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가드너 3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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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키우는 재미를 더해가는 『크레이지 가드너 3』가 출간됐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크레이지 가드너』를 읽고 식물을 키워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 반려 식물 심기 클래스에 참여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식물 잎을 골라주고 흙을 만지고 화분에 옮겨 심는 일이 무척 즐거웠다.






식물은 그저 꽃과 나무만 있다고 알았다. 『크레이지 가드너』 1, 2편을 보면서 관련 지식이 조금 늘었다. 길에 심긴 화분도 유심히 보게 됐고, 자주 가는 도서관 창틀에 놓인 식물도 알아보게 되고, 꽃집 앞에 머물러 식물 구경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있다.





마일로 작가님이 식물 사랑에 빠진 이유를 조금 알 수 있게 됐다. 나도 한 마리 반려견과 함께하고 있고, 내 똥 손에도 죽지 않고 생명 연장을 하는 몬스테라 하나를 애지중지 돌보고 있다. 식물을 돌보는 기쁨이 동물을 돌보는 것과는 달라서 식덕 친구의 마음도 조금 알겠다.




광량이 부족한 환경이 되면 빛을 찾아서 고개를 쭈욱 내밀면서 웃자람이 생긴답니다. ㅣ P. 12




25 웃자람과 식물 조명


그늘에서 키워도 된다는 식물이 자꾸 죽는다. 마일로 작가님처럼 나는 '식물 망나니'인가?


우리 집은 대부분 실내조명만으로 생활한다. 깊은 수면과 사생활 보호를 위해 암막 커튼을 1년 내내 치고 생활한다. 식물을 키울 때 말하는 그늘은 해가 없는 것이 아닌 '해가 들지만 직사광선이 아닌 곳'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우리 집은 문자 그대로 식물이 살 수 없는 '식물 지옥'인 것이다.


몬스테라는 창문으로 한 번 걸러진 직사광선을 받아야 한다니. 힝구. 그래서 해를 보려 웃자라고 가늘고 길게 해를 따라 구부정한 허리를 갖게 된 것이었다. 속상하고 미안해.






27 핑크 특집


꽃을 제외한 잎이 이렇게 고운 색을 가진 것이 매우 신기했다. 그리고 종류도 굉장히 많다. 다른 색상의 잎으로 광합성을 할 수 있는 것도 가능하구나. 자연의 신비가 이럴 때 말하는 것인가 보다. 사람이 만든 것보다 더 아름답고 화려하다. 게다가 키우기도 비교적 수월하다니 나도 한 번 키워볼까란 마음이 저절로 생겨났다.


분홍빛이 감도는 다육이도 있어 또 마음이 살랑거렸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어디까지일까. 무척이나 신비롭고 아름답다.






응?! 물을 줬는데 왜 또 시들한 거지? 지금 생각해 보면 화분 속에 뿌리가 꽉 차서 분갈이를 해줘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때는 그 사실을 몰랐었단 말이죠.ㅣ P. 260-261




33 허브


마일로 작가님처럼 집에서 허브를 키우면서 즉석으로 요리에 허브를 사용하는 것을 꿈꿨다. 사는 것보다 키워서 언제든지 먹고 싶을 때 잡아먹으려 했는데. 나의 속내를 알아챘는지 허브들이 먼저 초록별로 도망갔다.


잠깐 키웠던 허브들도 초록별로 간 이유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광량과 분갈이를 하지 않았던 탓이었다. 통풍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크레이지 가드너 3』를 보고 알았다. 역시 지중해에서 잘 자라는 이유가 뜨거운 햇볕과 시원한 바다 바람이 불기 때문이었다. 고향과 다른 한국에서 살기 힘들었구나.






식물이 무럭무럭 자라는 여름이 와서 무척 좋다. 『크레이지 가드너』에서 이야기하는 식물을 잔뜩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햇살은 따갑지만 빨래를 바짝 말려주는 햇볕 냄새도 좋고, 연두색에서 초록색으로 녹음이 짙어지는 것을 보는 것도 좋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라는 나뭇잎과 비록 짧은 생을 화려하게 보내는 꽃을 보는 것도 좋다.





한낮의 더위와 장마로 인해 해가 뉘엿거려야 산책할 수 있는 계절이 됐지만 그 녹음을 바라보며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참 감사하다.



나중에 이사 가면 꼭 해가 잘 드는 곳으로 가서 식물 몇 가질 키워봐야지.



빨리 다음 편도 내주세요!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북폴리오 #크레이지가드너 #마일로 #식물집사 #카카오웹툰 #카카오페이지 #극한견주 #여탕보고서 #책선물 #책선물추천 #성인도서추천 #성인추천도서 #크레이지가드너2 #크레이지가드너3



광량이 부족한 환경이 되면 빛을 찾아서 고개를 쭈욱 내밀면서 웃자람이 생긴답니다. - P12

응?! 물을 줬는데 왜 또 시들한 거지? 지금 생각해 보면 화분 속에 뿌리가 꽉 차서 분갈이를 해줘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때는 그 사실을 몰랐었단 말이죠.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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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덕후 1호 - 나를 몰입하게 한 것들에 대하여
문화라 외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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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야를 깊이 있게 아는 사람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흥미롭고 신기하다. 『이웃 덕후 1호』에는 흥미로운 덕후 5명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한 가지를 꾸준하게 좋아하는 것도 대단한데 그 사랑과 열정을 멋지게 글로 표현해서 읽는 내내 감탄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모임의 여왕'은 물 흐르듯이 후루룩 읽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친구들 모임 혹은 스터디 모임 같은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모임이란 소재부터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모임이의 장점만을 살려 삶을 풍요롭게 만든 문화라 저자님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했다.





다양한 모임을 하면서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고민하고 다 같이 해결 방법을 고민하고 극복해서 모임을 이어나간 점이 참 멋있었다.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는 걸 선호하는 나에겐 새로운 세상 같기도 했지만 '누구에게나 들을 말은 있다.'라는 저자님의 이야기는 편협한 내 생각의 틀을 깨주기도 했다. 무엇이든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고 문화라 저자님은 모임의 장점을 살려 극대화하고 삶의 활기로 바꾸는 모습이 무척 멋있었다.






브리티시 락을 영업한 강일립 저자의 글도 매우 신선했다. 서두부터 락을 영업한다고 했고 영업 실력이 좋아서 관심 없던 락, 그것도 브리티시 락을 들어보고 싶게 만들었다.







기계식 키보드의 매력을 열거한 김남규 저자의 글은 키보드를 치는 행위를 음식을 먹는 행위에 빗대어 표현했다. 경험해 보지 않은 기계식 키보드를 간접 체험한 것 같은 글이었다.






산책로에 가득 핀 튤립이 아름다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읽은 심형주 저자의 튤립 이야기는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느껴졌다. 눈으로 보는 아름다운 개화시기는 1-2주 정도로 짧지만, 추운 겨울을 견뎌내야 꽃을 피울 수 있는 구근을 위해 미리 가꾸고 준비하는 마음은 참으로 다정하고 따뜻하다고 느꼈다.




가장 마음에 와닿은 글은 마지막으로 실린 다이어리 덕후 정지은 저자의 글이다. 마음에 드는 다이어리를 고르는 법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그 안에 담고 싶은 자신의 삶을 드러내는 글이었다. 결혼과 육아를 거치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고민하고 찾는 과정이 다이어리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십 년이나 다이어리를 쓸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나는 다이어리 쓰는 걸 정말 좋아한다. 좋아하지 않았다면 나처럼 인내심 없는 인간이 이십 년이나 뭘 꾸준히 할 수 있었을 리가 없다.

P. 145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진짜 울며불며 어른 노릇을 하고 있다.(중략) 꾸역꾸역 어른의 역할을 해내고 있기는 하지만 마음은 예전과 똑같다. 누가 허락만 해준다면 해질 무렵 어디 가서 떡볶이나 한 접시 사 먹고 집에 와서 TV나 보다가 잠드는 한량의 삶을 살고 싶다.

P. 156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다이어리를 쓰는 동안 행복하다는건 알고 있으니, 간신히 알아낸 행복의 비결을 오래 간직해야 하지 않겠나.

P. 158





덕후들의 글을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라면 어떻게 영업하는 글을 써나갈지 행복한 상상을 해봤다. 생각보다 내가 좋아하는 게 이렇게 다양했나 놀랍기도 하고 그래도 꽤 많이 알고 있구나 싶어 스스로가 대견스럽기도 했다.





내가 사랑하는 덕질 대상 중에서도 고르고 골라 책과 같이 사진을 남겨봤다.


견우와 직녀의 애틋한 사랑처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닿을 수 없었던 그곳 '시칠리아' (물론 나의 일방적인 사랑이긴 하지만 ㅋㅋ)

한 번의 방문으로 사랑에 빠지고 아쉬움이 무척 커서 혼자 가는 여행을 준비했다. 결국 아직까지 못 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행 당시에는 정보도 별로 없어서 책과 블로그, 유튜브의 짧은 영상을 그러모아 갔었다. 아는 이탈리아어라곤 Grazie!(그라찌에/감사합니다)만 달랑 알곤 무슨 용기로 갔는지 그리고 어떻게 여행하고 왔는지 모르겠지만 운 좋게 좋은 추억을 많이 남기고 왔다.





여행 이후 키워드 알람이라도 울리는 것처럼 시칠리아와 이탈리아 관련된 걸 많이 찾아봤다. 친구들 사이에선 '시칠리아 = 로렌'이라는 공식이 성립할 정도로 ㅋㅋㅋ 언제 갈지 모르는 다음 여행을 위해 틈틈이 로마사에서 시칠리아 관련 이야기를 찾아보고 있고, 저만치 치워둔 이탈리아어도 다시 뒤적이고 있다. 조만간 시칠리아 전통 디저트 카놀리를 먹으러 갈 생각이다 :-)





이제는 덕후라는 단어에서 부정적인 느낌보다 좋아하는 것에 진심이며 대상에 대한 열정적인 사랑이 있다는 긍정적인 단어로 느껴진다. 누구에게나 좋아하는 것에 진심인 덕후 기질을 갖고 있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라는 한 기업의 광고처럼 자신 안에 있는 열정을 과감히 드러내면 좋겠다. 좋아함을 시발점 삼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발전하는 자신을 발견하면 좋겠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응원한다. 좋아하는 책 많이 읽고, 좋아하는 영어 이탈리아어 많이 배우고, 좋아하는 시칠리아로 여행 가자!





<제2회 덕후 단편 에세이 공모전>


이미지를 클릭하면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모 주제는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든 자유롭게 가능합니다. 공모 내용은 한 편 분량의 미발표 단편 에세이입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북폴리오 #에세이 #수상작품집 #단편에세이 #에세이추천 #이웃덕후 #덕후에세이 #덕후 #공모전 #책선물 #책선물추천 #책추천 #문화라 #강일립 #김남규 #심형주 #정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십 년이나 다이어리를 쓸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나는 다이어리 쓰는 걸 정말 좋아한다. 좋아하지 않았다면 나처럼 인내심 없는 인간이 이십 년이나 뭘 꾸준히 할 수 있었을 리가 없다. - P145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진짜 울며불며 어른 노릇을 하고 있다.(중략) 꾸역꾸역 어른의 역할을 해내고 있기는 하지만 마음은 예전과 똑같다. 누가 허락만 해준다면 해질 무렵 어디 가서 떡볶이나 한 접시 사 먹고 집에 와서 TV나 보다가 잠드는 한량의 삶을 살고 싶다. - P156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다이어리를 쓰는 동안 행복하다는건 알고 있으니, 간신히 알아낸 행복의 비결을 오래 간직해야 하지 않겠나.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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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마음을 읽는 법 - 개는 무엇을 보고, 느끼고, 아는가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지음, 전행선 외 옮김 / 동그람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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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사탕 같은 보송한 털 뭉치에 까만 콩 세 개가 콕콕콕 박힌 작은 생명체가 화면 가득히 들어온다.


제주도에 있던 나와 우리 반려견의 첫 만남이다.





벌써 5년 반이란 시간이 흘렀다. 우당탕탕 울고 웃고 싸우고 지지고 볶는 시간을 통해서 서로를 알아가고 맞춰서 지금까지 어찌어찌 지내고 있는 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오랜 시간 함께 했지만 알듯 말듯 한 반려견의 생각이 궁금해 『개의 마음을 읽는 법』을 펼쳤다.



반려견의 생각이 궁금해서 읽은 책인데 오히려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했다. 얼마나 내 중심적이었는지 그리고 나의 세계관에 그 작은 존재를 맞추려 억지를 부리고 있었는지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두서없이 마구 올라왔다.






삶의 방식이 전혀 다른 개체를 나의 세계에 들여놓고 나의 사고방식으로 이해하려는 했었다. 개를 이해하려는 방식이기도 했으나 더 기대하고 실망하고 무리한 것을 요구하는 방식이기도 했다. 저자인 알렉산드라 호로비츠는 이 '개를 의인화하는 행위'를 내려놓고 개를 있는 그대로 관찰해 보라고 말한다.






'개는 인간을 관찰하는 인류학자'라는 표현이 참으로 멋지다. 우리 입장에서만 생각했기에 개가 우리를 관찰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일련의 패턴을 알 때에는 그저 우리 반려견의 천재성에 의미를 더 둔거 같다. 관찰력이라는 강점을 활용해 훈련보다는 스스로 깨침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이었다. 우리도 어릴 때 배운 것을 바탕으로 경험하며 자랐다.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때 원하는 것을 주는 것으로 개의 행동을 유도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동물 병원을 무서워하는 이유가 두려움의 냄새인 항문낭 분비물 냄새 때문이었다는 것은 충격적이었다. 매번 긴장하며 예민하게 구는 반려견에게 짖지 말라는 다그침만 했었다. 기본적으로 개에게 좋은 곳으로 인식될 리 없는 곳을 편안하게 느끼도록 간식도 주고 여유를 갖고 방문해야겠다.



사람 눈엔 보이지 않는 전구의 깜빡임과 티브이 화면의 변화가 개에게는 보인다니. 외출 시에 티브이보다는 음악을 틀어 주는 게 더 낫겠다. 자신의 잘못을 알고 귀를 접고 의기소침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꾸짖는 소리를 아는 관찰자 인류학자인 것이다. 사람이 사는 공간은 여러모로 개에겐 불편한 환경이다. 인공적인 향이 계속 채워지고 소음은 끊임없이 들리고 실내는 끊임없는 깜빡임과 느린 화면 프레임 등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불편함이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는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 등을 마주하며 안심하고 외출 후 그 누구보다 반겨준다. 함께함을 즐거워하고 매일같이 반복해도 항상 그대로 좋아해 준다. 저자가 펌프와 함께한 시간을 묘사할 땐 마음이 뭉클해진다.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그 따스하고 고마운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사람의 언어로 표현하지 않아도 서로가 든든해지고 위로가 되는 경험이다.







『개의 마음을 읽는 법』 인간인 나의 입장에서만 했던 생각을 바꿔 생각해 볼 기회를 줬다. 개는 평생 책임지고 돌봐주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하는 위로하고 위로받는 가족이라는 것이다.







우리 둘 사이의 유대관계는 오직 우리만 아는 스텝으로 출 수 있는 고유한 춤이다. 이 춤을 가능하게 하는 두 가지 요소는 바로 길들이기와 관계 발전이다. 우선 길들이기는 무대를 마련한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의식 절차는 둘이 함께 만든다, 우리는 서로에게 자신을 투영하거나 서로를 분석하기 전, 우리가 하나라는 사실을 미처 깨닫기도 전에 이미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P. 354



둘만의 세계가 새로 구축되는 것이다. 우리만의 세계. 그 안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새로운 세계가 그렇게 자라난다.





반려견이 두 살을 갓 넘겼을 때 헤어짐을 생각하면 눈시울이 붉어졌다. 주책이라고 했다. 지금은 다섯 살을 넘겼다. 그래도 눈물이 난다. 함께함이 기쁜 만큼 헤어짐이 너무 슬플 것 같아 지레 겁이 난다. 그래서 지금을 더 행복하게 보내고 싶다. 저자인 알렉산드라도 이 마음으로 책을 쓴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개가 이해하고 관심 두는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길 바란다고. 옮긴이의 글도 마음에 와닿았다. 이 책을 통해 반려동물의 복지에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나의 반려견에게


함께해 줘서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덧, [2022 서울국제도서전] 동그람이 부스 넘 기여웠어요 :D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개의마음을읽는법 #알렉산드라호로비츠 #전행선옮김 #동그람이 #반려견 #견주추천책



우리 둘 사이의 유대관계는 오직 우리만 아는 스텝으로 출 수 있는 고유한 춤이다. 이 춤을 가능하게 하는 두 가지 요소는 바로 길들이기와 관계 발전이다. 우선 길들이기는 무대를 마련한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의식 절차는 둘이 함께 만든다, 우리는 서로에게 자신을 투영하거나 서로를 분석하기 전, 우리가 하나라는 사실을 미처 깨닫기도 전에 이미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 P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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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온다 - 곧 찾아올 절호의 타이밍에 대비하는 구체적 방법
이광수 지음 / 와이즈베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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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으로 집이란 공간의 중요성이 매우 커졌다.


바이러스 감염의 공포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을 때 느끼지 못한 답답함이 더 크게 느껴졌다. 넓은 거실과 아늑한 침실, 넉넉한 책상 위 공간이 간절해졌다.



친구 덕분에 처음으로 부동산 입구에 붙은 월세 매물을 봤다. 우리 동네는 비싸서 이사 올 엄두가 안 난다고 했다. 그 옆에 붙은 매매란에선 헛웃음이 나왔다. 모두 억 단위였다. 어릴 적 갖고 놀던 부루마블도 억 단위가 없었는데, 동네 집값은 '억'만 붙어 있다.



평범한 직장인이 저축만 해서 얼마 만에 1억을 모을 수 있을까? 가족과 은행 대출 없이 집을 살 수 있을까? 사업이 대박 나거나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 아니고선 저런 집을 누가 사는 것일까? 의문만 가득 품다 내가 사는 이 시대가 참으로 힘들구나 생각했다.






『집이 온다』는 위로가 있는 재테크 도서이다. 돈 벌기 힘드니까 부동산 투자하세요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살 집 한 채 정도는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 이광수 저자가 펜을 들었다고 맺음말에 밝히고 있다.



"엄마, 우리는 언제 우리 집에서 살아?"라는 아이의 질문에 마음 아파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책을 썼습니다. 투자나 투기로 집을 사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부동산을 집으로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ㅣ P.264




부동산 관련 책은 처음이라 얇은 책이지만 읽고 이해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아직도 명확하진 않지만 첫 출발부터 많은 욕심은 금물이란 생각에 책의 흐름을 따라가려고 애썼다.





투자 스킬이 아니라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을 보는 법, 부동산 시장의 특징, 정부 정책에 따른 부동산 시장 변화, 저자만의 대안 제시를 한다는 점에서 꼭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최근 집값 폭등의 원인



19대 정부 정책 실패로만 두루뭉술하게 알고 있던 것을 이광수 저자는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의 강점을 십분 발휘해 설명해 준다. 현재 주택시장이 수요 증가 인지 공급 감소 인지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제시한다. 2014년도부터 주택 가격이 폭등했으나 2016년부터는 공금이 감소했다. 주택 총량은 증가했는데 이게 무슨 일일까?


원인은 다주택자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럼 왜 다주택자가 증가했는가?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 부동산 관련 규제를 풀어주면서 투자를 목적으로 다주택자들이 늘어났을 가능성이 높다.


2016년부터 시작된 주택 공급 감소는 문재인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민간 임대 사업자를 등록하게 하면서 시작됐다. 주택 임대차 시장을 안정시키고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가 세금 회피 방법으로 사용됐다. 임대 사업자로 등록하고 임대조건을 충족시키면 공시가격 6억 원 이하인 경우 양도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 합산을 배제하는 혜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한시적인 정책 시행과 여러 정책이 나왔다 들어가면서 다주택자들은 매도보다 보유를 선택한 것이라고 추측한다.





내가 주택 소유자가 아니라 배경지식이 적긴 했지만, 실보다 득이 더 많은 상황에서는 주택을 소유하고 있을 것이란 건 명확했다. 치솟는 집값에 보기만 해도 든든하고 웃음이 절로 나올 것 같다. 상승하는 돈 단위가 몇 천, 몇 억이니 로또보다 확률이 높지 않은가.





또한 20, 30대가 소규모 주택을 많이 구매했고 코로나로 저금리 시대를 맞이한 우연도 컸다. 영끌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택 가격 폭등 현상은 비단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이라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저금리로 대출을 동반한 부동산 투자가 활성화됐다.



그럼 여기서 우리는 '벼락 거지'의 기분만 느끼고 패배감만 느끼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제20대 대선 선거 승리와 패배의 이유



패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거지만 저자의 말처럼 더 성장하기 위해 복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부동산 정책 측면에서 이 부분을 분석한 부분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우리는 지나간 것을 떠올렸을 때 패배의 쓴맛을 떠올리기 싫어한다. 그러나 지나간 것에서 우리는 개선할 점을 찾아 성장할 수 있다.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는 힘과 인간의 본능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야 한다. 자신이 손해 볼 것임에도 불구하고 다음 세대를 위해 표를 던진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들은 다수가 아니다. 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본능에 충실한 사람들이다. 위험을 피하고 싶고 눈앞에 이익을 좇으며 깊이 생각할 문제를 피한다. 먹고살기 바쁘기 때문이다. 불공정한 세상에서 불로소득을 제제할 절대자가 없으면 기꺼이 불로소득을 얻으려 뛰어들 사람들이다. 한쪽은 남들이 다 갖는 불로소득을 너도 얻을 수 있게 작은 도움을 주겠다고 한다. 그럼 다른 한쪽은 불로소득을 얻는 구조를 바꾸겠다고 해야 싸움이 되지 않을까?


뇌물을 주는 것을 일일이 거절하기 힘들어 사무실에 CCTV를 단 사람이 더 용기 내고 심사숙고하기 바란다. 다시 기회는 오기 마련이고 그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건 '준비된 자'이기 때문에.






절호의 타이밍



역사는 반복된다. 우리는 과거를 통해 배울 수 있다.


부동산 불패는 없다는 잘못된 주장에 허점을 기억하자. IMF 때와 서브 프라임 시기가 있었다. 예외라고 치부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고 상황은 다르지만 결국 부동산 시장도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는 흐름이 있다는 것이다. 그럼 지금이 어느 때인지 파악하고 집값이 떨어지는 시기를 가늠하면 우리도 '꿈에 그리던 집을 갖는 소망'에 한 걸을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와 3기 신도시 분양이 연달아 이뤄지고 있다. 신도시 계획 발표부터 입주까지는 약 9년 정도 걸린다. 과거 1기, 2기 신도시 계획 진행을 살펴보면 공교롭게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 신도시 계획을 내놓고 입주시기에 IMF와 서브 프라임 사태가 터진다. 미분양 아파트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2027년 3기 신도시 분양시기를 유의 깊게 봐야 한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준비를 할 시기다. 미혼 20-30대가 채울 수 없는 청약 점수를 갖고 끙끙댈 게 아니다. 마련할 집의 위치를 선정하고 자금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세세한 계획을 세워야 할 때이다. 약 4년 반의 시간은 꽤 충분하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고 회사 생활 5년이면 고인 물이 되는 세상이다. 아무리 세상 물정 몰라도 5년 동안 보고 들으면 부동산 보는 능력 하나쯤은 생길 것이다. 단, 좋은 정보를 꾸준히 공부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아무 노력 없이 정부만 탓하고 있을 것인지 작은 노력이라도 더 해서 '내 집 마련의 운'을 잡을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저자도 희망을 빛을 나누어 주기 위해 『집이 온다』를 썼을 거라 굳게 믿는다.




『집이 온다』는 부동산 재테크 초보를 위해 쓴 책이 아니다 보니 자세하고 친절한 용어 설명과 자세한 정책 관련 이야기가 없다. 관련 용어도 풀어썼다 줄여 썼다 하기 때문에 조금 아쉬웠으나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켰다. 좋은 기회를 알았으니 장기적 관점으로 본격적인 계획을 세워보려고 한다. 내 집 마련 이제 꿈이 아니다. 현실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지원받아 자유롭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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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 - 미술관에서 명화를 보고 떠올린 와인 맛보기 Collect 14
정희태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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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명화라는 완벽한 매력을 가진 두 분야가 연결고리를 찾았다. 기나긴 인류의 역사를 함께 해온 와인과 그림에 어떤 숨은 이야기가 있고 저자가 발견한 것은 무엇인지 같이 들어보면 좋겠다.






2021년 6월 코로나로 지치고 힘들었을 때 프랑스 현지 유튜브 라이브 강연을 들었다. 루브르 박물관과 센 강을 배경으로 다양한 작품을 설명해 주셔서 마치 루브르 박물관을 다녀온 듯했다. 현지 강연자 중 한 분인 정희태 님은 『90일 밤의 미술관 : 루브르박물관』의 공동 저자로 프랑스에서 국가 공인 가이드로 프랑스 문화재에서 문화 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분이 와인에 조예가 깊은 까닭은 요리를 공부하다 와인에 빠져 프랑스로 유학 가고 그곳에서 소믈리에 공부를 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공부한 분야의 이야기를 누구보다 흥미롭게 풀어나갈 수 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는 표지부터 매우 매력적이다. 텀블벅 사이트에서 펀딩으로 시작한 이 책은 인기가 많아 정식 출간까지 이어졌다. 매력적인 내용과 아름다운 표지까지 더해져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다.







명화와 와인이 갖는 연결고리

그림이 갖는 시대적 의미를 와인의 역사적 사건과 연관 시키고 와인을 만드는 다양한 포도 품종과 그림을 그리는 물감의 종류를 빗대는 등등 일반적인 사람들은 생각할 수 없는 와인과 예술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공통점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지금이야 우리가 명명한 세부 분야가 있고 전문가가 있지만 몇백 년 전만 해도 다양한 직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사람들이 이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았다. 자로 잰 듯 정확하게 나눌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천재로 칭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수학가, 발명가, 화가, 조각가, 도시계획자 등 수많은 분야에서 활동하며 능력을 보여줬다.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정희태 저자는 보고 이야기해 준다. 빛의 화가 모네가 빠르게 그린 그림과 숙성기간이 짧은 보졸레 누보 와인을 엮은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웠다. 모네의 작품이 처음엔 벽지보다 못한 그림으로 취급받았다니. 그리고 빛이 변화를 담기 위해 단 7분 만에 빠르게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 매우 신기했다. 수많은 노력과 연습으로 기본기를 갖췄기에 이만한 실력을 드러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저 아름다운 색감과 부드러운 붓놀림을 한 작작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모네라는 작가 인식이 정말 새롭게 바뀌었다.


4~6주 만에 숙성되는 보졸레 누보 와인을 '세상에서 가장 빨리 마실 수 있는 햇와인'이라고 홍보한 와인 중개상 조르주 뒤뵈프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놀라웠다.




깊이 있는 와인 이야기

『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은 와인을 처음 접할 때 찾아보는 기본적인 내용인 와인잔 종류, 와인을 어떻게 즐기는지, 디캔팅은 무엇인지, 내추럴 와인은 무엇인지 등 앞부분에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물론 미술과 명화와 연결고리를 갖고 재미나게 풀어낸다. 진짜 이 책의 매력은 쉽게 들을 수 없는, 깊이 있는 와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임파스토 기법(물감을 뭉쳐 색조를 짙게 만드는 기법)처럼 향과 맛이 짙게 응축되어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와인이 있습니다. 바로 귀부 와인입니다. '귀부'는 한자어로 의미를 풀면 귀할 귀貴, 썩을 부腐로 귀부와인은 '귀하게 썩은 와인'이라는 의미입니다. l P.81



귀부와인이란 것을 처음 들어봐서 매우 흥미로웠다. 자연과 사람의 완벽한 조화가 이루어져야 마실 수 있는 귀부와인은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성실함, 노력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신기해서 친구에게 소개해 주며 훗날 함께 마실 것을 약속했다.






쉽게 다가가는 명화와 와인

다양한 이야기를 간결하면서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게 『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의 매력이다. 평범한 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예술 작품과 와인 이야기를 하려면 배경과 용어를 많이 설명해야 한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고 딱딱하게 설명만 나열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 마치 도슨트 강의를 듣는 것처럼 부드러운 어조로 필요한 것만 쉽고 재밌게 들려준다. 문체가 주는 편안한 느낌이 매력적이긴 또 처음이다. 아마 10여 년 동안 문화 해설가로 일하신 경험이 녹아있어서 그런가 하고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아름다운 책과 자랑스런 한국 화백

책이 매우 예쁘다! 소장 욕구를 뿜뿜 불러일으킬 정도로 표지도 아름답고, 안에 담긴 명화와 와인 사진도 매우 매우 예뻐서 페이지를 넘기다가도 다시 봤다. 책 어느 곳을 펼쳐도 멋진 작품과 와인 사진이 나오다니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한국 화가와 작품이 담긴 와인도 주요 포인트다! 우리나라 최초 와인 이야기부터 우리나라 최초 상업용 와인인 노블 와인 포스터도 담고 있다. 이우환 작가가 디자인한 무통 로칠드 라벨 이야기도 있다. 방혜자 화백의 스테인드글라스가 프랑스 샤르트르 대성당을 장식한 것은 매우 자랑스러웠다. 또한 방혜자 화백의 작품이 브루노 파이야르 샴페인 라벨로 올라간 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웠다.





『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을 읽으면서 나오는 와인의 맛을 상상해 봤다. 코로나 이전에 와이너리 투어를 계획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더더욱 빨리 와인 여행을 가고 싶다. 그리고 프랑스란 나라와 프랑스 와인에 관심도 높아졌다.


프랑스에서 와인을 배우고 활동하는 저자분이라 그런지 프랑스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탈리아 혹은 다른 국가도 시리즈로 내주시면 좋겠다 :)










동양북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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