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좋아지는 스탠퍼드 마인드셋 - 숨겨진 수학머리를 깨우는 진짜 수학 공부
조 볼러 지음, 송명진.박종하 옮김 / 와이즈베리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일찍 만났다면 전공뿐만 아니라 수학을, 공부를 좀 더 좋아했을 것이다. '수학'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수포자에게 희망을 주는 책을 만나 기쁘다. 수학 공부를 하고 있지 않아도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공부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사회가 나가야 할 방향까지 알려주기에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다.




Viva la Revolution (혁명 만세) 우리에게는 혁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P.197




수학교육계의 퀴리 부인이라 불리는 조 볼러 Jo Boaler 박사는 기존 수학 교육방식에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담아 이 책을 집필했다. 『수학이 좋아지는 스탠퍼드 마인드셋』은 총 9장으로 1-4장은 수학이란 과목이 가진 선입견과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고 수학적 마인드셋을 갖는 것 설명해 준다. 5-7장은 수학 평등과 학습 평등을 만들 수 있는 환경과 그에 따른 실험 결과를, 8-9장은 적절하게 평가하고 교육하는 실질적인 방법을 담았다. 부록에는 가장 유용한 자료를 골라 담아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칙연산 외에는 실생활에 거의 도움이 안 된다며 수학이란 과목을 비난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 수능시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부를 하면서 산수와 다른 '수학'의 재미를 조금 맛볼 수 있었다. 그러나 대학에 들어가면서 그 재미는 금세 사라졌고 주변의 수포자들과 '수학'을 흉보기에 바빴다. 어릴 적 어렴풋이 느낀 그 재미는 바로 책에서 말하는 '두뇌가 성장하는 과정'이었다. 다양하게 생각해 보고, 실수를 통해 배우고, 논리적인 사고의 확장이 즐거움을 주었던 것이었다. 높은 점수는 덤으로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친구들은 수학을 어려워하거나 포기했다. 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국이나 미국도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한 부분 중 하나가 산수를 넘어선 '수학'은 실생활에 쓸 일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공부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점이다. 저자는 구시대적 교육방식과 수준별 반을 나누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하며 다양한 연구 사례를 제시한다. 오랜 시간 공교육을 책임진 이들에게 실망감을 느낀 대목이기도 하고 반면에 교육을 발전시키기 위해 연구하며 노력하는 이들이 있어 안심되기도 했다.










유전자와 뇌과학 관련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머리로는 알면서도 수학이란 학습에도 이것이 적용된다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의 뇌는 계속해서 새로운 길을 만들 수 있기에 우리 스스로에게 한계를 지어선 안된다. 10세 전후의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한계를 긋는 것이 얼마나 안타깝고 어리석은 일인지 저자는 여러 번 강조한다.









어떻게 하면 수학을 잘 할 수 있을까로 시작한 저자는 종국에는 생각하는 힘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수학이 생겨난 경위를 거슬러 올라가면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생각을 확장시켰고 자연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접근법을 고민해 보는 것으로 발전했다. 수학의 목적은 계산이 아니라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는 생각의 경로를 연습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수학적 사고를 기르기 위해 그룹수업과 개인 맞춤 수업이 눈에 띈다. 그룹수업을 통해 아이들은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고 받아들이고 타인을 돌보고 예의를 갖추어 토론하는 법을 배운다. 여기에서 교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학습 환경을 조성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해 보고 해볼 수 있도록 신경 쓰고 독려해야 한다. 새로운 수학 학습법을 보면서 우리나라 교육기관이 참고하여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했다. 우리의 조별 과제 그룹수업은 너무 무책임하고 인간을 증오하게 만드는 함정 같은 역할만 했다. 우리 사회가 퇴보하는 이유는 '사람이 다 같이 어울려 사는 것'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이다. 협력과 협동을 배운 이들이 서로를 다독이고 이끌어서 더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수학교육자 뿐만 아니라 교육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다. 자녀의 수학 공부가 걱정되는 부모님에게도 권하고 싶고, 수포자인 혹은 수포자였던 이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스스로를 바라보는 인식을 바꾸고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의 바뀜으로 조금 더 살기 좋은 사회를 가꿀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문장수집


성공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타고난 두뇌 차이가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 교육 기회의 차이, 자기 잠재력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많은 과학적 증거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P. 33



성장 마인드셋으르 가진 학생들은 과제가 어렵더라도 계속 시도하고 실수와 실패를 더 많은 것에 도전하도록 격려하는 동기부여로 여긴다. P. 37



캐럴 드웩은 교사들에게 한마디를 던졌다. "학생이 실수하는 바로 그 순간, 두뇌 시냅스는 자랍니다." P. 46



우리가 배울 수 있고 실수가 가치 있다고 믿는다면, 실수할 때 우리의 두뇌는 더 크게 발달한다. P. 50



교사나 학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학생이 수학 문제를 풀면서 실수하거나 틀린 답을 말했을 때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P.54



모호한 것에 대한 내성이 강한 사람, 즉 모호한 상태를 잘 견디는 사람이 불균형 상태에서 균형 상태로 더 쉽게 나아간다. P. 60



수학은 문화 현상이다. 수학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여러 아이디어와 그것들의 연결, 관계의 집합이다. 핵심적으로, 수학은 패턴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수학적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P. 70



수학자 루번 허시는 수학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질문이라고 지적한다.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것은 수학적 삶의 본질이다. 수학을 수학적 사람과 분리해서 생각한다면, 수학이 '죽은'것처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P. 75



자신의 풀이 방법을 설명하는 것은 수학적 추론이라고 불리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수학의 핵심이다. P. 79



수학을 잘 활용하는 사람은 패턴과 연관성을 찾고 연결성에 대해 생각한다. 이들은 수학이라는 과목은 성장을 위한 것으로, 수학을 배우는 목적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생각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 있다고 생각하며 수학에 접근한다. P. 89



또 다른 연구에서는 우리가 뇌의 다양한 경로를 사용할 때 가장 강력한 학습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P. 99



사람들이 수학의 유연성과 개방성에 매료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학은 정확한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과목이지만, 그 정확한 사고가 창의성, 유연성, 다양한 아이디어와 결합할 때 사람들은 수학이 살아있다고 느낀다. P. 126



학습은 단순히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결정하는 정체성 개발 과정이다. P. 201



둘째는 일부 국가에서 다양성이 성적을 향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국가에서는 '비이민' 학생이 '이민' 학생이 많은 학교에 다닐 때 더 높은 수준의 성취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다양한 학습자 커뮤니티가 학생들이 더 나은 협력자가 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시사하는 놀라운 결과다. P. 204



일하는 방식을 모두 잘하는 사람은 없지만, 누구나 그중 몇 가지는 잘한다. P. 235



내가 바라는 바는 교사와 학생, 모든 공동체 구성원이 함께 협력하고 수학적 아이디어와 연결고리를 함께 찾아내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P. 258



학생들은 함께 수학을 공부하면서 다른 문화권의 다양한 특성과 관점을 지닌 학생들을 고맙게 여겼다. P. 263



창의적이고 탐구적인 수학을 가르칠 때 학생들을 강력한 지적 자유를 느낀다. P. 279







와이즈베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수학이좋아지는스탠퍼드마인드셋 #조볼러 #송명진옮김 #박종하옮김 #와이즈베리 #수학 #수학공부 #수학수업 #수학교육 #마인드셋 #스탠퍼드 #수학공부잘하는법 #수학잘하는법 #수학책추천 #공부

성장 마인드셋으르 가진 학생들은 과제가 어렵더라도 계속 시도하고 실수와 실패를 더 많은 것에 도전하도록 격려하는 동기부여로 여긴다. P. 37 - P37

우리가 배울 수 있고 실수가 가치 있다고 믿는다면, 실수할 때 우리의 두뇌는 더 크게 발달한다. P. 50

- P50

교사나 학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학생이 수학 문제를 풀면서 실수하거나 틀린 답을 말했을 때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P.54 - P54

수학자 루번 허시는 수학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질문이라고 지적한다.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것은 수학적 삶의 본질이다. 수학을 수학적 사람과 분리해서 생각한다면, 수학이 ‘죽은‘것처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P. 75 - P75

수학을 잘 활용하는 사람은 패턴과 연관성을 찾고 연결성에 대해 생각한다. 이들은 수학이라는 과목은 성장을 위한 것으로, 수학을 배우는 목적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생각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 있다고 생각하며 수학에 접근한다. P. 89
- P89

학습은 단순히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결정하는 정체성 개발 과정이다. P. 201 - P201

내가 바라는 바는 교사와 학생, 모든 공동체 구성원이 함께 협력하고 수학적 아이디어와 연결고리를 함께 찾아내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P. 258 - P258

학생들은 함께 수학을 공부하면서 다른 문화권의 다양한 특성과 관점을 지닌 학생들을 고맙게 여겼다. P. 263 - P26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 - 하버드대 마틴 푸크너의 인류 문화 오디세이
마틴 푸크너 지음, 허진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이 아닌 책 중에 이렇게 두꺼운 책을 푹 빠져 즐겁게 보다니! 다 두툼한 책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걱정하지 말고 우선 책을 펼쳐보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 것이다.




타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역사에 관한 궁금증으로 책을 펼쳐 들었다. 흥미로운 사건과 요소를 골라 짜임새 있게 쓴 이야기를 읽다 보면 다음 내용이 궁해서 책을 덮을 수 없다. 『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는 문화가 어떻게 변했는지 초점을 두고 15개의 주제 골랐다. 유튜브 채널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서 2024년 2월 '이달의 책' 코너 최고에 소개된 책이기도 하다.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최고의 책을 2권 뽑을 수 없어 보너스로 소개한다고 하니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굉장히 매력이 있는 책이라 확신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마틴 푸크너는 하버드 대학교 영문학과 비교문학 교수이다. 한국 독자에게 익숙한 이름의 저자는 아니지만 이 책으로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 같다.





목차를 살펴보면 대략 알고 있는 내용 몇 가지가 눈에 띄었다. 하나의 주제를 골라 역사 이야기를 하는 책이 많기에 비슷한 전개를 예상했는데 완전히 오산이었다. 다소 연관성이 없어 보이고 전혀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역사적 사실 간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를 찾아주는 게 이 책의 매력이자 저자의 능력이었다. 네페르티티의 왕비 흉상은 흉상 따로 이집트 투탕카멘의 이야기 따로 알고 있었다. 문화의 단절이 갖는 양면성(극단적으로 보존되기도 하면서 명맥을 잇지 못하고 사라지는)으로 이 두 이야기를 연결해 준다. 한 나라의 왕이 천도를 하면서까지 이끈 변화는 결국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역사에서 잊혔으며 많은 예술품이 완성되지도 못한 채 버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비운이 후대에 가장 온전한 상태로 전해지는 보호막이 되었다니. 가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백색가전은 그 수명을 다하고 계속해서 교체되는데 비디오 플레이어나 캠코더 같은 기기는 시대의 변화를 맞이해 창고 깊숙이 들어있다 온전한 상태로 다음 세대에 발견되는 것과 비슷하다.



일본의 우키요에 작품이 유럽 예술가에게 많은 영향을 준 것은 알고 있었지만 당대 일본 전통 회화를 대표하지 않은 그저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최신 예술 형식이라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됐다. 현대에도 가브리엘 제빈 같은 작가가 호쿠사이의 <가나가와의 거대한 파도>를 모티프로 90년대 게임 디자이너의 소설을 썼다. 무역 이익을 위해 선택된 작품이 이토록 오랜 시간 사랑받고 많은 영향을 받을지 누가 알았을까.










문화의 변화는 다양한 형태를 지닌다 자발적 비자발적 내부 외부 침략을 당하기도 하고 침략하기도 한다. 이 중 무엇이 좋다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 가장 안 좋은 것을 하나 고를 순 있다. 바로 고립이다. 순수성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타문화를 배척하고 변화를 기피하면 발전 없이 퇴보할 수밖에 없다.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나 카몽이스의 <우스 루지아다스>만 봐도 다른 문화의 문학을 적극 받아들여 자신만의 것으로 재탄생시킨 예다. 여기에 작가는 케이팝도 덧붙인다. 우리나라 문화가 해외에서 사랑받는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약소국이기에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고 강대국의 장점을 골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우리만의 것으로 잘 버무려 새로운 모습을 빚어냈기에 공감 요소가 많고 새롭고 세련돼 보이는 것 같다.




책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다양한 문화의 혼합적 매력을 갖고 있는 곳이 시칠리아다. 단 하나로 단정할 수 없는 이국적인 매력이 겹겹이 더해진 곳이이다. 다소 거칠고 투박해 보이는 모습도 사랑스럽게 느껴지기에 가장 좋았던 여행지 혹은 가고 싶은 여행지를 묻는다면 주저 없이 이곳이라고 말할 수 있는 나의 최애다. 시칠리아의 이국적이면서 혼재된 매력의 층을 하나씩 살펴보는 것을 좋아하는 것과는 반대로 나라는 사람은 굉장히 배타적이고 좁은 취향을 갖고 있다. 책도 음악도 영화도 옷도 내가 직접 살펴보고 고르기에 친구들은 추천해 주는 걸 포기한지 오래다. 추천이 아니라 거의 설득에 가까운 영업(?)이 있어야 할까 말까 한 나 스스로가 고집스럽게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이 책을 보고 '나의 배타성이 고립과 퇴보로 가는 단절이 될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문화와 음식에 관심이 있는 부분은 살려 열린 태도를 갖고, 배타적이고 고집스러운 취향은 조금 다듬고 받아들이는 문을 열어두면,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을 좀 더 잘 가꾸어 나갈 수 있을 거 같다.








문화와 역사를 좋아하는 독자는 주저 없이 이 책을 골라들었을 것이다. 좀 더 유연한 관점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역사가 증명한 문화의 발전을 본다면 나처럼 고집스러운 부분을 좀 더 유연하게 만들고픈 마음이 들 것이다. 그리고 더 현대 서울에서 열리는 <폼페이 유물전>을 볼 계획이라면 『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 4장 폼페이의 남아시아 여신을 보고 가면 관람이 더욱 즐거울 것이다.




#문장수집


모두는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는다. 모든 독창성은 다른 사람에게 빌린 것에서 비롯된다. P. 54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차용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차용했느냐, 또 우리가 발견한 것으로 무엇을 하냐이다. P. 54



문화는 종종 먼 과거와 직면하면서 발전한다. 피루즈 술탄이 그랬던 것처럼 이해하기 힘든 옛 시대의 파편을 발견해서 새로운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P. 95



로마는 다른 역사적 기반에서 다른 언어로 만들어진 문화를 자기네 전통에 접목하는 쪽을 택했다. P. 113



로마의 근간을 이루는 이야기가 된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는 문화 접목의 영광을, 그 가능성과 미묘한 방법을 보여준다. P. 122



복잡한 프레스코화, 아트리움 건물, 극장을 갖춤 폼페이는 로마의 문화적 접목의 결과를 보며 감탄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P. 122



이처럼 여행자는 오해도 하지만 현지 사람들은 너무 익숙해서 관심을 갖지 않는 것에 주목하기도 한다. P. 144



문화 수입이 이루어지면 두 문화가 서로 차용하고 영향을 끼치며 복잡하게 얽혀서 작용하게 되고, 따라서 우월성과 의존성을 둘러싼 불안감을 종종 유발한다. P. 164



무언가가 본래 어디서 나왔는지 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것을 가지고 무엇을 하느냐이다. 문화는 거대한 재활용 프로젝트이며, 우리는 다음에 사용될 때를 기다리며 그 유적을 보존하는 매개자에 불과하다. 문화에 소유자는 없다. 우리는 다만 다음 세대에 문화를 물려줄 뿐이다. P. 168



<케브라 나가스트>는 문화 차용이 철학과 지혜문학부터 예술과 종교에 이르기까지 의미를 만들어내는 모든 영역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좋은 예이다. P. 200



모든 역사 기록은 나름의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왜곡되기 쉽고 모든 일이 끝난 뒤에 설명하려다 보면 시선이 비뚤어지는 법이다. P. 270



문화가 살아남아 번성하는 방법은 카몽이스가 그랬던 것처럼 과거에서 훔쳐 오는 것뿐 아니라 다른 문화에서 발견한 놀라운 요소를 받아들이는 것도 있었다. P. 293



과거의 문화는 새로운 문화가 자라나는 터전이다. '문화 culture'라는 말이 농업 agriculture에서 비롯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과 먼 조상을 연결하고 우리 서로를 연결함으로써 문화를 가꾸어야 한다. 그래야만 의미를 만드는 작업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 P. 430







어크로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컬처 #컬처문화로쓴세계사 #마틴푸크너 #허진옮김 #어크로스 #고고학 #세계사 #문명사 #이동진추천 #이동진추천책 #이동진이달의책 #CultureTheStoryofUs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차용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차용했느냐, 또 우리가 발견한 것으로 무엇을 하냐이다. P. 54 - P54

무언가가 본래 어디서 나왔는지 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것을 가지고 무엇을 하느냐이다. 문화는 거대한 재활용 프로젝트이며, 우리는 다음에 사용될 때를 기다리며 그 유적을 보존하는 매개자에 불과하다. 문화에 소유자는 없다. 우리는 다만 다음 세대에 문화를 물려줄 뿐이다. P. 168 - P168

문화가 살아남아 번성하는 방법은 카몽이스가 그랬던 것처럼 과거에서 훔쳐 오는 것뿐 아니라 다른 문화에서 발견한 놀라운 요소를 받아들이는 것도 있었다. P. 293 - P293

과거의 문화는 새로운 문화가 자라나는 터전이다. ‘문화 culture‘라는 말이 농업 agriculture에서 비롯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과 먼 조상을 연결하고 우리 서로를 연결함으로써 문화를 가꾸어야 한다. 그래야만 의미를 만드는 작업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 P. 430

- P43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돌봄의 찻상 - 차의 템포로 자신의 마음과 천천히 걷기
연희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다 말고 다이제를 사와 얼그레이 밀크티와 함께 먹었다. 차에 담긴 나만의 추억을 떠올리며 한입, 한 모금 넘어가는 차는 평소에 마신 차와 사뭇 맛이 달랐다. 저자의 추억을 상상하며 마셔서 그런가. 오늘 차에 얽힌 나만의 추억이 하나 더 생겼다.



상자에 담겨 있던 찻잔과 접시를 꺼내면서 차 한잔 여유 있게 마실 시간도 없이 살고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곧바로 생각을 털어내고 지금 나의 찻상을 차리를 이 시간에 집중하기로 했다. 매일 마시는 라테를 만드는 것은 무척이나 익숙했으나 차를 타는 일은 그것도 찻상을 차리는 일은 미숙한 손을 주춤거리게 만들었다. 평소에 쓰지 않아 치워뒀던 찻잔을 꺼내고 티백 상자에서 얼그레이를 골라냈다.












『돌봄의 찻상』저자이신 연희님은 플루트 전공자이다. 런던에서 유학을 하고 미국인 배우자를 만나 파리, 뉴욕을 오가는 생활을 10년 넘게 하셨다고 한다. 오랜 시간 이방인으로 살아오면서 차를 우리고 찻상을 차리는 일이 위로가 되어 글을 쓰셨다. 외래어가 난무하는 요즘에 찻상이나 다방 같은 잘 사용하지 않은 단어가 주는 새로움과 아련함이 있다. 차분한 어투에 부드러우면서 힘 있는 글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담담하고 차분하게 차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 이야기로 시작한다. 200쪽도 안되는 그리 길지 않은 에세이지만 후루룩 빨리 읽어버리고 싶지 않았다. 차를 우려내고 음미하는 시간을 갖듯 천천히 그리고 차분히 읽고 싶었다. 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즉시 해야 된다는 명언(?)이 떠올라 당장 나가 통밀 쿠키를 사 왔다. 연희 저자님이 런던에서 먹은 다이제스티브는 구할 수 없었고, 초콜릿이 한쪽에 발린 다이제를 만지작거리다 처음으로 평범한 다이제를 사 왔다. 밀크티의 맛을 온전히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설탕이나 휘핑크림을 섞은 밀크티 맛에 익숙해서 그런지 데운 우유만 섞은 밀크티는 뭐라고 해야 할까 너무 평범했다. 그러나 통밀 다이제를 한 입 먹고 밀크티를 한 모금 마시기를 두어 번 반복하니 '일상의 맛'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허기를 달래고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맛이었다.




그렇게 오후 티타임을 가지면서 그동안 마셨던 몇 안 되는 차의 맛을 떠올리기도 했고, 책에서 생전 처음 보는 차를 알게 되면서 마셔보고 싶기도 했다. 그전에는 그저 팔팔 끓는 뜨거운 물에 우려 호호 식히며 먹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차마다 저마다의 온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차 본연의 맛을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온전히 마셔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무언가에 관심을 갖고 사랑하게 되면 온전히 즐기는 법을 탐구하고 즐기고 싶어진다. 나에겐 커피와 와인이 그러했고 이제는 『돌봄의 찻상』 덕분에 차에 세계에도 슬쩍 발을 들여놓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홍차 수업>의 문기영 저자님의 홍차 수업에 참가했던 추억이 떠올랐다.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매일 즐기면 된다고 말씀해 주실 때 뒤로 보이던 수많은 차 상자가 아른거렸다. 나도 나중엔 한쪽 벽면엔 아끼는 책을 채우고, 한쪽엔 차와 다기를 채워두면 어떨까 하는 즐거운 상상도 해봤다.













차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씩 읽다 보면 가슴이 몽글해지지도하고 울컥해지기도 하고 따스해지기도 했다. 여유롭지 않은 유학 생활에 서로를 이어주는 끈이 되기도 하고 헛헛한 주말 허기진 배를 채워주는 위로가 되기도 하고 뜻하지 않게 만난 기쁨이 되기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런던으로 파리로 교토로 뉴욕으로 햄프턴으로 차향 가득한 여행을 떠난 기분이다.









그중에서도 통영 여행에서 우리나라 차 문화를 이야기하는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다. 커피가 너무나도 익숙한 우리도 예전에는 오랫동안 차를

마셨고 제사상에 차를 올리는 다례도 있었다고 한다. 동양문화권에서 차를 떠올리면 중국과 일본이 자연스레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맑은 물과 아름다운 자연 생태계로 차 맛도 좋을 우리나라인데 우리 또래에겐 주스 병에 담겼던 보리차가 차와 관련된 추억의 전부가 되어버렸다니. 선진국의 문화를 빨리 받아들이는 유연함도 좋지만 고유문화를 간직하는 고집스러움도 한편으론 가져야 할 같다.




일제강점기에도 무역업으로 오히려 호황을 누리는 곳이 통영이었기에 당시 일본 문화가 지리적으로 가까운 통영으로 넘어오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도쿄 유학생이었던 문인과 화가가 쉴 틈 없이 들락거렸던 통영에 살롱 문화가 형성된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으리라. P. 129



한반도의 차 의식은 국가 안녕을 위해 제례와 왕실행사이기도 했는데, 신라의 헌다 의식이 있었다면 고려에는 진다의 식이 있었다. 이러한 고유의 민족정신을 기반으로 한 관습이 조선에서는 제례상에 차를 올리는 다례로 이어졌다. P. 133





유럽 도자기의 역사를 알게 되면서 유럽식 차 문화에 대한 맹목적 동경심이 사라졌다. 찬란했던 문화를 지키지 못하고 열강의 침략에 의해 타국의 문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안타까웠다. 지금은 우리가 제대로 알고 선택하여 받아들일 수 있는 위치에 있기에 다양한 문화를 포용하고 경험하는 방식의 하나로 차를 경험하면 좋겠다. 그리고 연희 저자님처럼 차를 우리는 그 시간 나와의 교감을 하나씩 쌓아가 위로를 얻고 나를 돌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면 좋겠다.



찻잔에 차를 붓는 소리와 퍼져나오는 그윽한 차향과의 교감 속에서 나는 내가 살아 있음을 느낀다. P. 184





랜선 찻상 북토크를 해주시면 참 좋을 거 같다. 한국에 오셔서 직접 뵈면 제일 좋겠지만 유럽과 미주를 오가는 생활을 하신다니까 작은 홍차 가게에 독자들이 오순도순 모여 차를 마시면서 연희 저자님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리고 파리 로톤드 카페 직원에게 책 출간 소식을 전하셨는지 궁금하다. 습작의 추억을 응원한 단골 다방이라니! 영화에서 나올법한 따뜻한 추억의 뒷이야기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문장수집


어느 날부터인가 지친 몸을 이끌고 찻상 앞에 앉으면 보잘것없고 미약한 자신에게 연민의 감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더니 세상에 느낀 서러움과 야속함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 P. 6



지금 이 순간의 자신을 온전히 보지 못한 채 걷는 길은 자신에게 등을 돌리고 걷는 길이나 마찬가지며 결국 넘어지게 되어 있다. P. 7



순간에 집중하며 살아가면서 어느덧 우리 스스로가 힘겨웠던 시간들을 어떤 의미 있는 것들로 재창조했음을 자연스레 알아차릴 때 느끼는 이 불가사의한 '설렘'이야말로 비록 무섭도록 아름다운 삶의 미학이라고 생각한다. P. 37



어쩌면 그래서 나는 차를 우려내는 삶을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차를 우려 마시는 순간만큼은 모든 것을 비워낼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한 힘을 여리게나마 훈련한다 그 힘 자체가 자신이 되어 있음을 느끼는 순간 또한 오기를 몹시 고대하고 있다. P. 64



찻상 앞에 앉은 나를 느끼고 상대방과 명랑한 교감을 나누는 데서 비롯된, 그간 인생에서 경험해본 적 없던 충만감과 행복감은 나를 찻상의 세계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P. 89



나는 찻상미학과 관련해 그 나라와 문화에 정의를 내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차는 본디 인간이 만들어낸 소유물이 아니고 자연의 것이기 때문이다. P. 95



그러나 차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해한다면 찻상의 정신적 가치는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특권임을 알게 된다. P. 95



내가 찻상문화에서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정신도 이렇다. 단 몇 분이라도 의식의 흐름을 조용히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내어 내면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중략) 찰나에 집중하고 주위에 펼쳐진 모든 것과 함께 호흡할 때, 그 주변까지 에워싸는 명랑한 기운이 무작위로 쏟아져나온다. P. 97



예술가와 그의 작품을 탄생시킨 장소의 인연은 단순한 끌림에 의해서가 아니라 어떤 절대적인 무언가에 의해 이루어 지는 것 같다. P. 124



1900년대 중반까지 이곳에는 예술인들의 메카로 불린 다방 세 곳이 존재했다. P. 125



물질주의가 일찍부터 팽배한 도시임에도 무조건 개발을 하기보다는 전통과 개성을 함께 살려내는 통영의 정신은 스스로의 가치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기에 똑똑해 보인다. P. 126



바닷바람이 아무리 매서워도 탁 트인 항구와 동피랑 언덕까지 한눈에 보이는 계단이 그 순간 나에게는 최고로 근사한 찻상이 되었다. P. 128



그 공간이 사라졌다고 해서 그 예술 혼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P. 129



중국 대륙과 한반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지 제조 기술을 가지고 있었고, 이러한 독창적인 문명성을 바탕으로 차를 학문이자 예술로 승화하여 유례없는 찻상문화를 창조해냈다. P. 130




동아시아의 찻상은 유럽인들에게조차 단순히 음료가 놓인 공간이 아닌 문화 현상이었다. P. 135



중국 차는 맛으로 마시고 일본차는 눈으로 마시며 한국차는 마음으로 마신다는 표현이 있다. P. 135




혼자 마실 때는 자신과의 소통이며 둘이 마실 때는 상대방과의 소통이고 그 이상은 흥겨움의 소통이 되는 것이 아닐까. P. 136




순간을 산다는 것은 현재의 시간에 집중함으로써 삶의 주체자가 되는 것이다. P. 144



삶과 죽음이란 극과 극으로 분리된 형태가 아니라 하나임을, 바로 지금 here and now 이 전부일 수 있음을, 생의 매 순간에 집중하는 능력이란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지를 소렌토에서 보내는 하루 동안 새삼 실감했다. P. 156




내일도 차를 우리기 위해 오늘의 찻잔을 비워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내일이라는 또 다른 시간이 채워질 수 있도록 비워지는 오늘을 겸허히 알아차리는 것 또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P. 189






메디치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돌봄의찻상 #연희 #메디치 #에세이 #자기돌봄 #홍차 #에프터눈티 #찻잔 #찻상 #책추천 #에세이추천

찻잔에 차를 붓는 소리와 퍼져나오는 그윽한 차향과의 교감 속에서 나는 내가 살아 있음을 느낀다. P. 184 - P184

어느 날부터인가 지친 몸을 이끌고 찻상 앞에 앉으면 보잘것없고 미약한 자신에게 연민의 감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더니 세상에 느낀 서러움과 야속함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 P. 6 - P6

어쩌면 그래서 나는 차를 우려내는 삶을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차를 우려 마시는 순간만큼은 모든 것을 비워낼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한 힘을 여리게나마 훈련한다 그 힘 자체가 자신이 되어 있음을 느끼는 순간 또한 오기를 몹시 고대하고 있다. P. 64 - P64

찻상 앞에 앉은 나를 느끼고 상대방과 명랑한 교감을 나누는 데서 비롯된, 그간 인생에서 경험해본 적 없던 충만감과 행복감은 나를 찻상의 세계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P. 89 - P89

나는 찻상미학과 관련해 그 나라와 문화에 정의를 내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차는 본디 인간이 만들어낸 소유물이 아니고 자연의 것이기 때문이다. P. 95 - P95

내가 찻상문화에서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정신도 이렇다. 단 몇 분이라도 의식의 흐름을 조용히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내어 내면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중략) 찰나에 집중하고 주위에 펼쳐진 모든 것과 함께 호흡할 때, 그 주변까지 에워싸는 명랑한 기운이 무작위로 쏟아져나온다. P. 97 - P97

중국 차는 맛으로 마시고 일본차는 눈으로 마시며 한국차는 마음으로 마신다는 표현이 있다. P. 135 - P135

혼자 마실 때는 자신과의 소통이며 둘이 마실 때는 상대방과의 소통이고 그 이상은 흥겨움의 소통이 되는 것이 아닐까. P. 136
- P136

내일도 차를 우리기 위해 오늘의 찻잔을 비워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내일이라는 또 다른 시간이 채워질 수 있도록 비워지는 오늘을 겸허히 알아차리는 것 또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P. 189

- P18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래서 저는 내추럴 와인이 재미있습니다 - 정의할 수 없고, 예상할 수 없는 펑키한 매력 경험들 시리즈 5
장경진 지음 / 파이퍼프레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래서 저도 내추럴 와인이 참 재밌네요!



와인의 세계에 입문하고 나서 그 방대함에 놀랐고 더 깊이 알고 싶은 매력에 빠졌다. 와인은 농산품 혹은 수공예품에 가깝기 때문에 완전히 똑같은 와인은 없다. 매년 다른 포도밭의 환경에 따라서 조금씩 다른 와인이 만들어진다. 거기에 '내추럴 와인'이라니요? 펫낫, 오렌지 와인이라니요? 매력적인 와인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그래서 저는 내추럴 와인이 재밌습니다』의 장경진 저자는 을지로 내추럴 와인 바 PER, 와인 숍 알레사, 연남동 칵테일/위스키 바 EP를 운영하는 주류업 사장님이다. 패션업계에 종사하다 내추럴 와인의 세계로 넘어왔다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블로그에 마신 와인을 하나하나 기록하면서 이 책을 쓰게 됐다고 한다.








와인도 익숙지 않은데 내추럴 와인이라니요?

새로운 걸 알아갈 때는 작은 호기심부터 하나씩 알아가면 좋은데 『그래서 저는 내추럴 와인이 재밌습니다』는 내추럴 와인 입문자가 꼭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컨벤션 와인(화학 보존제를 넣는 상업적 와인)과 내추럴 와인의 차이점, 브레, 오렌지 와인, 펫낫 등 들어는 봤지만 정확히 모르는 내추럴 와인의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준다. 자칫 낯설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전문용어를 쉽게 풀어주고 친근하고 차분한 어투로 설명하는 글을 읽다 보면 어느새 내추럴 와인의 세계에 빠져든다. 작은 판형에 한 손에 쥐고 틈나는 대로 읽을 수 있는 144쪽에 컬러로 들어간 사진을 보면 시도 때도 없이 와인이 마시고 싶다!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저마다 복잡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특히 내추럴 와인을 만드는 이들에게는 좀 더 독특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 같다. 컨벤션 와인보다 더 많은 노력을 들여야 만들 수 있는 와인이라 그런지 웬만한 고집쟁이가 아니고서는 감히 만들 엄두조차 낼 수 없는 것인가. 그중 건축가 출신의 가브리오 비니Gabrio Bini 와 사바낭Savagnin 품종으로 만든 뱅존Vin Jaune은 정말 흥미로웠다.



밀라노에서 성공한 건축가였던 가브리오 비니는 시칠리아 트라파니주에 속한 판텔레리아Pantelleria 섬의 작은 포도밭에서 세라기아Serragghia 와이너리를 만들었다. 와인이 핫한 여의도에서 인기 있는 내추럴 와인이라 없어서 못 산다고 하는데 맛이 정말 궁금했다. 아프리카와 가까운 판텔레리아 섬은 화산섬 특유한 환경이 있다. 여기서 자란 포도가 가진 강렬한 맛을 상상할 수 있었다. 맛도 맛이지만 레이블이 우상 향하는 화살표라니! 증권맨들이 안사고는 못 배길 부적 같은 와인이 이 될 수밖에 없을 거 같다.



세라기아 와이너리는 완전히 전통적인, 장인의 방식으로 와인을 양조한다는 거예요. P. 95


이런 아이코닉한 와인은 만나기 쉽지 않아요. 왜냐하면 세라기아 와이너리는 매년 약 1만 병의 와인만 생산하고, 특히 100년 된 포도나무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 와인은 1년에 단 600병만 생산하거든요. P. 97







프랑스 쥐라Jura의 토착 품종인 사바낭은 다른 청포도의 어머니나 아버지뻘 되는 고대 품종이다. 이 한 가지 청포도 품종으로만 만든 와인을 노란 와인이라는 뜻의 뱅존이라고 부르는데 이렇게 진한 색을 내는 이유가 참 매력적이다. 오크통 숙성을 무려 6년 3개월이 넘게 하여 자연스러운 산화 숙성을 시킨다. 일반 와인병(750ml)보다 작은 클라브랭Clavelin이라는 620ml 병에 담는데 숙성하는 기간 동안 증발한 엔젤스 쉐어Angel's share를 채우지 않고 그대로 천사에게 주었다는 것이다. 매우 좋은 산미와 드라이한 맛에 견과류 풍미, 그리고 천사의 몫을 떼준 아담한 병까지 도대체 킬포가 몇 개인지. 오랜 숙성기간 덕분에 가격이 좀 나가지만 꼭 맛보고 싶은 와인이다.




뱅존은 줄어드는 와인을 신경 쓰지 않고 그대로 놔두는 게 핵심이에요. (중략) 이렇게 잘 만들어진 뱅존은 100년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P. 121


쥐라의 화이트 와인은 다른 지역의 화이트 와인보다 강렬한 맛과 향 그리고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P. 122








『그래서 저는 내추럴 와인이 재밌습니다』는 제목처럼 재밌는 내추럴 와인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무엇보다 내추럴 와인의 세계를 엿보고 싶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어떤 점이 궁금한지, 어떻게 고를 수 있는지, 내추럴 와인은 다른 와인보다 왜 비싼지에 관해 듣다 보면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느낌이다. 와인을 사랑하는 그리고 내추럴 와인을 알아가고자 하는 1인으로서 내추럴 와인이 '힙'을 넘어 하나의 문화가 되고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즐거움이 되었으면 한다.




그동안의 제 경험을 토대로 내추럴 와인을 경험하는 여러분이 헛돈 쓰지 않으면 좋겠어요. 기회비용이 최소가 되도록 도와드릴게요. P. 7 l 프롤로그


만약 이렇게 이야기했는데 와인 숍에서 잘 모르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냐고요? 그냥 문밖으로 나오면 됩니다. 우리의 취향에 맞춰서 추천을 도와줄 와인 숍은 다른 곳에서도 이미 많으니까요. P. 99


소중한 돈과 시간을 허투루 쓸 수는 없죠! P. 100








#문장수집


내추럴 와인에는 확립된 인증 시스템이 없거든요. 그래서 내추럴 와인 생산자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를 보는 것이 더 의미 있을 듯합니다. P. 18



내추럴 와인은 지역과 품종 그리고 생산자의 개성이 뚜렷해서 재미있어요. P. 21



내추럴 와인 생산자들이 한결같이 이야기하는 이유가 있어요. 바로 '지속 가능성'이에요. 그들은 항상 건강한 땅과 건강한 포도에 대해 이야기해요. P. 56



내추럴 와인은 라벨에 생산자의 철학이나 생각을 담아내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내추럴 와인 라벨이 조금 더 눈에 띄는 거 같아요. P. 65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더 많은 사람들이 맛과 향이 다양한 내추럴 와인 중에서 자신의 취향에 딱 맞는 와인을 고르고 마시는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P. 98



우리의 인생처럼 포도나무에서도 선택과 집중이 중요한 셈이죠. P. 107



어떤 포도 품종을 고르고, 노하우를 어떻게 발현하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는 내추럴 와인. 가장 중요한 건 생산자의 역량과 소신, 열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P. 108



내추럴 와인이 재미있는 이유 중 하나는 같은 품종을 블렌딩하는 경우도 있다는 거에요. P. 114







파이퍼프레스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그래서저는내추럴와인이재밌습니다 #장경진 #파이퍼프레스 #내추럴와인 #와인책 #와인입문서 #책추천 #와인책추천 #와인 #펫낫 #오렌지와인 #브렛



내추럴 와인은 지역과 품종 그리고 생산자의 개성이 뚜렷해서 재미있어요. P. 21 - P21

내추럴 와인 생산자들이 한결같이 이야기하는 이유가 있어요. 바로 ‘지속 가능성‘이에요. 그들은 항상 건강한 땅과 건강한 포도에 대해 이야기해요. P. 56 - P56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더 많은 사람들이 맛과 향이 다양한 내추럴 와인 중에서 자신의 취향에 딱 맞는 와인을 고르고 마시는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P. 98 - P98

어떤 포도 품종을 고르고, 노하우를 어떻게 발현하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는 내추럴 와인. 가장 중요한 건 생산자의 역량과 소신, 열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P. 108 - P108

내추럴 와인이 재미있는 이유 중 하나는 같은 품종을 블렌딩하는 경우도 있다는 거에요. P. 114 - P114

그동안의 제 경험을 토대로 내추럴 와인을 경험하는 여러분이 헛돈 쓰지 않으면 좋겠어요. 기회비용이 최소가 되도록 도와드릴게요. P. 7 l 프롤로그 - P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자키스 지음, 박상은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유로운 영혼 조르바를 통해 이성보다 깊은 깨우침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읽고 싶은 책 목록에 빠지지 않고 항상 있던 책이 『그리스인 조르바』이다. 문예춘추사에서 박상은 번역가가 조르바의 유머를 유쾌하게 번역하고 풍성한 주석으로 작품의 이해를 넓혔다고 하기에 주저 없이 도전했다. 화자가 조르바에게 빠져들듯이 나 또한 이 책에 빠져들었다. 조르바가 툭툭 던지는 말과 예측할 수 없는 행동에는 삶을 대하는 가볍고도 즐거운 태도가 담겨 있었다.





철저한 이성의 관점으로 보면 조르바의 말과 행동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창문 너머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거부터 내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의 사람이다. 내가 화자였다면 애초에 말조차도 섞지 않았을 사람이 조르바이다. 그러나 나와 정반대인 사람에게 끌린다는 연애 이론이 동성 간에도 들어맞듯이 화자는 저돌적인 조르바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자신의 갈탄 채굴 사업에 조르바를 감독자로 고용한다.









이 책의 핵심은 크레타 섬에서 갈탄 채굴을 하며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에서 보여주는 조르바의 모습니다. 나이는 자신대로 자신 예순이 넘은 할아버지께서 대여섯 살 꼬마 같은 좁은 시야의 사고관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부끄러워 숨길 일을 거침없이 이야기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독자는 계속해서 조르바의 행동에 의문을 품게 된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가장 큰 난관이 여기다. 바로 여성 혐오적인 말과 행동을 하는 조르바 때문에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힘들다. 이런 책이 고전 목록에 있다니, 이런 내용을 갖고 어떻게 그리스 문학계는 상을 줄 수가 있을까.




여기에서 큰 결심을 해야 한다. 여성 혐오적인 대목보다는 일반적인 사람과 다른 조르바의 행동과 말에 집중해 보자. 이때부터 이 책의 진면목이 모습을 드러나기 시작한다. 삶이란 이상과는 다른 어두운 면이 있다. 이상적이게 돌아가지 않는 삐거덕거리는 세상에서 뻣뻣한 이성으로 살아가는 건 어울리지 않다는 것을 조르바가 보여준다. 이성과 실존의 괴리감 사이에서 산투르를 뜯으며 노래하고 춤추고 일하고 도망치고 사랑하고 떠나는 조르바는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아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조르바의 일생 안에는 전쟁시 군인이 느끼는 괴리감도 있고, 사회적 약자로 살아가는 여성의 모습이 있고, 가난한 이의 삶이 있다. 민낯이 주는 불편함을 먼저 받아들이고 조르바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조르바의 말속에 담긴 의미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상보다 실질적인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하루는 케이블을 사러 칸디아의 상점에 들렀다가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네. (중략) 손으로는 강철 케이블을 쓸 만한지 보려고 집어 들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인류가 무엇인지, 인류란 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따위를 생각하거든....... 정말 쓸데없는 생각이지.(중략) 정말 중요한 건 내가 살아 있느냐 죽었느냐 하는 문제야. P. 209








혁명과 전쟁으로 피폐해진 삶을 살아내려면 무엇이 중요할까.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은 곳에서 나를 무력하게 만든 곳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는 전쟁도 가난도 겪지 않고 살아왔다. 그러나 꿈이 좌절되고 무력감을 느끼는 삶이라는 점에서는 조르바가 살던 시대와 같다고 느낀다. 먹고살기 위해 무언가 해야 하지만, 열심히 일해도 쳇바퀴처럼 제자리 도는 현실. 사회를 이끄는 곳에서 만행하는 허례허식. 우리의 삶과 크레타 섬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저 살아내기 위한 투쟁에 가깝다.







난 원래 그런 놈일세. 내 안에 들어앉은 악마가 소리를 지를 때마다 그가 시키는 대로 하지. (중략) 하지만 그때 춤추지 않았더라면 난 정말 미쳐버렸을지도 모르네. 몹시 슬퍼서 말이야. P. 108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건 필라프니까 필라프 생각만 하게. 내일이면 눈앞에 갈탄 광산이 있을 테니 그때 갈탄 광산 생각을 하면 되네. 이러다간 죽도 밥도 안되네! P. 55




조르바를 통해 답답한 마음에 숨통이 조금 틔었다. 같이 춤추고 마시고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한다. 바꿀 수 없는 과거가 아니라, 닿을 수 없는 미래가 아니라 지금 바로 여기에 집중하라고 조르바가 말한다. 세상엔 이치가 있지만 딱 들어맞는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세상이 아님을, 어리석은 것처럼 보이지만 세상의 물살에 몸을 맡기는 것. 그게 조르바가 보스를 울릴 뻔한 어리석음이란 조언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무것도 부족한 게 없다고! 정말 아무것도! 단 하나만 빼고 말일세- 어리석음! 그게 바로 자네가 부족한 것이라네, 보스......." (중략) 나는 하마터면 울 뻔했다. 조르바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 P. 427





주어진 삶을 너무 무겁지 않게 대하는 태도와 매일 마주하는 일상의 편린을 새롭게 바라보는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선사한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조르바처럼 몸의 언어로 말하고, 따뜻한 광대로 세상을 바라보면 좋겠다.







#문장수집


나는 주머니에서 여행의 작은 동반자, 단테가 쓴 <신곡>을 꺼냈다. (중략) 손에 든 작은 책 한 권으로 나는 자유의 환희를 만끽했다. 어떤 구절을 읽든, 이른 아침에 읽는 문장의 운율은 남은 하루 내내 메아리 치리라. P. 16



나는 귀를 막고 그 무시무시한 마귀를 쫓아내려 황급히 내 길동무인 단테의 책을 폈다. (중략) 지난 수백 년 동안 이탈리아 시인들의 입술은 단테의 시구를 노래했다. 소년과 소녀가 사랑 노래로 사랑을 배웠듯이, 이탈리아의 청년들은 피렌체인이 쓴 정열 넘치는 시구로 해방의 날에 대비했다. 몇 세대에 걸친 시인의 영혼과의 교류가 속박된 영혼을 모두 자유롭게 풀어주었던 것이다. P. 52





예순 정도의 야위고 키가 크며 눈이 반짝이는,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유리창에 코를 박고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중략)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노인의 열정적인 시선으로, 불길이 타오르는 것처럼 강렬한 눈빛이 마치 나를 조롱하는 듯했다. 사실이든 아니든, 내게는 그렇게 보였다. P. 17




나는 그 무엇도, 그 누구도 믿지 않네. 오직 나, 조를바를 믿지. (중략) 하지만 조르바만이 내가 지배할 수 있고 꿰뚫어 볼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서 그렇다네. (중략) 그의 강함이 부러웠다. 인간을 그토록 경멸할 수 있는 강함, 그러면서도 인간과 함께 살고 일하려 하는 것이 존경스러웠다. P. 83




인간은 타락했네. 몸의 언어를 잊고 입으로만 이야기하려고 해. 하지만 입이 무슨 말을 한단 말인가?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단 말인가? P. 109




모든 인간은 어리석다네. 하지만 내가 봤을 때 가장 어리석은 짓은 어리석은 짓을 아예 저지르지 않고 사는 거야. P. 213



조르바 속의 악마 중에 승리한 것은 결국 마음씨 따뜻한 광대였다. P. 309



조르바는 웃음을 터트렸다. "다 마음먹기에 달렸다네." (중략) 그토록 당당하고 대담무쌍하게 돌아가는 그의 정신과 닿은 곳마다 불꽃이 번쩍 타오르는 그의 영혼에 나는 감탄해 마지않았다. P. 320



"난 이제 해방되었어! 자네는 어떤가?"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가 부러울 뿐이었다. P. 327



나는 순간순간 죽음을 생각하네.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두려워하지 않지. P. 386



조르바는 인간과 물질의 목적이 즐거움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P. 387



"자네가 묶인 줄은 다른 사람들 것보다 더 길지 않아. 어쨌든 자네는 긴 줄에 묶여 있다네, 보스. 자네야 왔다 갔다 하며 자유의 몸이라고 믿겠지만, 절대 그 줄을 자르지는 못할 걸세. 그리고 그 줄을 끊지 못하는 사람은........" P. 426





나는 내 친구들에게 이 위대한 영혼에 대해 곧잘 이야기했다. 우리는 이 배우지 못한 자의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태도와 이성보다 깊은 깨우침에 감탄했다. P. 434






문예춘추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그리스인조르바 #니코스카잔차키스 #박상은옮김 #문예춘추사 #고전소설 #고전문학 #소설추천 #추천도서 #고전 #고전읽기 #인문고전 #그리스문학 #책추천


하루는 케이블을 사러 칸디아의 상점에 들렀다가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네. (중략) 손으로는 강철 케이블을 쓸 만한지 보려고 집어 들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인류가 무엇인지, 인류란 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따위를 생각하거든....... 정말 쓸데없는 생각이지.(중략) 정말 중요한 건 내가 살아 있느냐 죽었느냐 하는 문제야. P. 209 - P209

난 원래 그런 놈일세. 내 안에 들어앉은 악마가 소리를 지를 때마다 그가 시키는 대로 하지. (중략) 하지만 그때 춤추지 않았더라면 난 정말 미쳐버렸을지도 모르네. 몹시 슬퍼서 말이야. P. 108 - P108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건 필라프니까 필라프 생각만 하게. 내일이면 눈앞에 갈탄 광산이 있을 테니 그때 갈탄 광산 생각을 하면 되네. 이러다간 죽도 밥도 안되네! P. 55 - P55

"아무것도 부족한 게 없다고! 정말 아무것도! 단 하나만 빼고 말일세- 어리석음! 그게 바로 자네가 부족한 것이라네, 보스......." (중략) 나는 하마터면 울 뻔했다. 조르바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 P. 427 - P427

인간은 타락했네. 몸의 언어를 잊고 입으로만 이야기하려고 해. 하지만 입이 무슨 말을 한단 말인가?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단 말인가? P. 109 - P109

모든 인간은 어리석다네. 하지만 내가 봤을 때 가장 어리석은 짓은 어리석은 짓을 아예 저지르지 않고 사는 거야. P. 213 - P213

조르바는 웃음을 터트렸다. "다 마음먹기에 달렸다네." (중략) 그토록 당당하고 대담무쌍하게 돌아가는 그의 정신과 닿은 곳마다 불꽃이 번쩍 타오르는 그의 영혼에 나는 감탄해 마지않았다. P. 320 - P320

나는 순간순간 죽음을 생각하네.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두려워하지 않지. P. 386 - P386

"자네가 묶인 줄은 다른 사람들 것보다 더 길지 않아. 어쨌든 자네는 긴 줄에 묶여 있다네, 보스. 자네야 왔다 갔다 하며 자유의 몸이라고 믿겠지만, 절대 그 줄을 자르지는 못할 걸세. 그리고 그 줄을 끊지 못하는 사람은........" P. 426 - P426

나는 내 친구들에게 이 위대한 영혼에 대해 곧잘 이야기했다. 우리는 이 배우지 못한 자의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태도와 이성보다 깊은 깨우침에 감탄했다. P. 434 - P43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