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 - 미술관에서 명화를 보고 떠올린 와인 맛보기 Collect 14
정희태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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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명화라는 완벽한 매력을 가진 두 분야가 연결고리를 찾았다. 기나긴 인류의 역사를 함께 해온 와인과 그림에 어떤 숨은 이야기가 있고 저자가 발견한 것은 무엇인지 같이 들어보면 좋겠다.






2021년 6월 코로나로 지치고 힘들었을 때 프랑스 현지 유튜브 라이브 강연을 들었다. 루브르 박물관과 센 강을 배경으로 다양한 작품을 설명해 주셔서 마치 루브르 박물관을 다녀온 듯했다. 현지 강연자 중 한 분인 정희태 님은 『90일 밤의 미술관 : 루브르박물관』의 공동 저자로 프랑스에서 국가 공인 가이드로 프랑스 문화재에서 문화 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분이 와인에 조예가 깊은 까닭은 요리를 공부하다 와인에 빠져 프랑스로 유학 가고 그곳에서 소믈리에 공부를 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공부한 분야의 이야기를 누구보다 흥미롭게 풀어나갈 수 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는 표지부터 매우 매력적이다. 텀블벅 사이트에서 펀딩으로 시작한 이 책은 인기가 많아 정식 출간까지 이어졌다. 매력적인 내용과 아름다운 표지까지 더해져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다.







명화와 와인이 갖는 연결고리

그림이 갖는 시대적 의미를 와인의 역사적 사건과 연관 시키고 와인을 만드는 다양한 포도 품종과 그림을 그리는 물감의 종류를 빗대는 등등 일반적인 사람들은 생각할 수 없는 와인과 예술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공통점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지금이야 우리가 명명한 세부 분야가 있고 전문가가 있지만 몇백 년 전만 해도 다양한 직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사람들이 이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았다. 자로 잰 듯 정확하게 나눌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천재로 칭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수학가, 발명가, 화가, 조각가, 도시계획자 등 수많은 분야에서 활동하며 능력을 보여줬다.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정희태 저자는 보고 이야기해 준다. 빛의 화가 모네가 빠르게 그린 그림과 숙성기간이 짧은 보졸레 누보 와인을 엮은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웠다. 모네의 작품이 처음엔 벽지보다 못한 그림으로 취급받았다니. 그리고 빛이 변화를 담기 위해 단 7분 만에 빠르게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 매우 신기했다. 수많은 노력과 연습으로 기본기를 갖췄기에 이만한 실력을 드러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저 아름다운 색감과 부드러운 붓놀림을 한 작작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모네라는 작가 인식이 정말 새롭게 바뀌었다.


4~6주 만에 숙성되는 보졸레 누보 와인을 '세상에서 가장 빨리 마실 수 있는 햇와인'이라고 홍보한 와인 중개상 조르주 뒤뵈프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놀라웠다.




깊이 있는 와인 이야기

『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은 와인을 처음 접할 때 찾아보는 기본적인 내용인 와인잔 종류, 와인을 어떻게 즐기는지, 디캔팅은 무엇인지, 내추럴 와인은 무엇인지 등 앞부분에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물론 미술과 명화와 연결고리를 갖고 재미나게 풀어낸다. 진짜 이 책의 매력은 쉽게 들을 수 없는, 깊이 있는 와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임파스토 기법(물감을 뭉쳐 색조를 짙게 만드는 기법)처럼 향과 맛이 짙게 응축되어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와인이 있습니다. 바로 귀부 와인입니다. '귀부'는 한자어로 의미를 풀면 귀할 귀貴, 썩을 부腐로 귀부와인은 '귀하게 썩은 와인'이라는 의미입니다. l P.81



귀부와인이란 것을 처음 들어봐서 매우 흥미로웠다. 자연과 사람의 완벽한 조화가 이루어져야 마실 수 있는 귀부와인은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성실함, 노력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신기해서 친구에게 소개해 주며 훗날 함께 마실 것을 약속했다.






쉽게 다가가는 명화와 와인

다양한 이야기를 간결하면서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게 『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의 매력이다. 평범한 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예술 작품과 와인 이야기를 하려면 배경과 용어를 많이 설명해야 한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고 딱딱하게 설명만 나열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 마치 도슨트 강의를 듣는 것처럼 부드러운 어조로 필요한 것만 쉽고 재밌게 들려준다. 문체가 주는 편안한 느낌이 매력적이긴 또 처음이다. 아마 10여 년 동안 문화 해설가로 일하신 경험이 녹아있어서 그런가 하고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아름다운 책과 자랑스런 한국 화백

책이 매우 예쁘다! 소장 욕구를 뿜뿜 불러일으킬 정도로 표지도 아름답고, 안에 담긴 명화와 와인 사진도 매우 매우 예뻐서 페이지를 넘기다가도 다시 봤다. 책 어느 곳을 펼쳐도 멋진 작품과 와인 사진이 나오다니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한국 화가와 작품이 담긴 와인도 주요 포인트다! 우리나라 최초 와인 이야기부터 우리나라 최초 상업용 와인인 노블 와인 포스터도 담고 있다. 이우환 작가가 디자인한 무통 로칠드 라벨 이야기도 있다. 방혜자 화백의 스테인드글라스가 프랑스 샤르트르 대성당을 장식한 것은 매우 자랑스러웠다. 또한 방혜자 화백의 작품이 브루노 파이야르 샴페인 라벨로 올라간 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웠다.





『그림을 닮은 와인 이야기』을 읽으면서 나오는 와인의 맛을 상상해 봤다. 코로나 이전에 와이너리 투어를 계획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더더욱 빨리 와인 여행을 가고 싶다. 그리고 프랑스란 나라와 프랑스 와인에 관심도 높아졌다.


프랑스에서 와인을 배우고 활동하는 저자분이라 그런지 프랑스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탈리아 혹은 다른 국가도 시리즈로 내주시면 좋겠다 :)










동양북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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