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덕후 1호 - 나를 몰입하게 한 것들에 대하여
문화라 외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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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야를 깊이 있게 아는 사람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흥미롭고 신기하다. 『이웃 덕후 1호』에는 흥미로운 덕후 5명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한 가지를 꾸준하게 좋아하는 것도 대단한데 그 사랑과 열정을 멋지게 글로 표현해서 읽는 내내 감탄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모임의 여왕'은 물 흐르듯이 후루룩 읽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친구들 모임 혹은 스터디 모임 같은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모임이란 소재부터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모임이의 장점만을 살려 삶을 풍요롭게 만든 문화라 저자님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했다.





다양한 모임을 하면서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고민하고 다 같이 해결 방법을 고민하고 극복해서 모임을 이어나간 점이 참 멋있었다.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는 걸 선호하는 나에겐 새로운 세상 같기도 했지만 '누구에게나 들을 말은 있다.'라는 저자님의 이야기는 편협한 내 생각의 틀을 깨주기도 했다. 무엇이든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고 문화라 저자님은 모임의 장점을 살려 극대화하고 삶의 활기로 바꾸는 모습이 무척 멋있었다.






브리티시 락을 영업한 강일립 저자의 글도 매우 신선했다. 서두부터 락을 영업한다고 했고 영업 실력이 좋아서 관심 없던 락, 그것도 브리티시 락을 들어보고 싶게 만들었다.







기계식 키보드의 매력을 열거한 김남규 저자의 글은 키보드를 치는 행위를 음식을 먹는 행위에 빗대어 표현했다. 경험해 보지 않은 기계식 키보드를 간접 체험한 것 같은 글이었다.






산책로에 가득 핀 튤립이 아름다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읽은 심형주 저자의 튤립 이야기는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느껴졌다. 눈으로 보는 아름다운 개화시기는 1-2주 정도로 짧지만, 추운 겨울을 견뎌내야 꽃을 피울 수 있는 구근을 위해 미리 가꾸고 준비하는 마음은 참으로 다정하고 따뜻하다고 느꼈다.




가장 마음에 와닿은 글은 마지막으로 실린 다이어리 덕후 정지은 저자의 글이다. 마음에 드는 다이어리를 고르는 법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그 안에 담고 싶은 자신의 삶을 드러내는 글이었다. 결혼과 육아를 거치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고민하고 찾는 과정이 다이어리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십 년이나 다이어리를 쓸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나는 다이어리 쓰는 걸 정말 좋아한다. 좋아하지 않았다면 나처럼 인내심 없는 인간이 이십 년이나 뭘 꾸준히 할 수 있었을 리가 없다.

P. 145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진짜 울며불며 어른 노릇을 하고 있다.(중략) 꾸역꾸역 어른의 역할을 해내고 있기는 하지만 마음은 예전과 똑같다. 누가 허락만 해준다면 해질 무렵 어디 가서 떡볶이나 한 접시 사 먹고 집에 와서 TV나 보다가 잠드는 한량의 삶을 살고 싶다.

P. 156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다이어리를 쓰는 동안 행복하다는건 알고 있으니, 간신히 알아낸 행복의 비결을 오래 간직해야 하지 않겠나.

P. 158





덕후들의 글을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라면 어떻게 영업하는 글을 써나갈지 행복한 상상을 해봤다. 생각보다 내가 좋아하는 게 이렇게 다양했나 놀랍기도 하고 그래도 꽤 많이 알고 있구나 싶어 스스로가 대견스럽기도 했다.





내가 사랑하는 덕질 대상 중에서도 고르고 골라 책과 같이 사진을 남겨봤다.


견우와 직녀의 애틋한 사랑처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닿을 수 없었던 그곳 '시칠리아' (물론 나의 일방적인 사랑이긴 하지만 ㅋㅋ)

한 번의 방문으로 사랑에 빠지고 아쉬움이 무척 커서 혼자 가는 여행을 준비했다. 결국 아직까지 못 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행 당시에는 정보도 별로 없어서 책과 블로그, 유튜브의 짧은 영상을 그러모아 갔었다. 아는 이탈리아어라곤 Grazie!(그라찌에/감사합니다)만 달랑 알곤 무슨 용기로 갔는지 그리고 어떻게 여행하고 왔는지 모르겠지만 운 좋게 좋은 추억을 많이 남기고 왔다.





여행 이후 키워드 알람이라도 울리는 것처럼 시칠리아와 이탈리아 관련된 걸 많이 찾아봤다. 친구들 사이에선 '시칠리아 = 로렌'이라는 공식이 성립할 정도로 ㅋㅋㅋ 언제 갈지 모르는 다음 여행을 위해 틈틈이 로마사에서 시칠리아 관련 이야기를 찾아보고 있고, 저만치 치워둔 이탈리아어도 다시 뒤적이고 있다. 조만간 시칠리아 전통 디저트 카놀리를 먹으러 갈 생각이다 :-)





이제는 덕후라는 단어에서 부정적인 느낌보다 좋아하는 것에 진심이며 대상에 대한 열정적인 사랑이 있다는 긍정적인 단어로 느껴진다. 누구에게나 좋아하는 것에 진심인 덕후 기질을 갖고 있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라는 한 기업의 광고처럼 자신 안에 있는 열정을 과감히 드러내면 좋겠다. 좋아함을 시발점 삼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발전하는 자신을 발견하면 좋겠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응원한다. 좋아하는 책 많이 읽고, 좋아하는 영어 이탈리아어 많이 배우고, 좋아하는 시칠리아로 여행 가자!





<제2회 덕후 단편 에세이 공모전>


이미지를 클릭하면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모 주제는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든 자유롭게 가능합니다. 공모 내용은 한 편 분량의 미발표 단편 에세이입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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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십 년이나 다이어리를 쓸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나는 다이어리 쓰는 걸 정말 좋아한다. 좋아하지 않았다면 나처럼 인내심 없는 인간이 이십 년이나 뭘 꾸준히 할 수 있었을 리가 없다. - P145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진짜 울며불며 어른 노릇을 하고 있다.(중략) 꾸역꾸역 어른의 역할을 해내고 있기는 하지만 마음은 예전과 똑같다. 누가 허락만 해준다면 해질 무렵 어디 가서 떡볶이나 한 접시 사 먹고 집에 와서 TV나 보다가 잠드는 한량의 삶을 살고 싶다. - P156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다이어리를 쓰는 동안 행복하다는건 알고 있으니, 간신히 알아낸 행복의 비결을 오래 간직해야 하지 않겠나.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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