인하트는 부인과 세명의 딸과 함께 청소년 문학을 쓰는 전업작가다. 어느 날 작가의 머리를 스친 우울한 공상으로 이 소설은 시작됐다고 한다. 작가가 생각하는 가족의 소중함을 구석구석 엿볼 수 있다.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으로 2019년 아마존 올해의 책 선정, 2019년 미국학부모협회 권장도서 픽션 부문 금메달, 2019년 시빌 어워드 청소년 부분 수상 했다.



웃음과 기대감 그리고 중간 중간 쉼의 시간이 필요한 책이었다. 아이반을 데려올 때는 한껏 숨죽여 읽고, 할머니와 통화로 포플린 스프링스 파크가 사라진다고 할때는 추억의 상자를 포기할지 말지 고민했다. 코요테가 아빠 로데오에게 자신의 결심을 말할 때는 어찌나 울었는지 지금도 눈이 퉁퉁부어 있다. 어른이 되어 여러가지 삶의 경험을 해서 그런지 로데오와 코요테의 마음을 둘 다 느낄 수 있었다. 코요테 가족 뿐만 아니라 레스터의 사랑고민과 살바도르 가족의 고민까지 모두 삶에서 조금씩은 경험한 부분이다. 아이반을 여행의 동반자로 들이는 과정까지 모두. 그래서 더 깊이 빠져들어 읽었다.




책을 좋아하는 저자는 책관련 요소를 구석구석에 넣었다. 로데오와 코요테는 책읽기를 좋아해서 스쿨버스 안에 서재를 만들고, 차를 태워주는 테스트 질문에 가장 좋아하는 책을 물어본다. 등장인물의 이름을 좋아하는 책과 연관짓고, 코요테는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살바도르에게 추천한다. 그리고 살바도르는 달리는 차 안에서도 그 책을 읽는다. 아마도 작가가 생각하는 책이란 삶과 밀접해서 그저 삶의 한 부분으로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책을 읽다보면 어린아이지만 조금은 어른스럽고 사려깊은 코요테에게 빠져들게 된다. 편의점에서 슬러시를 먹고싶어하는 아이에게 슬러시를 사준다거나 레스터에게 태미를 사랑하는 레스터만의 이유를 묻는 부분, 살바도르가 엄마앞에서 연주할 수 있게 몰래 공연장을 빌리는 부분은 어른도 선뜻 생각하기 힘든 부분이다. 모두 다른 사람을 위해 하는 행동을 실제로 옮긴 것이다. 작게 크게 사람에게서 상처받고 마음의 문을 아주 좁게 닫아버린 나에겐 무척이나 순수한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기억된다.






책을 읽다보면 어른인 난 있는 그대로 읽을 수가 없는 딜레마에 빠진다. 한순간에 3명의 가족을 잃은 코요테와 로데오의 슬픔이 너무 크고 그걸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예거(스쿨버스)를 타고 5년동안 초등학교 나이의 아이를 데리고 정처없이 여행하는 것이 맞을까, 가정폭력범인 남편을 떠나 살바도를 데리고 떠난 에스페란사가 겪는 취업난, 아직 성인이 되지도 않은 벨에게 성정체성과 가족을 저울질 하는 부모 등 조금은 과한 듯한 설정에 의문을 갖게 된다.

한편으론 내가 지금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을 외면하고 싶어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청소년기 때 겪었던 문제보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더 많은 그리고 무거운 현실을 감당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삶의 문제를 좀 더 단순화해서 바라보기 위해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을 어른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우리의 삶은 문제를 안고 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코요테처럼 단순하게 생각하고 도움이 필요한 다른 사람에게는 순수하게 베풀 필요가 있다. 열세살 아이에겐 아빠가 필요하고 엄마와 자매의 추억의 상자가 잊어야할 과거가 아니라 현재 내가 필요한 추억임을 당차게 말하는 코요테 처럼 우리의 필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받아 들이고 가족의 중요성을 알면 좋겠다. 도전에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힘을 주는 건 언제나 나를 사랑하고 지지해줄 가족이다. 형태가 어떻게 됐는진 상관없다. 회색 줄무늬 고양이 한마리 일수도 있고, 음악을 진짜 진짜 좋아하는 가난한 남자 친구일 수도 있다. 일자를 찾는 엄마 한 분일 수도 있고,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 한 분일 수도 있다. 스쿨버스를 모는 괴짜 히피 아빠일 수도 있다. 중요한건 항상 그자리에 나를 작은새라고 불러줄 가족이 있다는 것이다. 코요테의 스쿨버스는 하나의 공동체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여러 다양한 가족이 모여 서로를 위해 베푸는 곳이다. 우리 사회도 그런 작은 스쿨버스가 모여 좀 더 따뜻하고 믿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곳이 되면 좋겠다.





#코요테의놀라운여행 #청소년도서 #소설추천 #청소년소설 #책추천



이 책은 다산북스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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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위한 노래
메리 올리버 지음, 민승남 옮김 / 미디어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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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믿음이 깊어졌다가,

믿음을 잃었다가,

다시 어려움에 처하면 그것을 되찾기도 하지.

...(생략)

우리는, 그야말로 갈팡질팡.

흔들림이 없다는 건 아무래도

우리보다는 개에 대한 말인 것 같다.

그건 우리가 그토록 개를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지.


메리 올리버 <우리는 어떻고, 그들은 어떤가> 중에서



잠시 외출하고 돌아와도 며칠은 못 봤단 듯이 꼬리치며 반겨준다.

단 한 번도 피곤한다고, 아침에 했으니까 오후엔 건너뛰자며 반겨주지 않은 적이 없다.

매번 매 순간마다 최선을 다해서 반가움을 내비친다.

개는 우리에게 흔들림 없는 믿음을 갖고 있다.


메리 올리버는 흔들림 없는 믿음을 가진 털북숭이 친구들과의 함께한 삶을 아름다운 시로 담아냈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 작가 메리 올리버는 1984년 <미국의 원시 (American Primitive)>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퓰리처상은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도, 음악, 문학상이다.)



시와 짧은 수필이 담긴 <개를 위한 노래>에는 여러 마리의 개의 이름이 나온다. 루크, 벤저민, 퍼시, 리키, 베어 등 메리 올리버와 함께 시간을 보낸 친구들이다.


유기견인 세미를 입양하게 된 재밌는 이야기가 가슴을 따뜻하게 울렸다. 동물보호소 직원의 재치 있는 입양 권유와 동네 주민들이 합심해서 자유로운 세미를 보호해 주고 집으로 돌려보내는 이야기. 세미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아름다웠다.


표지와 같이 펜촉으로 그린 삽화가 중간중간 삽입돼 있어 메리 올리버가 사랑한 개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차분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눈빛이 담겨있는 삽화에선 요즘과는 다른 예전 느낌과 미국에서 자라는 중대형견의 자유가 베어 있다.


나에게도 사랑스러운 반려견이 함께 있기 때문에 시를 읽으면서 개를 사랑하는 메리 올리버의 마음이 어떤지 조금은 알 수 있었다. 사람의 언어로는 통하지 않지만 우리는 매일 대화를 한다. 기쁨과 두려움을 나누고 서로를 응시하며 가장 신뢰하기도 한다. 대화하는 듯이 표현한 구절에서는 그 마음을 알 수 있어 눈시울이 붉어졌다.



얼마 전에 일이다. 나의 반려견과 산책을 나갔는데 개가 짖는다고 견주인 나에게 상스러운 욕을 한 아저씨를 보며 분을 삭인 적이 있다. 사람이 말을 하듯 개들은 짖기 마련인데 이해하지 못하고 조용해야 하는 물건 취급을 한 것이다. 들끓는 화가 사그라지고 나서는 그 아저씨를 포함한 반려견을 모르는 무지한 사람들이 안타깝게 생각됐다.


메리 올리버는 개는 '소유'하는 게 아니라고 한다. 어느 순간 내가 잊고 있던 부분이다. 같이 살면서 나의 반려견을 계속해서 소유하려 했다. 내가 원하는 방식에 맞추어 이 아이를 바꾸려고 했다. 반려견이 사람과 함께 사는 훈련은 결국 사람이 변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작가는 개들에게 뛰어놀 수 있는 자유와 해변에서 물장구치며 뒹굴 수 있는 기쁨을 주었다. 반면에 난  반려견에게는 내 욕심으로 많은 행동의 제약을 주고 있는 것이 미안했다.



메리 올리버의 아름다운 개를 위한 마음을 담은 글귀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니, 이해할 수 없는 나에게 욕을 한 아저씨와 같은 사람들이 많아질까 봐 두렵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기쁨을 모르고, 동물을 사랑할 줄 모르며,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함께 사는 삶을 위해 노력할 줄 모르는 사람들.

메리 올리버는 자유로운 개와 공존하는 삶을 사랑했다. 자유롭게 노는 개를 보호해주고, 짖는 개에게 말을 건내며, 마당에, 들판에, 바다에 목줄 없이 마음껏 뛰어 놀게 하는 견주가 많아지면 좋겠다.








미디어창비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개를위한노래 #메리올리버 #반려견을위한책 #시 #시집 #책추천 #강아지책 #반려견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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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365일 365일 1
블란카 리핀스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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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2020년 가장 많이 스트리밍 된 영화

넷플릭스 심의 통과 2달 소요

넷플릭스에 공개 이틀 만에 가장 많이 시청한 영화 1위



드디어 화재의 영화 365일(365dni)의 원작 소설이 국내 정식 발간됐다

48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툼한 책에는 도대체 무엇이 담겨 있을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폴란드인 라우라는 친구 커플과 함께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으로 여행을 왔다 라우라는 생일을 맞았지만 일이 먼저인 남자친구와 다투고 혼자 호텔을 나온다. 해가지고 어둑해질 무렵 호텔로 돌아가려 길을 찾는 중에 정신을 잃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낯선 침대, 라우라를 납치한 이탈리아 남자는 365일 안에 자신과 사랑에 빠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전까진 폴란드로 돌아갈 수 없다는데... 도망치려 할수록 이탈리아 남자 마시모의 정체가 드러나고... 사람 하나 죽이는데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시칠리아 마피아의 수장

라우라는 모든 것이 혼란스럽기만 하다.




365일(365dni)는 폴란드에서만 15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영문판이 출간되기 전부터 출간 요청이 쇄도하였다. 해외 25개국 이상 판권이 수출되어 저자인 블란카 리핀스카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3부작인 이 소설은 <356일>, <오늘>, <또 다른 365일>이며 올해와 내년에 나머지 2권이 번역되어 국내 출판 예정이다.




365일(365dni)이 그도록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포주의★




365일(365dni)의 매력은 우리가 원하는 '클리셰 모음집 로맨스 소설'이다.

평범하지만 매력 있고 꾸며놓으면 눈길을 사로잡은 미모의 여자 주인공 라우라

키 크고 몸매 좋고 잘생긴, 더군다나 재력과 무력(?)까지 갖춘 남자 주인공 마시모

마시모가 죽을뻔한고비를 넘기면서 시작된 꿈 그리고 그 꿈속에 등장하는 여자.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나 실제로 존재하는 라우라

납치해서라도 갖고 싶은 라우라에게 이탈리아 명품 스포츠카와 세계 유명 브랜드 디자이너의 옷과 신발, 가방으로 돈쭐(돈으로 혼쭐내는) 내는 마시모는 모든 여자들이 선망하는 대상이지만 그는 점점 더 라우라에게 집착하고 빠져든다

매력 넘치는 라우라는 주변 사람뿐만 아니라 전남친들도 헤어 나올 수 없게 만드는 등 들어봄직한 설정은 죄다 때려 넣은 종합 선물 세트다.





배경이 되는 시칠리아 서부 쪽 묘사가 매우 볼만하다.

실제 지명인 낙소스, 타오르미나, 카타니아 등과 낙소스 호텔, 라 토르투가 라운지 앤 레스토랑 등 상호를 그대로 넣어서 사실적 묘사를 더했다. 관광지로도 유명한 타오르미나의 길거리와 골목, 유명한 해산물 요리, 푸르른 이오니아 해에 떠있는 요트 등 볼거리를 더한다. 실제로 이 지역을 여행 다녀왔기 때문에 작가의 배경 묘사가 더 마음에 들었다. 베니스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에 참석하는 부분은 아름답고 화려한 베니스를 만끽하기에 적격이다. 폴란드 작가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소설을 쓰다니 신비롭고 재밌다.





패션을 빼놓고 말하면 서운할 정도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만한 샤넬, 지방시, 프라다 외에 페라리, BMW 같은 차량 브랜드도 계속해서 나온다. 패션 용어로 자세히 설명해서 의상 묘사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시상식이나 등장할법한 전신 시스루 드레스나 등이 훅 파진 드레스, 싸이하이 부츠 등 과감한 패션도 대리만족 요소이다.





365일 만의 붉은 맛인 수위 높은 성행위 묘사

낯 뜨거워서 책을 어디 못 갖고 갈 정도로 많이 나오며 매우 자세히 묘사한다. 아직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애널섹스(항문성교)와 오랄섹스(구강성교)까지 장소와 시간에 구매 받지 않고 매우 매우 많이 등장한다. 얼굴 붉어지는 29금 어른이의 맛의 향연이다.





물론 페이지에 비에 술술 읽히지만 그래도 두꺼운 책이 부담스럽다면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먼저 보는 것도 추천한다. 매력적인 폴란드 배우 안나 마리아 시에클루츠카와 이탈리아 배우 미켈레 모로네가 주연하였다. 미켈레 모로네는 오늘 뭐 하지? 환불 원정대 편에서 마마무 멤버 화사가 상상 연애 중인 연예인이라고 해서 실검에 오르기도 했다. 소설보다도 개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쉽긴 하지만 배우들의 외모와 아름다운 이탈리아는 볼만하다. 소설과 결말이 다르긴 하지만 아마 예산 문제로 1편만 찍으려니 내용이 그렇게 된 것 같다. 배우의 연기력은 기대하면 안 됨. 아무튼 안됨. Are you lost, Baby girl? 이 귓가에 맴돌고 부끄러움은 나의 몫.......







"제 소설은 현대판 ‘미녀와 야수’입니다. 이 동화 속 주인공인 ‘벨’을 미워하는 사람이 있나요?”

“성인은 현실과 소설을 분리해서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저자인 블란카 리핀스카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소설은 소설이기 때문에 소설 그대로 즐기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을 상상으로 그려낸 것이니까. 현대적인 로맨스물을 그리려니 예전에는 금기시됐던 성행위 묘사도 넣어주어야 실감 난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러나 독자들은 문제 제기가 있는 이 소설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성 정체성과 여남 평등 의식, 남성우월주의 사회를 인식하고 있어야 소설 그대로를 즐길 수 있다. 지나치게 남성 중심적이고 폭력적으로 묘사된 성행위,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 : 인질이 인질범들에게 동화되어 그들에게 동조하는 비이성적 현상을 가리키는 범죄심리학 용어)을 나타내는 라우라의 태도 변화, 주체적 섹시라고 포장된 여성의 헐벗은 옷과 결국 남성의 만족에만 치우친 성관계, 인생의 결정권을 빼앗겼지만 동등하게 가치 있는 것으로 표현되는 물질(명품, 호화 주택, 고급 차량), 일종의 도피처지만 결국 여성이 밀려나는 절벽 같은 곳인 결혼제도, 마시모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아들을 갖는'것이라고 했을 때 한쪽 성별의 자녀를 갖는 행위에 라우라는 자녀를 만들어주는 도구로 전락하는 상황에서도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마시모가 자신과 '결혼'이라는 것을 원하는 것으로 알고 만족하며 행복해하는 것 등 을 알고 있어야 한다. 정립된 성적 주관이 없다면 매력적인 소설에 홀려 판단력이 흐려지고 잘못된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 사랑은 두 사람 간의 충분한 이해와 배려가 바탕이 되고 양쪽이 만족하며 책임질 수 있는 성행위가 동반됨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는 성인이라면 한 번쯤은 즐겨볼 만한 소설이다. 아름다운 휴양지에서 사랑에 빠지는 상상은 누구나 하기 마련이니까. 그리고 이 소설을 읽고 다양한 감상평을 찾아보거나 주변 사람들과 감상 소감을 나누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논란이 될 수 있는 요소는 다양한 의견이 따르기 마련이기에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나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성작가가 여자 주인공 입장에서 쓴 소설이기 때문에 독자가 여주에게 감정이입하기가 매우 쉽다. 꼭 객관적으로 소설을 읽으려 노력해서 혼란스러운 감정에 빠지지 않게 하면 일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로맨스 소설의 매력을 경험할 것이다





비슷한 로맨스 소설을 추천!

아래 소설은 365일(365dni)처럼 3부작에 영화화됐고 비슷한 이슈가 있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 29금 어른이 맛으로 여주인 아나스타샤는 성공한 CEO 크리스챤을 만나 계약서를 쓰고 성관계를 시작하며 사랑에 빠진다.





애프터 - 19금 대학생 맛으로 대학에 갓 입학한 여주인 테사는 불량스럽지만 매력 있는 남주 하딘과 친구들의 내기에 먹잇감이 되지만 결국 둘은 불신과 사랑 사이에서 힘겨운 줄타기를 한다.





트와일라잇 - 17금 청소년 맛으로 어머니의 새 출발을 위해 이혼한 아버지 집에서 살게 된 여주 벨라는 학교에서 베일에 싸인 남주 에드워드를 만나고 결국 뱀파이어인 것을 알게 되었지만 둘은 사랑에 빠진다.













다산북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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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 오브 타임 - 브라이언 그린이 말하는 세상의 시작과 진화, 그리고 끝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와이즈베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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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그린이 말하는 세상의 시작과 진화 그리고 끝


컬럼비아대학교의 물리학과 및 수학과 교수인 브라이언 그린의 신작 <엔드오브타임>

눈에 보이지 않는 분자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그 끝은 철학적 질문에 닿아있었다


과학 특히, 물리에 매우 취약한 난 학창 시절 물리 공부를 하면서 울었던 경험이 있다 (살면서 공부하다가 딱 두 번 울었는데 하나는 물리였고 다른 하나는 회계원리였다) 다른 과학 과목 (생물, 화학, 지구과학)에 비해 물리는 원리도 이해가 안 갔으며 심지어 문제를 풀 수 없는 지경이었기에 아직도 수학만 보고 이과를 가지 않음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엔드오브타임>은 어쩔 수 없이 시험을 위해 물리를 공부해야 했던 시절을 졸업하고 성인이 된 내가 오직 호기심과 자유로운 선택권을 가진 어른이 됐음을 자만하는 일종의 표현으로 읽게 됐다 <엔드오브타임>은 결국 과학은 지구과학, 생물, 화학, 물리가 다 유기체처럼 연결되어 있음을 상기시켜줬다 그리고 내가 걱정했던 어려운 물리 법칙을 적용한 문제는 나오지 않았으며 또한 문제를 풀지(?) 않아도 됐다


제목처럼 <엔드오브타임>은 내가 태어나서 살고 있는 지구뿐만 아니라 태양계가 속해있는 이 광활한 우주의 끝을 향한 궁금증을 풀어가는 물리학자의 철학적 질문을 풀어가는 여정이다 물리학 안에서 미시적 관점에서 연구를 거듭하다 보면 그 끝은 거시적 관점의 우주와 맞닿아 있다 원자에서 세포로, 뇌에서 사람으로, 지구에서 다른 은하계로 확장해 나가다 보면 시작과 끝을 궁금해하기 마련이다 우리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는 본능에서 나오는 질문인가 보다



창조부터 구조체, 생명, 마음, 상상 그리고 의미까지 11장을 모두 찬찬히 읽다 보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기대한 명확한 답은 없다 우주가 그리고 내가 사는 지구가 이곳에 생명체가 어떻게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여러 가지 가설과 현재까지 발견된 과학적 증거물들로 유추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풀어나가는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는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고 관심 가지 않았던 사과가 왜 땅으로 떨어지는가 하는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나란 존재의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지성을 대표하는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도 우주의 미래가 암울하다면서 신의 존재를 부정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우리를 비추는 빛과 우리가 떠올리는 생각은 단명하지만, 과학은 이것이 정말로 희귀하고, 경이롭고, 가치 있는 사건임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P. 396

라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인간이 밝힐 수 있는 부분을 과학이라 부르지만 그것은 우주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다 하지만 이것을 알아가는 과정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세포의 집합체로 생명을 얻은 것으로 끝나지 않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연구하고 밝혀가는 과정이 경이로운 것이다 우리는 생명을 유지하는 생존에서 더 나아가 생존이 중요한 이유를 알고 싶어 한다


결국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의미 부여라는 저자의 말은 삶의 목적과 연결된다 유한한 삶을 사는 우리게 필요한 건 의미를 찾는 여정을 즐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면으로 들어가야 한다 끊임없이 영혼을 자극할 이야기를 찾는 것이다 우리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도 결국 우리의 의미를 찾은 여행이다



물리학 용어도 많이 나오고 과학에 근거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책이지만 단순히 과학 이론을 열거한 이론 집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연관 지어 말해주는 인문학 저서라고 말하고 싶다 중간에 저자의 잔개그도 나와 코드가 맞아 재밌었다

(끊임없이 팽창하는 당신의 허리둘레는 다이어트 실패 때문이다 같은 ㅋㅋ)


#브라이언그린 #우주 #철학 #과학도서 #과학도서추천 #인문학 #인문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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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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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로 우리에게 깨달음을 준 '마이클 샌델'이 <공정하다는 착각>으로 다시 한번 인식의 경종을 울린다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으면서 내 삶을 가득 채웠던 사회가 가르쳐준 개념들이 떠오르며 일종의 회의감마저 느꼈다 과연 사회와 정부가 추구하는 것이 나에게 옳은 것인가? 비판적으로 생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대학입시가 과연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냐는 물음을 던지면서 시작한다

물론 나도 학창 시절 대학입시를 준비하면서 수많은 불평등에 불만을 가진 사람 중 하나이다 주변에 변변한 수능 준비 학원도 없고 입시 전문 과외 선생님은 더더욱 어려웠다 일찍이 고등학교를 강남으로 가거나 미국 혹은 중국으로 유학 간 친구들이 부럽다고 부모님께 말하기엔 내가 너무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결국 강남학원 정도는 다니고 고액과외 정도는 해야 서울에 이름 들으면 아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물론 나는 운이 좋아 별다른 전략과 고액과외 없이도 괜찮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으나 대학교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이 부모님이 어릴 때부터 유난스럽게도 신경을 많이 써주긴 했더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니 그리 티 나지 않은 차이가 커졌다 사립대학교 등록금을 빚으로 떠안고 취직을 했으나 대기업 연봉이 아닌 이상 타지에서 집세와 학자금 대출에 허덕이며 살아야 하고 심지어 그런 대학조차 못 나온 친구들은 정부가 정한 최저시급에 밑도는 연봉을 받아 가며 일해야 했다 대학교 학비를 책임져줄 수 없는 부모에게 반발심을 갖고 대학은 나와야 어디 이력서는 낼 수 있다고 압박하는 사회에 맞추면서 주말엔 과제와 아르바이트로 묶이며 평일엔 왕복 2시간씩 할애하며 피곤한 몸을 방학에도 아르바이트 걱정에 한껏 긴장감에 묶어놓는 삶은 사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시울 적신 적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2016년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가 폭로되면서 최순실의 딸 정유라는 승마 국가대표 자격으로 이화여대 특례입학이 밝혀졌다 승마라는 스포츠가 일반인들은 하기 힘들뿐더러 특히 한국에서는 비싼 비용으로 더더욱 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서민들의 배신감은 말할 수 없이 컸다


정유라는 SNS에 '능력 없으면 너네부몰원망해'라고 올려 큰 파문이 일기도 했다 한 번 더 서민들을 씁쓸하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규칙을 지키며 열심히 일하는 자는 누구나 자기 재능이 허용하는 한도까지 성공할 수 있으리라고 주문을 외워댔다 (중략) 사회적 상승의 담론은 그런 이들에게 있어 약속이라기보다는 조롱이었다

P.124 chapter 3 사회적 상승을 어떻게 말로 포장하는가


우리도 어릴 때부터 부모와 학교, 미디어와 사회에서 열심히 하는 만큼 인정받고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입당했다 결과가 안 좋은 면 나의 노력을 탓했다 계층 간의 이동도 내가 노력해서 좋은 실력을 쌓으면 가능하리라고 생각했었다


2015년 기준 13개 국가 30대 부자 중 자수성가 비율을 살펴보면 중국이 1위로 97%고 한국은 꼴찌로 23%에 불과하다 계층 이동을 할 부를 쌓기에 가장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이다


출처 : https://newstapa.org/article/EMK-R


미국에선 소득분 수준을 5개로 나누고 그 가운데 가장 하층에서 태어난 사람의 겨우 4~7%만이 최상위층에 도달한다 북유럽 국가의 반 정도 되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성공을 위한 길에 대학이 지름길이라는 이름으로 서 있지만 그곳을 들어가는 것조차 어렵고 대학을 가지 않은 노동 계급의 일에 대한 존중도 사라지게 만든다 우리 신체에 불필요한 부분이 없는 것처럼 모든 종류의 일이 제자리에서 역할을 충실히 다 할 때 사회가 알맞게 돌아간다 밤중에 보이지 않는다 하여 청소부의 역할지 하찮은 게 아니고 배관공이 오물을 뒤집어쓴다고 하여 불필요한 존재가 아니다 수백억의 자산을 움직이는 사업가의 집에도 청소부가 필요하고 전기 설비사가 필요한 것이다


 마이클 샌델이 능력주의의 혹독한 면을 정확히 꼬집어 주었기에 좀 더 철학적인 질문을 스스로 던질 수 있었다 과연 사회가 정해놓은 평가와 제도가 우리를 줄 세울 수 있는 것일까? 내가 가진 능력이 지금 이 사회가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서 내가 가치가 없는 사람일까? 혹은 그 반대일까


우리를 덜 악의적이고 공정함으로 이끄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는 저자의 결론에도 내 생각이 맞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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