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1주년 한정 리커버 특별판) - 나, 타인, 세계를 이어주는 40가지 눈부신 이야기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우리는언젠가만난다 #채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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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해 고민한 그의 흔적이 보인다. 과학적 근거는 없더라도 꽤 설득력있기도 하다. 어쨌든 과학도 우리가 진실이라 믿고 있는 것들의 연쇄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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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사장은, 이미 알려지고 많이 쓰였던 내용들도 이해하기 쉽게 다시 풀어쓰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부러운 사람이다. 그의 문장들을 담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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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4
그러므로 만남이란 놀라운 사건이다. 너와 나의 만남은 단순히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넘어선다. 그것은 차라리 세계와 세계의 충돌에 가깝다. 너를 안는다는 것은 나의 둥근 원 안으로 너의 원이 침투해 들어오는 것을 감내하는 것이며, 너의 세계의 파도가 내 세계의 해안을 잠식하는 것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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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9
하지만 우리는 또 다시 화장실 세면대를 붙잡고 거울 속에서 울고 있는 자신을 대면하지는 않을 것이다. 가끔 다시 힘들겠지만, 그의 손을 잡고 세계의 중심이 되었던 기억이 우리를 보호할 테니까. 우리는 거울 속의 젊은이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나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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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3
우리가 세계에 던져졌다고 할 때, 그 세계는 지구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우리는 나 자신에게 던져졌다. 당신은 당신에게, 나는 나에게. 그래서 그것은 신비한 일이다. 왜 나는 당신이 아니라 나에게 던져졌고, 당신은 내가 아니라 당신에게 던져졌는가? 거기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뜻과 이유가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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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4
우리가 나라는 세계에 던져졌다는 것. 그래서 그것은 너무나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가 된다. 나의 생각, 나의 사유, 나의 논리, 나의 합리성, 나의 믿음. 그 모든 것이 진정으로 내가 노력으로 얻은 것이고 순수하게 나의 것인지, 아니면 내가 던져진 나에게 속하는 속성때문인지 우리는 판단할 수 없다(...)나는 어디까지가 나이고, 어디까지가 던져져 얻은 나인지 구분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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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09
그대로 주저앉아 그 길고 적막한 시간을 상상한다. 세상이 더 이상 나를 필요로 하지 않고, 나는 그저 버려진 의자처럼 방치된 채 보이지 않는 끝을 향해 천천히 낡아가는 시간을. 그 평온하고 지루한 시간에 나는 더 이상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추억의 조각들을 홀로 이어붙이며, 손대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손대었던 것들에 대한 후회 속에서 침잠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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